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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Aug 27. 2018

오로라원정대(3)

최고로 추운 달에 최고로 추운 곳에서 최고로 멋진 걸 보는 최고의 기회

밤새 달렸다.


앨버타주를 지나 노스테리토리로 진입하는 입간판이 스쳐 지나갔고

피곤해서인지 말수까지 줄어들었다.

그래도 중간중간 하늘을 쳐다보는 것은 잊지 않았다.


출발전부터 크게 걱정한 주유 문제도 큰 문제 없이 해결 되었다(혹시 몰라 여분 기름통도 준비했었다)


 동이 트고도

새하얀 풍경을 하염없이 달린다.

 

 마침내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길고 길었던 하얀 벌판을 지나 옐로나이프가 멀리 보이기 시작하였다.

 눈의 꽃을 배경음 삼아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입성했다.


옐로나이프에 왔다는 증표인 옐로나이프


 무사 도착을 환호하며

맨 처음 비지터 센터로 향했다.

 역시나 많은 정보들을 얻은 우리는 곧바로 옐로나이프 시내 구경부터 가기로 한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한 음식점은 올드타운에 있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바로 향하였고 역시나 올드타운의 골목길들은 큰 캠핑카로 다니기엔 약간의 제약이 있었다.

 음식점 앞에도 차를 대긴 힘들었고 대신 꽁꽁 언 호수에 주차할 공간이 있어 호수 위에 캠핑카를 주차하는 호사를 누리게 된다.



 "위이 이잉, 위이 이잉"


 주차 도중 달갑지 않은, 예전에도 한번 경험한 소리가 들린다.

 다름 아닌 헛바퀴 도는 소리.


 한 겨울 옐로나이프 호수에 얼음길은 있지만 얼음 주차장은 따로 없다.

 그래서 적당히 눈이 덮여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차를 하기 위해 길이 아닌 곳에 주차를 시도하다가 바퀴가 빠지고 만 것이다. 


 차의 크기도 크기지만 빠진 곳이 호수라 좀 더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우리 근처로 쥐도 새도 모르게 한 트럭이 스르르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다가온 분은 원주민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성 분이셨는데 상황을 단번에 확인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차와 로프를 연결해 우리 차를 구조해주셨다.

 항상 이런 일에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해결해주시고 간 그분 또한 마찬가지로 사진이 아닌 영상에 다 담겨있다.(영상에 문제가 있어 살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 날 생명의 은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담이지만 눈에 빠진 덕분에 삽을 꺼내기 위해 캠핑카 트렁크를 열어보았는데 우리가 만들어온 카레 통이 울퉁불퉁한 여정 속에 다 터져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어 참 다행?이었다ㅠㅠ


언뜻 그냥 집같아 보이지만 여름엔 자동으로 수상가옥으로 변신한다



너무 먹고 싶어 미친 사람들과 충분히 사람 미치게 할만 했던 요리들 


세상에서 캐나다 구스를 가장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는 곳, 다른 물건들도 많았다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았고

주차하다가 차가 빠진 사소한 문제 빼고는, 엄청난 요리도 먹고 쇼핑도 하는 등 여기까지 온 수고에 보답을 하였다.


다시 비지터 센터로와 각자 개인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몇 분은 다운타운을 구경 갔다 오기도 하였고 수강신청 기간이 겹친 나는 비지터 센터 컴퓨터로 수강신청을 하였다.(2개 빼고 성공!)


꽁꽁 언 다운타운과 은근 구경할게 많았던 비지터 센터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지철이 형의 물품 전달식(예전에 여기서 지냈었던 지철이 형이 같이 지냈던 할머니께 선물을 한 것)을 끝으로 우리는 본격적인 오로라 헌팅을 나섰다.


춥진 않았지만 구름이 많이꼈고 구름이 많이 끼면 오로라를 보기 힘들다


역시 캠핑카를 가져온 건 신의 한 수였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포인트에서 새벽까지 따뜻하게  놀고먹으며 오로라를 기다릴 수 있는 꿀 혜택이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구름이 도통 우리 편을 들지 않았다. 오로라가 언뜻 보여도 구름에 너무 흐리게 보였다.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꽤 많은 날이 남았기 때문에 첫날은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맥주를 즐길 자격이 있는 사람들


 



tip


+ 얼음호수 건너기

- 동이 트고 하얀 아침을 맞으며 엔터프라이즈라는 소도시에 도착한다.

 "겨울엔 호수가 꽝꽝 얼어서 호숫길로 달릴 수 있을 거야"

 오면서 내내 지철이 형이 이야기했던 겨울 호수 위의 길을, 

그것도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 위를 달릴 수 있을지 너무 기대가 되었다.

결국 이용해 보진 못했지만(다른 얼음 호수길을 이용했다) 있긴 있다고 하니 누가 한번 가보길 바란다.

헤이리버에서 옐로나이프를 돌아갈 필요없이 갈수 있는 얼음호수길이 있다는데..


+ 우리의 베이스캠프, 옐로 나이프 비지터 센터 

- 물론 어느 곳에서나 여행을 가서 비지터 센터를 이용하면 효과적인 여행이 될 수 있다. 허나 옐로 나이프의 비지터 센터는 우리에게 좀 더 특별했다.

 마을에 들어가는 입구에 있었기 때문에 주차를 하고 이동하기도 용이했고 주차 또한 무료로 계속할 수 있다. 비지터 센터 안에도 구경하고 용이하게 이용할 것들이 좀 있으니 캠핑카가 아닌 일반차로 여행을 할 경우 이 곳을 잘 이용하면 좋을 거 같다.

나의 수강신청을 도와준 컴퓨터도 보인다

+ 너무 맛있어서 한번 더 소개하는 피시 앤 칩스

- 정말 여긴 미쳤다. 한 겨울에도 호수에 구멍을 뚫어 직접 생선을 잡는다고 한다. 한번 더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꼭 가라. 최고의 피시 앤 칩스 요리를 맛볼 것이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권한다, 싹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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