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있을 때였다. 원래는 독일로 넘어 가 아우토반을 달리려고 했다. 어릴 적부터 내 로망을 달성하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스페인이 가고 싶어졌다. 항상 관심이 많았던 남미를 느낄 수 있으며, 유럽에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했다. 그렇게 출발 3일 전, 급하게 숙소와 비행기를 예약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착했다. 여기에 뭐가 있는 지도 모른 체, 일단 왔다. 가진 거라고 무작정 1주일 동안 렌트한 공유 자전거와 5일 동안 걱정 없이 잘 수 있는 침대 하나였다. 막상 시간을 보내니 이곳은 다른 유럽에 비해 정말 할 게 많더라. 특히 이곳의 사람들과 바이브가 딱 내 스타일이다. 묘한 끌림과 함께 쏜쌀 같이 시간을 보냈다. 이대로 떠나기 싫어 원래 예약했던 숙박이 끝나기 2일 전, 급하게 근처 한인 민박에 3박을 예약했다.
한인 민박에서 3박 이후의 계획은 로마에서 1주일, 런던에서 1주일, 하노이에서 1주일을 보내는 것이었따. 그렇게 로마행 비행기를 예약하려는데, 이 바르셀로나를 떠나보내기가 아쉬웠다. 특히 숙소가 시내에 있는 탓에 지중해를 못 즐긴 게 아쉬웠다.
바르셀로나 근교 도시 시체스에 보트를 하나 빌렸다. 운전은 못하지만, 여기서 요리하고 잘 수 있는 에어비앤비다. 그렇게 예약을 하고 나니, 이전처럼 기차를 타고 싶지가 않았다. 더 날 것 현지를 느끼기 위해 자동차를 렌트하고 싶어졌다. 알아보니 그리 비싸지가 않더라. 귀엽고 감성 넘치니 미니 컨트리맨을 예약했다. 3일 동안 함께 드라이브 하며, 스페인을 즐겨볼 생각이었다.
오늘 오전이었다. 3일 동안의 자동차 여행을 하기 하루 전, 호스텔에서 만난 여행자와 현지인 수영장 선배드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와 대화하면서, 이왕에 차를 빌리는 김에 스페인의 숨은 도시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다른 여행자들에게 추천 받았던 마드리드, 세비야, 말라가 등 여러 도시가 내 머릿속에서 춤추기 시작했다. 그곳을 오픈카를 타고 가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그렇게 13일 간의 오픈카 로드트립을 결심했다.
이전에 예약해둔 렌트카 예약을 다행히 무료로 취소할 수 있어, 과감하게 13일 동안 오픈카를 렌트했다. 나이가 어려서 화려한 오픈카는 빌리지 못하더라. 오히려 잘 되었다. 돈도 없는데 저렴하면서도 예쁜 미니를 렌트하게 되었다.
인생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반드시 쉽고 아름다운 꽃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인생이란 끊임없이 내면의 목소리의 귀 기울이며 나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뛰어 넘어,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