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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Oct 29. 2020

헬스장 동업하다가 망해보니!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힘이 들거나 이 정도면 나도 잘할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길 때가 있다.

그것뿐 만이 아니라

이것만이 내 일이다 생각할 때

누군가 밑에서 일하다가 때려치우고 싶을 때

지금보다 돈을 더 벌고 싶을 때

등등에도 한 번쯤은 그런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내가 사업을 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
 

그게 우연찮게 잘 맞아떨어져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면 누구나 아무런 생각 없이 덥석 물거나 물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아무 계획 없이 생각만 하다가 결정을 하게 되면 그 끝은 쪽박일 테고 따질 거 다 따지고 능력 되고 그 능력 발휘할 수 있는 자본금만 된다면 대박일 것이다.

특히 헬스장은 다들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트레이너를 했던 사람들은 그 끝이 헬스장 창업일 것이지만 그것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냥 주변 헬스장만 봐도 알지 않은가.

건물마다 헬스장이 하나쯤은 들어서 있다. 작은 PT샵부터 목욕탕 있는 대형 피트니스센터까지.

 하지만 요즘은 어디든 퍼블릭 트레이너보다는 개인 PT가 돈이 되다 보니 레슨 비용은 비싸고 헬스장 이용권은 1개월에 3만 원 하는 곳도 허다하게 생기고 헬스장마다 서로 경쟁하다시피 가격을 낮춰서 사람 유치만 하고 지도는 안 하고 방치해두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러다 안되면 무책임하게 문을 닫아버린다.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사례들을 봐서 그런지 헬스장 창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무조건 차린다고 다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차려두면 오히려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거라고.


그래도 돈이 없어서 그렇지 돈만 있으면 다 창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동업을 하거나 돈 있는 회원과 친해져서 투자를 받거나 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그중에서도 제일 위험한 건 동업! 특히 동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팔 걷고 반대를 외친다.


동업. 그것은 시작과 동시에 끝을 알리는 아주 위험한 거래이다.
막달까지 일했어요.

나는 이 일이 너무 좋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도 일을 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시댁에서 헬스장을 차리고 싶어 하는 아주버님이 나와 신랑에게 헬스장을 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몇 날 며칠을 찾아와 이야기를 하였고 결혼해서 왕례가 잦지 않았던 터라 아주버님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동업으로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트레이너의 경력이 좀 있어서 모든 운영은 내가 하기로 하였고 웨이트 트레이닝의 '웨'자도 모르는 아주버님은 사장이 되었다. 아주버님이 사장이라는 것부터 문제였지만 창업을 하면서 들어간 비용이 우리는 적었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따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고생은 헬스장 운영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트레이너였을 때는

회원관리

회원 지도


운영자가 되고 난 후에는

회원관리

헬스장 청소

행사 진행

각종 세금 관련

각종 세금 아끼는 방법

직원 관리

헬스장 홍보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를 감싸며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해야 했다. 처음이었고 어렸고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저기 부딪히며 열심히 하였지만 아주버님이 사장이라는 이유만으로 헬스장 이용 요금 결정이나 헬스장 운영 자체를 상의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였다.

 

헬스장에 운동만 하러 갔지 운영을 하거나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헬스장도 엄연히 룰이 있고 지켜야 할 기본  에티켓이 있는데 아주버님은 그런 건 다 무시하고 나라는 존재까지도 무시를 하였다.

동업을 할 때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계약을 하지 않은 나의 불찰도 있었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에는 감정의 골만 깊어져 얼굴도 안 보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헬스장을 하고 있을 때 선배 2명이 동업을 하겠다고 찾아왔었다. 내가 하고 있는 걸 구경도 할 겸 조언을 얻으러 왔지만 난 선배들에게 다른 것은 말하지 않았다. 단지.

절대로 동업은 하지 말아라.
동업을 할 경우 꼭 계약서를 써야 한다.


하지만 내 말을 듣질 않고 선배들은 친구라는 이름을 믿고 같이 하였다. 결과는 상상하던 대로다. 돈 관련된 문제로 결국에는 한 명이 손해를 보고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로 끝나게 되었다.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시길 동업은 아무랑 하는 게 아니고 해서 좋을 꼴 못 본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계약서를 확실히 쓰지 않는 이상 좋은 꼴 못 보는 게 동업인데 하게 된다면 꼭 많이 배우고 많이 경험하고 해도 늦지 않은 게 헬스장 창업이고 동업이니 잘 생각해서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족과 동업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지만 너무나 힘들었기에 사명감 따위 개나 줘버리라는 생각도 이쪽 일을 절대로 안 할 거라는 생각까지 했던 나다.

하지만 딱 두 가지!


사람들을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을 하려고들 한다. 하지만 동업이나 창업이나 둘 다 똑같은 것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동업이나 창업의 끝은 항상 바닥을 치고 후회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레이너로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만 하다가 운영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수입에 저절로 포커스를 두고 일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수입에 포커스가 맞혀진다면 못 보는 것들이 더 많아지게 된다. 회원들의 관리보다는 유치를, 회원들의 운동지도보다는 레슨 회원들 수에.

아무래도 2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트레이너로써의 경력과 사명감을 가지고 창업을 한다면 그걸 먼저 회원들이 알아볼 것이라는 걸 나는 믿는다.

그게 다른 어떠한 직업이고 일일지라도 일맥상통하고 내가 말한 사명감이 바탕이 된 창업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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