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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딩 Apr 15. 2019

너에 대해 소개해봐.

이력서에 적혀있지 않은  너.

"이력서에 나와있지 않은 해딩님의 이야기를 더 공유해줄래요?"

위 질문은 내가 싱가포르 면접 볼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이 질문을 받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력서 외의 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이다.


이력서에 작성해 놓은 경력을 그대로 읊는다면, 그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7년, 이직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본 면접에서 이 질문을 받았다.

첫 면접에서 이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였고, 탈락을 하고 탈락의 이유를 찾다 보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답으로 답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운 좋게 첫 면접에서 질문을 받았기에, 그 후의 면접에서는 답을 잘 준비해 갔다.


첫 면접에서 내가 한 답은, 굉장히 어리석었다.

 "나는 2017년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2년 반 동안 중국에 있어서 복수학위를 취득했어. 그래서 영어, 중국어, 한국어, 총 3개 언어를 할 줄 알고,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싱가포르에 와서 취업했어. 지금 내가 맡는 직무는 구매 총괄이고 건설업계에 종사하고 있어. 사이트 관리자들이 필요한 물건이나 프로젝트에 필요한 제품들이 있으면, 새 거래처를 찾고, 견적을 요청하고, 비교하고, 협상하고, 주문을 완료하면 그 제품의 애프터케어도 하고 있어. 사회 초년생이고 경력 없이 매니저 직무를 맡아 코디네이터들 관리가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지금은 다 적응하였고 나를 더 발전시키고 이끌어줄 수 있는 OO회사에 지원하게 되었어."


이 어리석은 답변을 뭐 그리 신나고 쾌활하게 말했는지 ㅎㅎㅎ


왜 이 답변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냐면, 이미 이 답변의 98% 이상은 이력서에 기록이 되어있다는 점.

나머지 2%는 마지막 줄의 OO회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 그 마저도 내가 이끌고, 내 스스로 발전하고 싶다는 능동이 아니고, 회사가 나를 발전시켜주고 이끌어주길 바란 수동적인 답변이었다.


면접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직무에 대한 내 경험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그다음으로 제일 큰 문제점은 답변을 잘못하였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에는 어떤 답을 해야 할까?


면접관들이 제일 좋아했고, 반응이 재미있었던 답변은 이렇다. (매번 다르게 준비했기에, 항목을 나열하겠다.)


- 나의 성격과 성향

- 나의 성격과 성향에 대한 설명을 뒷받침 주는 경험담

- 하드 스킬은 이력서에 적어놓았으니, 소프트 스킬을 언급하기 -> 이 답변은 면접관들이 기억해놓고 항상 추가적으로 묻는다.

- 일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내 취미들. -> 왜 도움이 되는지 이유도 있으면 좋다.

- 위의 항목들을 짧게 요약하여 다시 내 요지를 밝히고, 이로 인해 난 내가 지원한 XX직무에 잘 맞을 거라 확신한다고 어필




5년 이상을 한 직무에서 꾸준히 일하셔서 Specialist, Manager 이상의 직급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면접관이 그분들의 하드 스킬을 더 중점적으로 보겠지만, 사회생활 3년 이하의 초년생들에게는 하드 스킬보다는 그들의 성향, 성격, 소프트 스킬들을 더 알고 싶어 함을 느꼈다.


이 또한 직종과 산업에 따라 다르다.

엔지니어나 금융업계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사회 초년생이어도 하드 스킬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내가 종사하였던 건설업계의 구매총괄과 현재 종사하는 IT업계의 세일즈는 면접관들이 하드 스킬보다는 소프트 스킬에 대해 궁금해했다.

초년생들의 유연함으로 하드 스킬은 트레이닝을 시키면 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어떤 소프트 스킬이 있고, 왜 그 소프트 스킬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만족하는 답변을 얻으면 추가적으로 더 질문하거나 깔끔하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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