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여행을 떠나며 소중한 시간을 사용해서 왔기에,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은 미루고,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나 또한 큰 틀에서는 다를 바가 없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고립을 좇고 있다.
일, 친구들과의 대화, 공부하기, 멍 때리기 등처럼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곳에서도 하고 있다. 시간 낭비 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완벽하게 낯선 환경에서 그것들을 하면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누군가와 같이 다니기보다는 조금은 심심하고 외롭더라도, 혼자서 지내려고 노력한다.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온전히 나에게만 사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관광을 하는 사람이 있을 거고, 나처럼 관광은 서브로 하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둘 중 좋고 나쁨은 없지만, 나는 후자를 선호한다. 지금의 나에게 여행이 가지는 일상으로 벗어나 단순히 기쁨과 쾌락을 좇는 것이 아닌, 낯선 환경에서 홀로 살아보며 한계를 부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종종 에어비앤비 주인들이 "너는 왜 밖에 안 나가?", "오늘 계획 없어?"와 같이 물어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도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인간은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며 우선순위를 세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나중에 이 시간을 돌아봤을 때 이때 좀 더 청춘을 즐겨볼 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껄이라고 후회할 수도 있다. (이런 말을 할 정도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ㅎ) 그럼에도 나 자신을 위해 인생을 바쳐 도전해보는 경험을 영원할 터이니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생에는 저마다의 속도가 있기에 남과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내 인생은 항상 빠른 것 아니다.
그렇기에 보다 열정적으로 고립을 좇으며, 남들과 조금은 달라서 이게 맞나 싶기도 한 이 길을 좀 더 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