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혹은 가족끼리 갔었을 땐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면 됐었는데, 혼자 가니까 입국하는 것 마저 어렵더라.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오후 9시 30분이었다. 곧바로 택시를 탔다. 평일에는 방콕 코크랫섬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음 주말에는 친구와 함께 보낼 예정이었기에, 주말 시내에서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이 어제 밖에 없어서 일부러 서둘렀다.
첫 번째 행선지는 호스텔이었다. 여행을 가면 항상 호텔 혹은 호텔급의 숙소에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일부러 방콕 시내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다. 가장 낯선 곳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람들과 짧게라도 지내보고 싶어서였다.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곳에 도착했다. 숙소의 첫인상은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친절했고, 고급지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웠다.
지갑만 챙겨서 시내로 나왔다. 미리 알아보고 온 것도 아니라 어딘지도 모르는데, 그냥 무작정 걸어 다녔다. 내가 좋아하는 라틴댄스를 출 수 있는 살사바도 찾아보고, 펍에서 맥주도 한 잔 했다. 그렇게 한 1 시간이 조금 넘게 돌아다니고 다시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쁘게 차려입고 남자에게 대시에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부터, 그런 사람들에게 유혹 당해 밤을 보내는 사람들, 누가 봐도 관광객인 모습으로 돈을 쓰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 그런 관광객을 바라보면서 2살짜리와 함께 아이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그런 모습이 보기 싫었는지 그냥 맨땅에서 자는 사람들까지.
서울에서 이런 사람들을 봤다면 내 할 일이 바쁘니까 그냥 스쳐갔을 텐데, 타지에서 이런 사람들을 보니 이런 사람들을 이해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무리 해본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그것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내가 이해한 것에 의하면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자신의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을 나쁘게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구걸하는 부모를 책임감 없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이 아닌 제삼자 입장에서의 이야기 아니겠는가. 그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할지라도, 감히 그걸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정답이 많다는 거다. 그것도 아주 많다는 거다. 각자가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결국 그것이 각자만의 정답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