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참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개인 블로그 포스팅을 각색하여 작성해 본다.
2014년 8월부터 해외에서 거주했으니, 현재까지 연차로는 6년 차 만으로는 5년이 돼가는 해외생활이다.
약 5년 동안 내 인간관계도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해외에서 살다 보면 나이를 잊게 되는 것 같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같이 친해진 한국 친구들도 그런 것 같다.
한국이었다면 몇 살 이상 차이만 나도 말을 놓거나 친해져도 편해지기는 힘든데,
해외에서는 열 살이 넘게, 띠동갑이 넘게 차이나도 몇 번 만나다 보면 어느새 언니 혹은 오빠다.
나는 너보다 나이가 요만큼 더 많아! 극존체로 존중해줘!라고 하시는 분도 없다.
중국에서부터 느껴왔다. 하지만 중국에서 봐왔던 것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인해 부유하거나 가난한 것이 아니고 순전히 부모님의 재산으로 부유하고 가난한 것이었기에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는 억대 연봉자들도 만나고, 그와 반대로 한 달에 600 SGD라는 택도 없이 적은 월급으로 숙식을 하고 돈을 모아 가족에게 송금하는 현장 노동자도 만났다.
순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벌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존경스러운 사람도 있었고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친구, 핏까츄!'가 생각나는 관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아니면 슬쩍 머물다 간다.
중국에서 2년 반 동안 수많은 유학생과 현지 친구들이 스쳐 지나가고, 졸업을 하니 내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되었다.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더 잦은 것 같기도 하다.
일과 문화가 생각보다 안 맞아서 최소 1학기인 유학기간과 다르게 반년 혹은 한 달 채 되지 않아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새로 오는 사람들도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 생각하는 것은, 나는 싱가포르에서 누군가에게 스쳐 지나갈 사람인가 아니면 남는 사람인가.
처음에는 아쉬웠다.
방학이나 휴가 때 한국에 잠깐씩 들어갈 일이 생기면 만나려고 약속을 잡고 싶은데, 약속을 잡기조차 힘들 때가 생긴다.
정말 바쁜가 보다 하고 몇 번씩 넘겨봤는데, 알고 보니 나만 안 만나는 것이고 다른 이들과는 잘만 만나더라.
그냥 나한테 시간을 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이라도 하지, 괜히 나만 목메는 사람이 됐던 적이 있다.
한때는 친했고, 잘 맞았던 사람들도 내가 한국에 없고, 그들도 자신의 삶이 바쁘니 서로 연락이 줄어간다.
이러하다 보니 연락의 중요성을 느낀다.
내가 먼저 연락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한쪽이 노력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쪽의 노력도 필요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아도 연락을 주는 친구들에게 고맙다.
남은 친구들의 소중함을 흠뻑 느낀다.
이렇게 해외 생활을 하며 새로 쌓여가는 친분과 인맥도 있지만 반면 잃어가는 관계도 있다.
어떻게 유지할지는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상대의 노력도 같이 있기에 끊어져 가는 인연을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새로 생기는 인연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