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는 인간

by 김영중

"요즘 뭐 돈 될만한 거 없냐"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주식투자를 권했다. 그리고 '이채원의 가치투자'라는 책을 추천했다. 그렇게 2017년 봄, 제대로 된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도서를 읽으며, 주식투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결정적으로 주식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할 때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실력에 따른 성과 보상이 명확하다는 점이었다. 회사에서 같은 직급의 에이스와 무능력자의 월급 차이는 없었다. 반면, 주식시장은 실력만 있다면, 이론적으로 벌 수 있는 금액이 어마어마했다. 두 번째로, 머리로 하는 일이라는 점이 좋았다. 뇌만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면, 80살, 90살까지도 참여 가능한 시장이었다. 게다가 시장에 지속해서 참여하고 공부한다면 앞으로 50년간 실력이 쌓이며 베테랑이 될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성과 보상이 '%'로 이루어지는 점이었다. 같은 실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100만 원의 10%와 1억 원의 10%는 달랐다. 경제활동을 할수록 월급을 착실히 모으면 자산 규모는 쌓이는데, 실력이 똑같더라도 보상은 %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더 큰 수익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더 없이 매력적이었다.

몇 년 동안 여러 주식 스터디에 참여하고, 기업을 분석하고,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예측이 틀려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고, 코로나 19 경제 위기도 직격탄으로 맞으며 고통스러운 시간도 겪었다. 그래도 여전히 투자 활동 자체는 즐거웠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금전적인 부분에서 매력을 가장 크게 느꼈지만, 실제 투자를 하면서는 미래를 예측하고 맞히는 두뇌게임 자체로써 매력이 컸다. 돌이켜보면, 호기심이 많고, 계산과 예측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벽창호에, 실력에 따른 명확한 성과 보상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성격적 요소들이 '투자'라는 활동을 좋아하게 만든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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