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활한 목소리로 영어 같지도 않은 걸로 하교 통보를 한다. 하교 때 전화하질 않으면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시간 조절하는 패밀리링크로 하루 한 시간을 30분으로 차감하는 걸 알기 때문에 칼같이 연락이온다. 그럼 시작이 저렇게 잔망미 넘치는 전화가 온다.
그러곤 조잘조잘!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한다.
오늘은 2학기 반장선거를 했단다. 이번에도 반장선거를 나갔는데 저번 학기 때는 1표받고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2표받고 떨어졌다며 반장선거 당선되지않은거에 속상한 게 아닌 1학기보다는 1표 더받고 떨어졌다는 우리 딸의 긍정적이고 웃음가득한 조잘거림이 휴대폰 너머로 들린다. 그 해맑음에 나도 크게 칭찬해 주었다.떨어졌어도 또 용기 내서 나갔다는 자신감과 2표의 긍정마인드까지 칭찬을 해주니 딸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분 좋게 학원 도착했다며 전화를 끊었다.
하루 종일 일하고있어서 반장선거가 있었는지 몰라 딸에게 에피소드를 듣고 알게 되었다. 딸도 매번 기억을 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 상황에서 생각나는 것들만 말한다. 그래도 이렇게 하교 때 통화라도 하니깐 서로 간의 이야기들이 오고 갈 수 있다. 휴대폰이 없었음 알지 못했을 우리 딸의 학교생활을.
아들도 유치원을 마치면 짧게 "지금 학원가~태권도가~" 무심하게 통화를 해도 무슨일있음 전화로 꼭 일러바치면서 이야기도 해준다.
오늘은 학원에서 선생님께 혼났는지 속상해서 전화가 왔다.
나 학원 선생님 무서워서 학원 다닐지 말지 고민해 봐야겠어.
7살짜리 입에서 나온 말이 웃겼지만 위로해 주면서 다독여주니 조금 마음이 풀렸는지 엄마 퇴근하고 집에서 이야기하자곤 한다.
"사랑해! 뽀뽀 쪽 쪽" 끊을 때 표현하는 것들도 이렇게나마 공유할수있는것들이 있어 아들이지만 딸처럼 이야기를 오고가고할수 있다.
아주 사소로운 것들이지만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줄 수 있어 너무 다행이다. 아침일찍 나가고 저녁늦게 들어오는 엄마에게 휴대폰은 아이와 소통의 연결고리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