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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May 14. 2016

돈도 시간도 지식도 없다
하지만 우린 동부를 보고 싶다

열정 하나 만으로 떠난 2박 9일 60만원 북동부 1만km 로드트립(2)

-여행의 시작-

D-DAY


 어느새 출발의 밤이 왔다.

새벽 1시, 나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을 깨우고 준비 후 최종 일정을 확인했다.

캘거리 출발 - 시카고 - 뉴욕 - 퀘백시티 - 몬트리올 - 오타와 - 토론토 - 나이아가라 - 캘거리도착


기간에 비해 턱없이 어마어마한 1만 km의 대 여정이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정한 간단한 몇 가지 규칙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첫째, 2시간 운전 후 20분 쉬고 교대를 한다. 사실 사람보다는 차가 쉬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20분씩 꼭 쉬어주기로 했다.  왜냐면 차는 98년식으로 이미 14만 km 정도를 달린, 이번 여정이 약간은 위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둘째, 먹을 거는 최소한이다. 우리는 최소한의 비용을 사용할 예정이고 먹거리는 꼭 그 도시에서 할 것들을 위해 중간에 식사는 간단히 해결할 계획이다.


 셋째, 모든 의견은 다수결로 정한다. 또한 어느 도시든 그 도시가 좋은 면 합의하에 다른 곳을 포기하더라도 구경을 더 해도 되고 혹시 넘어가고 싶다고 생각될 때는 바로 넘어가도 된다.




 드디어 들뜬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고 일을 하고 온 나는 먼저 취침을 하고 재민이가 먼저 운전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나는 문득 잠에서 깨고 가는 길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우리들은 의외의 값진 것을 보았다. 


"지평선에서 일출을 보는 건 또 처음이네"

"뭔가 좋은 징조일 거 같아"


tip


+ 필수 아이템 선글라스!

- 북미 대륙은 우리나라보다 해가 길고 강하다. 더구나 동쪽으로만 달리는 운전에서는 선글라스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 먹을거리는 미리 준비하기

- 이동 중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해 큰 마트에서 미리 준비해가기 바란다. 특히나 몇몇 먹거리들은 여기서만 먹을 수 있으니 잘 알아보고 꼭 먹어보자(대부분 간이 세지만 의외로 괜찮은 것들도 있다)


+ 동쪽 로드트립 운전 중에는 정말 볼게 하나도 없다

- 다른 곳과 달리 정말 굴곡 조차 없다. 특히 저 캘거리에서 시카고 가는 구간은 운전 중 볼 경치가 아무것도 없다고 보면 된다. 여유가 된다면 조금 돌아가거나 아니면 마음에 준비를 하고 가야 될 부분. 

다행히도 충분히 혼자만의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얼마나 달렸을까.

 톨게이트 같이 생긴 곳에 도착하니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말을 건다.


 하필 지금 운전을 건우가 하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 차문을 살짝 열자 

직원이 매우 단호한 무표정을 지으며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한다.(참고로 운전석 쪽 창문은 고장 났다)


"아 맞다 캐나다는 톨비가 없는데 미국은 있다던데"

"근데 여권은 왜 달라하지?"


 주섬주섬 여권을 찾던 건우는 여권을 트렁크 깊숙한 곳에 박아 놓은 것을 깨닫고 여권을 꺼내기 위해 차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순간 직원이 매우 당황해하며 문을 못 열게 막는 육탄전이 일어났다.


"DON'T OPEN THE DOOOOR!!!!"

"형 뭐라는 거예요 왜 막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는 톨게이트가 아니라 미국으로 들어가는 국경검문소였고 뒤적뒤적 거리다가 문을 연 건우를 보고 그 직원은 이 상황을 흡사 검문소를 무력으로 넘으려는 속셈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따가운 눈초리 속에 국경소에 진입하였고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국경소에서 1시간을 넘게 대기하였다.



tip


+ 국경소에서의 시간은 넉넉히 잡아라

- 알고 보니 우리가 오래 걸린 이유는 국경소의 컴퓨터가 오류가 나서였다. 하지만 그 부분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이거나 심사관과의 질의응답 혹은 짐 검사(약간 복불복이지만 차 내부를 다 검사할 수도 있다)등으로 인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계획을 잡아야 한다.


