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하나 만으로 떠난 2박9일 60만원 1만km 북동부 로드트립(5)
다시 캐나다로 가는 길.
피로는 점점 더 쌓여 운전을 하지 않을 때는 이제 무조건 잠이 들고 만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엄청난 곳들을 엄청난 방법으로 여행하고 있다며 서로를 북돋아 주며 8시간을 달리는 중이다.
앞선 여행지는 시간도 지체되고 해서 놓친 곳도 있었지만 이제는 계획대로 잘 이루어 질수 있다는 바램으로 다시 한번 남은 여행들의 계획을 짰다.
그리고 또 다시 국경에 도착한다.
tip
+ 견물생심
- 이번 국경소에서는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서 그런지 아니면 이른 아침이라 따분해서 그랬는지 국경소 경비원들이 자동차 전체를 수색 하였다.
그리고 아무 문제 없이 검문을 마치고 여행을 잘 했고 허나 나중에 몬트리올에서 우리의 공금을 모아둔 빨간색 지갑이 없어진 걸 알아차린다.(항상 차에 나두고 다녔었다)
우리는 차에서 지갑을 꺼낸 적이 없었고 우리 차에 들어 간 사람은 우리 셋과 그 때 국경 경비원 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차를 수색했었고 전혀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게 한번 의심이 시작되니 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의심이 갈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200% 우리 잘못이고 우리도 인정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런 꺼림직한 일이 없게 항상 귀중품 관리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
특히, 휴대폰, 지갑등을 차에 보이는 곳에 나둘시 차 유리창이 박살날 위험요소가 있으니 절대 그런일이 없도록 한다.(한국과 달리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번 국경소를 경험해서 그런지 국경소의 싸늘한 분위기도 익숙해졌고 그들의 엄격한 태도까지 나름 귀여워 보인다.
아침 일찍 조용하게 캐나다에 무사히 들어왔고 눈까지 와서 그런지 너무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정말 먼 지역들을 이동하는구나를 달라지는 날씨를 통해 알게 된 것도 좋았고 또한 내가 좋아하는 눈을 친구들과 함께 보게 된 것도 좋았다.
이제 퀘벡에 도착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잠시 눈을 붙혔다.
얼마 뒤
"형 형 형형!!!"
운전을 하고 있던 건우가 보조석에서 자고 있던 나를 급히 깨운다.
"으으 왜 건우야........헉!"
잠결에 눈을 뜬 나는 차가 커브길을 이탈 해 빠른 속도로 갓길을 향해 미끌리는 상황을 보게 된다.
"형 어떻해요!!!!!!"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말 없이 건우의 가슴에 손을 대는 것 뿐이였다.
잠시 후 차는 갓길에 그대로 돌진하여 박혀 버렸고 천만다행으로 차와 사람 모두 무사했다.
건우는 눈이 오는데 운전을 많이 해보지 않았고 그냥 고속도로 규정대로 속도를 내었으며 그로인해 커브길에서 그냥 미끌려버린 것이다.
"형 죄송해요"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그 많은 말뚝 사이로 딱 들어와서 차도 안 다치고.."
우선 차에 있던 삽으로 눈을 치우고 차를 빠져 나올 수 있게 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재민이는 이런 경험이 있었다.
"내 차도 저번에 이런 적이 있는데 삽으로 길 만들어도 절대 안되. 사람 부르자"
"흠 그래도 해볼때까지 해봐야지, 여기 인건비 비싼거 알잖아"
갑작스런 사고로 서로 옥신각신 하고 있을 때
저기 도로에서 한 캐나다 아주머니께서 차를 세우고 말을 걸어 주신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리 차가 꼼짝달싹 못하는 것을 확인 후 경찰을 불러 주셨다.
결국 경찰이 가까운 렉카서비스에 연결해 주었고 얼마 뒤 차는 무사히 구출 될수 있었다.
사실 이전에도 차가 캐나다 대륙 한가운데에서 멈춰 버려 350불 정도가 순식간에 나간 적이 있다.
혹시 몰라 이번 여행에 CAA를 가입하고 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기가 죽어 있던 건우도 다행히 해결되자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았다.
"사실 이런 돌발상황 때문에 여행하는 거잖아? 재민 알잖아?"
"알지당연, 이런거 기본이지"
역시 긍정적인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
tip
+ 눈길 운전
- 캐나다는 눈이 많이 오는 나라다. 특히나 퀘벡지방은 캐나다 중에서도 많이 오는 지방에 속한다. 눈이 도로에 깔려 있거나 눈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면 무조건 60km에서 80km사이로 속도를 유지하고 혹시 도시 안이라면 더욱 천천히 다니는게 좋다. 물론 이런 상황을 다 아는 캐나다인들이라 다른 차들의 속도에 맞추면 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이라 생각하고 항상 앞차와의 간격유지에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 긴급차량서비스
- 장거리 여행시 운전 하는 차량이 렌터카라면 문제가 없지만 본인 차일 경우 긴급차량서비스를 꼭 들고 가는 것이 좋다. AAA라고 하며 캐나다에서는 CAA라고 한다. 한번 가입시 매번 내는 돈없이 유지가 가능하며 등록한 회원등급에 따라 위급시 정말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라스베이거스를 갔다오다 미국에서 자동차 베터리가 나간 적이 있다. 이 때 CAA에 연락하니 캐나다가 아니였지만 무료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작은 프랑스' 라고 불리는 퀘벡이 눈 앞에 보였고 이제 껏 보아왔던 도시가 아닌 하얀 눈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마을 같은 곳이 나타났다.
