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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영 Mar 11. 2024

10년이라는 시간은 못 속이니깐.

Ep.2 이렇게 힘들 수가 있다고?

10년 전에 그만둔 마라톤을 다시 뛰기 위해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전문적인 마라토너가 아닌 취미로 즐긴 마라톤이었기에 다시  취미로 시작해 본다.

마라톤을 나가기 위해 러닝머신을 먼저 시작했다.  마라톤은 밖에서 뛰는 거라 러닝머신만 뛴다고 좋아지는 것이 아닌 걸 안다. 시간이 없어 러닝머신만 뛰었는데 주말에는  밖에서 뛰어보려고 준비를 했다. 마음의 준비도, 몸의 준비도.

5km 정도는 뛰지 않을까 싶어 목표를 잡고 웨이트도 가볍게 했다. 너무 근육이 붙으면 뛸 때 무겁지 않을 까싶어 무리하지 않았다.


에서 뛸 준비완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한 바퀴에 3km 되는 공원에서 뛰었다. 낮시간대에 뛰어 사람들이 좀 많아 걱정했는데 마라톤 뛸 때 대비한다고 생각하고 뛰기로 했다.

아니...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랜만에 밖에서 뛰니 허벅지의 무거운 느낌이 너무 강했다. 그걸 느끼는 순간 웨이트가 문제가 아니고 내 체중이 문제였던 것이다.

뛰는데 너무 숨도 차고 몸도 무거워 2바퀴를 도는데 워치에서 5km가 빨리 울리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진짜 이렇게 힘들 수가 있다고? 러닝머신에서는 그렇게 쉬웠는데 밖에서 뛴다고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는 게 너무 놀랬고 또 한편으로는 10년 전에 뛸 때의 그 기분이 안 든다는 거에 놀랬다. 10년 전에는 뛸 때 잡생각을 없애주는 매력에 매료되었는데 오히려 잡생각을 하게 되었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렇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몸도 마음도 많이 찌들어졌고 노화가 왔다는 게 슬펐다.

 

그래서 오직 뛰는 거에 집중할 수 있는 연습도 하고  체중관리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들로 정리가 되었다. 아직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너무 나를 쉽게 생각했던 것이다. 다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을 뛰면서 몸소 몸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하게 되었다. 그래, 역시 10년이라는 시간은 못 속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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