+ 영어를 못해도 죽지 않는다

- 영어권에서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많다. 더욱이 그렇게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분들은 수도 없이 만났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또한 한글 안내문도 다 구비되어 있으니 모르면 알 때까지 물어보면 된다. 특히나 캐나다는 이민자들의 나라로써 영어가 힘들다고 기가 죽을 이유도 전혀 없고 나 또한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못했을 뿐더러 사람들이 대부분 친절하다.(국경소 경비대들은 예외이다)



자유의 나라 미국이다!!

 자유의 나라 미국이다!!


 꽤 나 험난한(?) 신고식 끝에 들어온 미국은 김 빠지게도 캐나다랑 거의 똑같았다.

 그리고 이제는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고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가 없어 정보 찾기도 힘들었다.(우리 셋은 로밍을 해오지 않았고 캐나다에 있는 동안은 내 휴대전화로 줄곧 정보를 찾고 친구들과 SNS를 하곤 했다.)


"형 이제 미국인데 시카고까지 얼마 안남 았겠죠?"

"다 왔지 이제. 한 14시간 정도만 가면 될걸?"


 그렇게 계속 달린다.




 곧 해가 졌고 우리는 미국에서의 첫 주유소를 향한다.


"와 진짜 우리 기름값 떨어졌을 때 로드트립해서 정말 다행이다"

"캐나다도 기름값 정말 싼 편인데 미국은 더 싸데"

"에 진짜?"


 로드트립의 특성상 기름 가격은 총 경비 중 아무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의 여행시기는 유가가 터무니없이 하락됐을 시기였으며 거기다 미국은 기름 가격이 캐나다보다도 더 저렴하다는 정보를 한인교회 목사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주유소를 도착할 무렵,

 무언가 이상했다.


 캐나다 주유소 폴사인은 0.7**에서 0.8** 사이의 가격대인데 거기보다 더 저렴하다는 미국의 폴사인은 그에 두배가 넘는 1.8**을 강렬한 빨간색 네온으로 비추고 있었다.


"미국이 싸다는 거 확실한 정보야?"

"뭐지? 다음 주유소 가보자"


 혹시나 여행 출발 후 갑작스러운 중동지역에 전쟁이 있지는 않았나 하는 헛생각을 하면서 그다음 주유소를 찾아 몇 키로를 달렸다.

 잠시 후.


"형, 목사님한테 낚인 거 같은데요?"


 이변 없이 이번 주유소도 가격이 같았다.

 밤이라 주변에 물어보기도 힘들고 핸드폰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목사님을 원망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기름을 넣기로 했다.


 그런데 이때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야 이거 리터가 아닌데?"

"갤런은 뭐예요 형?"


 그랬다. 미국은 리터가 아닌 갤런을 단위로 사용하고 있었고 폴사인에도 당연히 갤런을 기준으로 가격을 표시해 놓았던 것이다.


"회개합니다 목사님"




 차에서만 24시간 정도를 보냈다.

잠시 쉬면서 간단한 세면과 라면 취식을 하기로 하였다.


 3월이지만 한밤중은 너무나 추웠고 추위 속에 라면은 결코 잊지 못할 맛으로 변해 있었다.

호로록!


 라면을 맛있게 먹고 간단한 세면을 위해 가게로 들어갔는데 운이 좋게도 샤워실이 구비되어 있는 곳을 발견한다!


거기다 이 곳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였다


 세면과 끼니를 해결 후 좀 더 힘을 내어 계속 달렸다.

참고로 모두가 잠들었을 때 오래된 내 차를 건우가 160km까지 밟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여행이 끝나고 접했다는 후문이다.

 

 허나 이러한 노력? 들로 드디어 우리는 반가운 간판을 보게 된다.

드디어 첫 번째 목적지의 이정표를 만났지만 이 후 한참을 더 달린다.


tip


+ 청결유지

- 가장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가 씻는 것이었는데 내가 읽은 책들의 많은 언급들이 로드트립 중 씻기는 여간 불편하다는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거의 대부분 가정집에 부탁하는 형식으로 해결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것은 옛날이야기였고 요즘은 화장실도 거의 대부분 깨끗하고 충분히 물도 잘 나올 뿐더러 몇몇 큰 곳은 샤워장도 구비가 되어있었다. 참고로 샤워장은 무료가 있고 유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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