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자고, 요리하기.

by 탕진남

이틀 전 꼬 크랫으로 가는 길, 길 거리로 물 놀이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7살인 내 조카와 나이가 비슷해보였는데, 한국인이라면 더러워서 가지도 않은 흙탕물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그다지 깨끗해보이지 않는 물에서 이런 저런 장난도 치며, 친구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유튜브도 없어보였지만, 그 누구보다도 생기 있게 놀고 있었다.


어제 점심에는 사장님이 차려주신 점심상을 돌려드리려고, 처음으로 사장님 집에 방문했다. 나무로 연결되어 있어서 20발자국만 위쪽으로 걸으면 도착한다. 그러자 첫 날에 보지 못했던 고양이가 6마리 보이길래, 만져도 되냐고 물어보고 자연스럽게 사장님 집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때 사장님은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약 1시간 정도 서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숙소 하우스의 사장님은 올해로 53살이라고 했다. 딱 30년 전 돈도 없고 카메라도 없지만, 세상을 더 넓게 경험하고 싶어 세상을 여행했다고 한다. 얼추 나와 비슷한 나이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요리도 하고 사업도 했는데 이제는 망하고, 돈이 없어서 아내의 고향인 꼬 크랫에서 지내고 있단다. 그러면서 자기는 여전히 여행도 가고 싶고 좋은 곳에서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먹고 자고 요리하며 지낸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우울한 사람이 아니다.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밝은 사람이며,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또한 자신의 에어비앤비를 업그레이드 할 계획도 가지고 있고, 사람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렇게 즐거운 대화를 마무리 하고 나는 유튜브 영상을 찍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먹고, 자고, 요리하는 게 어때서?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그 이상의 높은 이상을 추구한다. 나 또한 항상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더 잘하기 위해 죽을 똥으로 애 쓰며 산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렇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신기하게 보는 경우도 많지 않는가.


가장 기본적인 것 속에서 특별할 것 없이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지나친 이상을 좇느라 실은 가장 특별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나 자신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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