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추운 달에 최고로 추운 곳에서 최고로 멋진 걸 보는 최고의 기회
새벽까지 놀았지만
크게 늦잠을 자진 않았다.
이 날은 캠핑카 2층에서 잠을 잤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조그마한 창문으로 보이는 하얀 풍경이 어릴 적 외갓집의 다락방 느낌을 나게 했고
그대로 누워 얼마간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고요한 아침.
아무도 없을 것만 같은 Madeline lake 헌팅 포인트의 아침 공기를 쐬러 차 문을 여니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를 맞이한다.
물론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강아지였지만
문명 안에서 아무것도 없는 자연으로 나온 우리를 역으로, 마중 나온듯한 느낌을 들게 해줘서 고마웠다.
재정비를 간단히 마치고
샤워?를 위해 옐로나이프의 수영장으로 향한다.
날씨로 캠핑카의 물탱크가 얼 경우를 대비해 샤워를 할 수 있는 곳들을 수소문했었고 여러 군데 중 수영장을 최종 선택지로 선택했던 것이다.
수영장에 사우나도 있을 정도로 시설이 나쁘지 않았고 물탱크가 얼지 않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대부분의 오전을 이곳에서 수영도 하고 사우나도 하며 보낸다.
오로라 헌팅을 가기 전까지의 대부분의 시간은 자유시간이다.
이 날 또한 수영장에서 놀고 씻고 차로 돌아와 각자 낮잠도 자고 책도 읽으며 휴식을 취했다.
이윽고 다시 한번 날이 저물고
어제 물품 전달을 했던 할머니가 감사하게도 저녁 답례를 하신 일정을 끝으로 다시 한번 오로라 헌팅을 나섰다.
이 날은 3번 호수로 목적지를 정했고
도착 후엔 역시나 파티다.
놀면서 가끔씩 바깥바람도 쐴 겸 오로라를 확인하러 나가는데
어제 본 것과는 다른 진한 오로라를 발견한다.
하지만 구름의 영향으로 화려한 오로라를 이 날도 보지 못한다.
그래도 이 정도 본거에 난리가 났다.
(관계자와 현지분들의 말로는 오로라 보러 와서 살짝 보기만 해도 운이 좋은 거라고 다들 말씀하신다)
tip
+ 여러 가지 오로라 헌팅 장소
- 비지터 센터를 방문하면 몇 가지 오로라 헌팅 포인트가 적혀 있는 지도를 구할 수 있고 오로라 빌리지 등의 유명 코스를 제외하더라도 직접 차로 운전해서 가볼 곳이 많다. 특히 오로라를 찾아 여러 포인트를 이동하는 맛이 있으며 우리처럼 캠핑카를 가지고 가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몇 군데 가장 좋은 포인트를 소개받을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머문 Madeline lake도 그중에 한 곳이다.
+ 폐수 버리기
- 운이 좋은 걸까. 우리가 갔던 딱 그 기간만 웬일인지 춥지가 않았고 캠핑 그라운드의 폐수 버리는 곳이 얼지 않아 우리 차의 폐수를 다행히 버릴 수 있었다.
겨울에 캠핑 사이트는 대부분 문이 닫지만 이렇게 겨울 캠핑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알아 보고 가면 좋을 거 같다.
사실 폐수 버릴 때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 한 겨울의 샤워
- 처음 여행을 기획했을 때는 단순히 캠핑카가 있으니 안에서 씻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나 점점 정보를 찾아보니 겨울용 캠핑카라도 옐로나이프 정도의 추위면 식수탱크가 얼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동부 여행에서 찝찝함의 끝을 경험한 필자는 당장 옐로나이프의 샤워 장소들을 수소문했고 역시나 시대가 현대? 시대이니 만큼 여러 곳의 샤워 가능 공간(대부분 운동시설)이 있었다. 차로 가시는 분 참고하시길 바란다. 무료는 없었다.
+ 카메라
- 이번 여행은 정말 철저하게 기획했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해 물품들을 구비해갔지만 예상치 못한 물건을 챙기지 못했다. 바로 카메라였다.
물론 우리는 최신 휴대폰들과 액션캠 2개로 무장을 하고 갔지만 하늘과 풍경을 찍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물품들이었고 특히 오로라와 하늘을 찍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다른 풍경 좋은 곳을 갈 때도 마찬가지 겠지만 오로라를 보러 갈 때는 꼭 밤하늘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한 대 정도는 챙겨가도록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