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다

by 탕진남

오늘부로 외국에서 홀로 산지 23일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변화한 점은 나를 사랑하게 된 거다. 정확히 말하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나는 처절하게 혼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해 한국에서는 나에게 집중할 기회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살 집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도 있다. 대부분의 것이 나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넋 놓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가만히 누워 있어도 엄마가 밥 해주고, 빨래도 해준다. 어디를 가야 하면 부모님 차를 타고 멀리 나가버리면 그만이다. 그 과정에 내가 할 일은 가끔식 청소와 설거지를 하며, 가족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는 것말고는 없다. 완전 거저 먹는 거다.


만약 여기서도 그러면 어떻게 될까? 큰일난다.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그 모든 것이 다르다. 그것을 책임지고 도와줄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만약 여기서도 생각 없이 산다면, 진짜 큰일 난다. 또한 지속적으로 여행하기 위해 일에 대한 집중력도 놓쳐서는 안 된다.


따라서 내가 나를 신경써주지 않으면, 그 결과가 처참하게 나에게 돌아오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이 타지에서 사고가 나거나,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겠는가.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도 없고 내가 나를 책임져야하는데, 내가 아프면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그래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더 신중해지고, 나를 살기 위해 더 용감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가혹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험 자체가 좋다.


이런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누구나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경험을 위해 언어까지 다른 해외에서 살아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살아갈 힘이 없는 자생력 없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이 사람과 어울리면 자극과 일상에 치여서 그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마주하고 인정할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법이다.


이것을 경험하고 깨달을 수 있는 한국의 나의 가족과 그 길을 선택한 나 자신에게 깊은 감사함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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