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무리를 할 때가 있다. 어쨌든 이 소중한 경험을 잘 사용하고 싶어서, 일정을 완벽하게 꽉꽉 채우려고 한다. 절대 쉬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다, 그건, 여행일 떄 가능한 이야기다. 여행이 삶이 되니까 그것조차도 딱히 쉬운일이 아니다. 이런 무리가 쌓이면 몸이 마비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멍해진다. 말 그대로 엄청나게 피곤항 상태가 된다.
이럴 때면 심리적으로도 무너진다. 편하게 의지할 가족이라도 보고 싶은데, 가족을 보려면 적어도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타야하지 않는가. 그럴 떄면 나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받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찾아오면, 심리적으로 완벽하게 무너진다. 그때가 찾아오면, 모든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가고 싶다.
재밌게도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나면, "그러면 뭐하겠노."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가혹하게 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나의 힘듦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함으로서 조금 더 홀가분해질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스스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이런 고통과 시련은 인생에 있어서 매우 당연한 것이다. 내가 해외 여행을 하고 있어서 이런 것을 보다 더 자주 혹은 강하게 느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살다보면 이런 순간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아마 내가 지금보다 더 현명해지더라도 그 사실은 변치 않을 거다. 내가 죽을 때까지 말이다.
그러고 나면, 이 고통으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벗어던진다. 대신에 이게 인생임을 받아들인다. 이 또한 인생의 일부임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이 미치도록 괴롭지만 어쩌겠는가. 술로든 여자로든 도망치려고 해봐야, 벗어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나는 그 모든 것을 그저 받아들인다. 그것을 해내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담담해지고 차분해지고, 사라졌던 여유가 다시 찾아온다.
이런 상황은 2달 동안의 여행에서 한 7번 정도 찾아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잘 이겨낸 내 자신이 너무 예쁘고, 고맙다.
또한 자랑스럽다.
한때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처럼 오랫동안 불안정한 인생 속에서 오랫동안 해외 여행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나는 두려워서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이 너무 강해 내가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았었다.
이제는 내가 꿈에 그리던 인생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 과정에서 힘든 일도 분명히 있지만, 그에 비해 몇 100배가 더 좋은 일이 많다. 그 속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앞으로는 조금 더 여유롭게 쉬면서, 내 자신을 토닥토닥해주려고 한다. 그러면 무리하는 일도 줄고, 지금처럼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일도 줄어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