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취업 조건, 도대체 뭐야?
싱가포르 생활 및 취업 6년 차.
취업 조건 기준은 아직도 불분명하나, 필수적인 조건들은 분명하게 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취준생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영어는 어느 정도 하면 되나요?'였다.
나도 아직도 모르겠다.
6년 차 싱가포르 생활을 하며 여전히도 너무 다양한 케이스들을 보고 있다.
우선은, 의사소통이 통하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의사소통이라 함은, 일상 대화(농담 따먹기 X)를 말하는 것이고, 한국에 널린 영어회화 학원을 다녀보고, 오늘의 나의 기분 표현, 계획, 날씨 등등 정말 일상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대화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일반화는 어렵지만, 기술직무에 종사하는 분들은 일상 대화만으로도 취업하셔서 잘 회사 생활하시고 있고, 비기술 직무에 종사하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조금은 더 화려한 영어를 구사했다.
회사마다, 직무마다 요구하는 언어 실력이 천차만별이기에 판단은 본인이 하거나, 면접을 본 후에 오퍼 래터를 받았다면, 면접에서 보여준 언어 실력이 업무를 하는데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 판단되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싱가포르는 4가지 언어를 사용한다.
영어/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
말레이어와 타밀어는 구사할 줄 몰라, 영어/중국어만 다뤄보겠다.
영어
싱가포르에서 영어는 필수다.
영어로 '하이, 하우 알유, 아임 파인땡큐.'만 되는 사람은, 꼭 영어공부를 힘들게 하고 오기를 권한다.
회사 회의도 영어로 진행하고, 일상생활도 영어를 사용하기에 영어는 싱가포르 생활&생존에 필요한 필수 언어다.
우리는 25세를 기준으로 한국에서 적어도 17년 이상(8세) 영어를 배웠다.
17년 배웠으면 유려할 만도 한데,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니 영어는 한국인에게 애증의 언어 같다.
아무리 토익 만점이 나오고, 그래도 듣기만 잘되고 말을 어버버버 하며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면, 싱가포르 혹은 다른 영어권 나라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당차고, 자기 PR이 중요해서 알아 들어도 말로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면, '아 얘는 나랑 의사소통이 안되나 보다' 하고 말아 버린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대화에 제외된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이것이 따돌림이 아닌 소통의 문제라는 것을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2017년도 토익스피킹 level 6랑 오픽 IH레벨 수준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 와서 구직을 하였고, 이직도 했다. 그래서 내 작은 생각으로는, 토스와 오픽 성적이 나랑 비슷하거나, 더 높은 분들은 취업 시에 거의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고 생각한다.
중국어
싱가포르에서 중국어는 필수는 아니고, 할 줄 알면 매우 도움된다.
회사에서 화교 동료들과 친목할 때, 중국어만 가능한 중국음식점에서 주문할 때, 로컬 이벤트나 모임을 나가서 중국어로 나에 대한 평가를 하는 사람이 있을 때 등등.
중국어는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내 중국어 실력은 2년 반 동안 중국에서 놀고먹고 공부하고, 지금은 만료된 지 오래지만 HSK 6급도 취득했고 논문도 써서 영어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6년이 지난 지금, 영어가 중국어보다 편하고, 중국어 듣기는 여전히 잘 되지만, 말하기에는 버퍼링이 걸린다.)
학력은 다양하다.
학력에 따라 지원 가능한 비자가 달라지니, 4년제 기준으로 뽑는 편이다.
직무에 따라 석박사 과정을 이수한 지원자만 뽑기도 하니, 모집요강을 보면 된다.
경력도 다양하다.
나는 인턴경력도 없이 멘땅에 헤딩으로 와서 구직한 경우였다.
무경력부터, 어마 무시하게 멋진 경력을 가진 분들 등, 다양하니 도전해보자.
한국에서는 취업하기 위해 성형도 하고, 살도 빼고, 인상 바꾸는 프로그램도 듣고, 정말 외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외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본인이 모델, 연예인으로 싱가포르로 오는 것이 아닌 이상 중요하지 않다.
못생기고 이쁘고. 뚱뚱하고 날씬하고, 다들 다른 매력을 인정하고, 뚱뚱한 것을 나무라, 못생긴 것을 나무라 하지 않는다.
-> 길을 걷다가 이렇게 평가하는 것이 들리면, 속상하게도 다 한국인이었다.
면접, 취업, 이직까지 하고 느낀 점은 이곳에선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능력이 중요하다.
업무 능력이 출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워도 해고되기 십상이다.
모든 게 다 해결되어도 결국에는 끈기와 악바리다.
한 나라에 적응해서 오래 있을 수 있는지, 아무리 친구가 있고, 연애를 해도, 가끔 참을 수 없이 서글퍼지거나, 외로운 해외생활을 이겨낼 악바리가 있다면, 꼭 도전해서 오면 좋겠다.
한국이던, 싱가포르 던, 다른 해외 국가이던, 어디든 간에 중요한 것은 끈기로 버티고 악바리까지는 아니어도 국내에서보다는 더 노력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더 높고, 더 좋은 것을 갈구하는 욕망과 노력이 있어야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모든 해외 취업 희망자, 이직자들에게 도움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