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00이다.

by 탕진남

1달 동안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로망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그것만 하면 행복해질 줄 알지만, 현실 또한 그럴까? 이제 1달이 다가오는 입장에서 현실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이 즐겁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가끔씩은 모든 것이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니, 그 좋은데 놀러 가서 그렇다고?


뭐 다른 사람들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그렇다. 잘 지내가도 3일에 한 번 즈음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미약하게 느껴지며 나의 인생이라는 기둥의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몸이 아니라 마음이 힘든 거다.


그러나 여기서 무너질 사람이었다면, 나는 이 여행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거다. 사실, 나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질문을 던지는 거다. 질문을 던지며 살지 않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당장 질문의 답을 찾아내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다 보면, 그것의 답을 찾아내 인생을 한 차원 높게 성장시킬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질문 던지는 걸 좋아한다.


따라서 나는 방황에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내가 힘든 이유는 너무 잘하려고 해서였다. 예를 들자면 여행하면서도 돈도 벌어야 하고, 건강한 생활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관광도 해야 하고, 글도 쓰고 등 모든 것을 다 잘 해내려고 했다. 그러니 당연히 지치고 힘들지 않겠는가? 동시에 내가 예측하는 것과 반대되는 사건이 하나만 터져도 당연하게도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잘하려고 해서 힘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대체 왜 잘해야 할까?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게 좋다고 하고 잘하는 사람만 칭찬하니까 그렇게 살아왔는데, 대체 왜 잘해야 할까? 더불어 꼭 잘하려고 애써야만 잘할 수 있을까? 사실 보면 인생의 목적은 잘하는 것에 있지 않으며, 역설적으로 잘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가장 여유롭고 침착하게 잘할 수 있다.


그런 나에게 생긴 철칙은 대충 살기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면 빨리 지쳐서 정작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데, 반대로 대충 하다 보면 특유의 여유로움을 좋은 결과는 나온다. 물론 위기에 닥칠 때도 있지만, 인간이란생존 본능이 있어서 그때가 되면 또 나름대로 어떻게든 살아남게 된다.


이것은 여행 떠나기 전 약 6개월 전부터, 잘하려고 하면 사는 것에 지쳐서 일상 속에서 사소하게 실천하던 거였다. 그 과정에서 효과는 좋았다. 내가 계획하지 않는 일들에 괴로워하는 일이 줄었고, 그것들에게 적극적으로 몸을 맡길 수 있었다. 물론 잘하려고 하는 습관이 강하고 대충 살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최근에는 완벽주의자로서 살아왔지만 다시 한번 중심을 잡아보려고 한다.


결국 인생은 바다와 같은 것이다. 힘을 주면 가라앉게 되고, 힘을 빼면 파도에 맞춰서 흘러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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