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 차 안에서 보낸 2주

by 흔한아저씨

​집 없는 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주가 흘렀다. 처음엔 자유로울 거라 막연히 기대했지만, 그것도 돌아갈 곳이 있거나 돈을 벌 직업이 있을 때나 가능한 낭만이었다. 낯선 곳을 전전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발길이 닿는 곳은 익숙한 동네의 어느 주차장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그래서 마지막을 위한 장소를 찾았느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찾지 못했다. 익숙한 곳은 너무나 잘 알아서 싫었고, 새로운 곳은 아직 내 마음을 온전히 받아줄 만한 구석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나니 수중에는 돈이 떨어졌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단기, 장기 할 것 없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보았지만 돌아오는 건 탈락이라는 차가운 통보뿐이었다. 사흘을 굶다 간신히 한 끼를 채우는 생활이 반복되니,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과 ‘어차피 마지막을 준비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허무함이 교차한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딱히 그립지는 않다. 다만,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고 보니 정작 손 내밀어 도움을 청할 사람 한 명 없이 참 외롭게도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가슴을 친다.
​차 안에서의 생활은 주유비조차 큰 짐이다. 하필 기름값은 야속하게도 올라만 가고, 줄어드는 연료 게이지를 볼 때마다 숨이 턱 막힌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원하던 평화로운 마침표가 아니라, 떠밀리듯 원치 않는 곳에서 생을 장식하게 될 것 같아 두렵고 서글픈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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