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며 중심이 잡혀가서 그런가
처음 싱가포르에서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정말 글을 자주 썼는데, 어디다가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랬었다.
첫 이직을 성공하고, 두 번째 이직, 세 번째 이직, 네 번째 이직으로, 다섯 번째 회사에 다니는 중인데.
잔잔하다.
연봉이나 복지에 불만스러운 것이 없으니, 딱히 하소연할 것도 없고.
오히려 코로나 이후로 재택이 가능해져서,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생활하기도 해서 좋다.
가끔 업무가 쉽지 않은 건 어딜 가나 비슷할 테니 그러려니 하고.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때다 보니, 어느 때보다 커리어 발전 쪽이 신경 쓰인다.
또 어떻게 도약을 해야 하는지, 어느 방향성을 바라봐야 하는지, 이런저런 고민들이 생긴다.
앞으로 3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도 내가 즐기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도 궁금하고,
2017년 상류처럼 빠르게 요동치던 마음은 어느덧 하류 쪽으로 흘러 왔는지 흐름이 빠르지는 않지만 더 뚜렷하고 무게감 있게 다잡아졌다.
영업에 있다 보니 성과 압박으로 아직도 마음이 불안할거나 왔다 갔다 할 때도 있지만,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요란스럽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과, 잘리면 다른데 찾아가면 되지, 그리고 내가 잘릴리가 없다.라는 약간의 근거가 있는 믿음도 생겼다.
이렇게 점점 인생의 중심을 잡아가는 것 같다.
발리에서 IT 노마드 삶을 맛보며 쓰는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