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은 관리 대상이 아니다

by 김영중

'멘탈 관리'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논리적 판단과 이성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성숙한 어른의 덕목이라 생각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감정의 진폭을 일정 범위 내로 조절하려 노력했다.

성취를 이루어 스스로 우쭐한 마음이 들 때면, '자만에 빠져서는 안 돼. 더 노력하고 자중해야 해. 페이스를 지켜'라며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않았다.

슬프거나 힘들었을 때는 '나만 참으면 괜찮아. 내가 더 노력하자' 등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제했다.


잘못된 '멘탈 관리'를 통해 남겨진 것은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않아 절반이 된 행복도와 힘든 마음을 결국에는 참아내지 못하고 단절한 관계들이었다.

특히,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그냥 덮어두는 것은 하나의 지뢰를 마음속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지뢰는 자꾸 설치하다 보면 나중에는 어디에 어떤 지뢰들이 얼마나 땅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언제 어느 땅을 밟아 지뢰가 터질지 시기와 장소도 알 수 없었다. 몇몇 관계들이 지뢰들의 연쇄 폭발로 파괴되었다. 하나의 지뢰 폭발은 수습할 수 있었지만, 연쇄 폭발로 초토화된 관계는 복구되지 않았다. 이성은 감정을 이기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 승리하는 것은 감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답은 지뢰가 생길 때마다 안전한 방법으로 터뜨리거나 이미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돌보고 객관화하여 지뢰를 사전 탐지할 수 있는 능력과 안전한 방법으로 지뢰를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어렵고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 방법인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성숙한 인간이 되어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더라도 지뢰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찾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라고 말한다. 이럴 때는 폭발물 처리반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데, 그들은 보통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에 존재한다. 간혹 주변인 중에 폭발물 처리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드물다. 폭발물 처리는 전문가의 영역인 것이다. 올바른 폭발물 스캐닝 도구와 지속적인 탐색을 통해서만 지뢰를 발견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터뜨릴 수 있다.

다양한 관계의 경험과 고찰에서 내린 결론은 멘탈은 이성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멘탈은 통제하는 것이 아니었다. 올바르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습관 된 감정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마주하는 모든 관계에서 나는 아직도 훈련하고 또 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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