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독서 모임을 운영했다.
모두가 같은 책을 읽고 모여 준비된 발제문에 따라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참여자는 보통 7~8명이었고, 많을 때는 10명도 넘었다. 사실, 7명도 열띤 토론을 하기는 많은 인원인데, 10명이 넘는 인원을 이끌며 토론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 당시 운영했던 독서 모임은 일부 대가를 받고 운영해주는 포지션이라, 규칙을 수정하거나 운영방침을 변경할 수 없었다. 부득이 소규모로 대화 그룹을 나누지 못하고 많은 수의 참여자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대화의 집단이 8명 정도가 넘어가면 두 세 명의 참여자는 거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화를 주도하는 대여섯 명을 중심으로 토론의 주제와 의견 교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 모임을 운영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말이 없는 참여자들에게도 적절하게 발언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질문하였다. 그들은 먼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내가 던지는 질문에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였다. 그 중 한 분은 갑작스럽게 던진 질문에 대답을 못했는데, 이따가 다시 질문할 테니 생각해보시라고 말했다. 대화를 지속하는 중 갑자기 나를 향한 반짝이는 시선이 느껴졌다. 자신의 의견을 말할 준비가 된 것이리라. 재차 물어본 질문에 그분은 열심히 자기 생각을 말했다. 즐거워 보였다.때때로 유독 말수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수다쟁이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말수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단지, 주변 환경이 말이 많은 사람과 말이 없는 사람을 만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