특히 학원이 끝나는 밤 시간에 일렬로 도로에 주정차 되어 있는 노란색 셔틀버스를 보면 여기는 다른 세상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입시 학원가가 특정 지역에 형성된 것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점점 대학의 기능이 약해지고, 블라인드 채용이 더 확대되고, 모든 채용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개발자 채용 전성시대를 맞이하는 지금도 SKY 대학을 가기 위한 맞춤형 입시 문화와 특정 지역의 학원가, 학군의 위상은 좀처럼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진정 원하거나 필요해서 하는 것인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과목 선행 학습을 하고, 국제중, 특목고, SKY 대학을 가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 것에 저는 근본적으로 이 노력의 방향이 맞나?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학생 때부터 내 인생의 목표, 방향, 꿈이 온전히 나에 의해서가 아닌
부모의 기대, 사회적 Pressure로 정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발적이 아닌 부모로부터 세뇌 받고, 획일화된 목표를 부여받아,정작 본인이 뭘 잘하는지, 뭘 원하는지를 취업하는 시점에 그리고 30대가 넘어서 뒤늦게 깨닫는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지금 우리가 해왔던 방식이 맞는지? 하는 생각은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성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인가?
이런 특정 지역에서 8학군, XXX동 키즈, XX 출신이라는 것을 하나의 스펙 삼아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한 지역의 집단을 이루는 방식으로 성장한 분들이 과연 사회에 나가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 환경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느냐?라는 것에 의문이 듭니다.
역설적으로 문과에서 가장 고스펙자가 희망하는 변호사의 직업이야말로 가장 최하층부터 가장 고위층까지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Background의 사람을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말로는 다양한 환경,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인생을 경험해야 한다고 교육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좁은 시각으로 좁은 테두리 안에서 성장한 경우에 이런 역량을 하루아침에 키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겨우 22개월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마음에서 더 좋은 학군, 더 좋은 네트워크를 어렸을 때부터 쌓게 해 주려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너무 많은 Pressure와 동일한 목표만을 부여받는 사람이기보다는다양성, 기회, 가능성을 오픈하고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창의적이고, 남이 안 했던 생각을 제안하고, 기회를 찾아내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시대는 정말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의 생각은 조금 천천히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