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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탕진남 Aug 22. 2023

인생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나?

여행이라는 시간은 한정되어있지 않은가. 그렇다 보니 말로는 여유롭게 지낸다고 하면서도, 그 빈틈들을 전부 모아서 항상 꽉꽉 채워서 시간을 보내기 바빴다. 조절해보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 항상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일정을 줄이고 많은 시간을 잠을 자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한 패키지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곳을 둘러봐야 하는 패키지 여행에서는 매일 같이 지역을 바꾸며 이동한다 진짜 여행은 관광지기 아니라 현지를 느끼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일정이 끝나는 밤마다 나는 무언가를 하고자 했다. 현지 클럽을 간다던가, 마트를 간다거나, 산책을 다녀왔다. 게다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과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기에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10일간의 패키지 여행 동안에서는 늘 피곤했던 것 같다. 


결국 번아웃이 왔던 것 같다. 어제 부모님과 헤어지고 다시 혼자서의 여행을 시작했는데, 그게 느껴진다. 어디서 느껴지나 일상적인 순간에서 느껴진다. 실내 스카이 다이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즐겁게 시내 구경을 할 때는 매우 기분이 좋으나, 그렇게 관광을 하고 나서 잔잔한 일상을 맞이하거나 휴식을 위해 침대로 갈 때 만싱창이된 몸을 보면 다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기까지가 우울한 혹은 부정적인 시선에서 쓴 글이다. 원래는 번아웃이 왔다고 쓰려고 했는데, 너무 확대해석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생각하며 열심히 즐겨서 피곤한 건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하니 피곤함 마저 아쉽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또한 이런 현상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기 나쁜 것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든다. 


가만 보면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항상 하하호호 웃고 평화로운 것만이 좋은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 꼭 그럴 필요도 없고, 사실 그럴 수도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또한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나쁜 것도 아니다. 굉장히 자연스러우며 삶의 매력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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