"와 뭐 이런데가 다 있나"
"아기자기 한 것이 유럽 아냐?"
"형 여기 건물들이 완전 유럽 맞는데요?"
얼른 차를 세우고 좀 더 구경을 나서기로 했고 인포메이션 센터를 우선 찾아갔다.
참고로 우리 셋 중 누구도 유럽을 가본 사람은 없다.
tip
+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 퀘벡 주위의 도시들은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며 신시가지는 지금의 다운타운이라고 보면 되고 구시가지는 예전에 번성했던 올드타운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신시가지에는 세련된 건축물들이, 구시가지에는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다.
+ 퀘벡은 불어의 도시
- 퀘벡을 가면 이상하게 글자를 읽기가 힘들어진다. 그 이유는 자세히 보면 그 글자가 영어가 아니라 불어이기 때문이다.
퀘벡은 불어를 거의 주로 사용하고 간판마저 불어가 대부분이고 영어가 아예 안적혀 있는 것도 있다.
완전히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정보를 얻은 후 도로변 유로주차를 먼저 하였는데 주차기계가 불어였다.
영어는 아예 지원이 안되었고 할 수 없이 근처 캐나다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친절하게도 불어로 화답해 주었다.
어쩔수 없이 감으로 대충 조작을 하다가 결국 하루치 전체를 선결제해버리고 말았다.
"아 뭐이래 오늘 진짜 쓸데없이 돈 많이 깨지네"
어찌됬든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구경에 나섰다.
tip
+ 너무도 아기자기한 유럽풍 건축물
- 구시가지 내에는 높은 건물이 없으며 정말 계속해서 눈이 가도록 건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알고 보니 모두 유럽에서 건너온 건축 방법으로 만든 것이었고 이미 퀘벡이란 도시는 동부여행을 갈 때 뉴욕이랑 비교가 되는 후보지로 정말 유명한 도시였었다.(우리는 몰랐다)
+ 각양각색의 간판
- 말 그대로 각양각색의 가게가 저마다의 예쁜 간판으로 꾸며져 있으며 구시가지를 구경 할 때 재미를 더해주는 괜찮은 볼거리 중 하나인 것 같다.
정말 뉴욕에서 혼이 나간 것처럼 이번에는 너무나 예쁜 도시 모습에 넋이 나간 우리는 마을 전체를 다 돌아 다니느라 배가 고픈지도 몰랐다.
더욱이 가게 하나하나가 너무도 예뻐서 그냥 아무 가게에서나 들어가서 밥을 먹자는 의견을 건우와 재민이가 내고 있었다.
"안돼. 여기 가격표 봐봐. 감당안돼"
"이렇게 예쁜 가게에서 언제 한번 밥먹어 보겠어"
"형 배고파요"
결국 우리는 저녁은 여기서 해결 후 몬트리올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추천 받을 만한 식당이 있나 지식인에게 물어보기로 하였다.
잠시 뒤 인포메이션 센터의 마감시간 5분을 남기고 유일한 지식인의 추천 가게를 찾아내 한 걸음에 달려갔다.(오전에 그 사건과 오자마자 시간 배정도 없이 구경한 결과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줄도 몰랐다)
식당은 세인트로렌스 강이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었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지식인의 말처럼 저렴해 보이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고급스런 밥을 먹고 나오니 해가 졌다.
"아 잘먹었다 벌써 밤이네"
"계획상으론 조금 늦었지만 몬트리올 지금 가면 조금이라도 구경은 하겠다"
"형!!! 뒤에 봐봐요!!"
말이 안나왔다.
마치 소설속 동화 마을이 내 눈앞에 실존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 정말 셋 다 흥분했다.
그리고 셋 다 생각 또한 같았다. 다시 한번 도시 투어가 시작됐다.
밤이 되니 도시는 우리를 매료시키기에 충분 했으며
성에 차지 않았던 우리는 결국 팔자에도 없는 '마차타기'에 까지 도전하며 세 번째 퀘백 투어를 강행한다.
마차를 끌며 우리를 안내해주던 피터는 몬트리올 태생의 대학생이었고 아르바이트로 이 일을 한다고 하였다.
그는 정말 유쾌하고 성격이 좋았으며 영어가 안되던 우리와도 곧 친해지게 되었고 설명 또한 기가 막혔으며
그는 부인이 14명이 나 되는 대부호의 집, 그의 파트너 잭슨에 관한 칭찬, 퀘벡에서 놀만한 곳 등 호기심을 끌만한 주제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중에는 명함까지 먼저 건네며 여름에 꼭 놀러오라고 말했다.
tip
+ 퀘벡에서 마차타기
- 코스는 구시가지에서 출발하며 주요 명소들을 구경하고 신시가지까지 나간 다음 돌아오는 코스이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나 또한 별로 타고 싶지 않았지만 피터와의 만남으로 모든 아쉬움이 사라졌다. 정말 퀘백을 놀러갔을 때 피터가 서있다면 당장 타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 퀘백은 여름
- 피터가 말하길 퀘백은 여름에 와야 사람도 많고 행사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겨울의 퀘벡 또한 마음에 들었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도 눈이 왔다는 것은 정말 자연이 우리에게 주신 행운이었다.(미끄러진 건 우리 탓으로 마무리)
아마 겨울에 아이스필드를 간 것과 똑같은 이치인것 같다.
정말 도시자체에 매료 되어 도시를 이렇게 제대로 구경하긴 처음이었다.
아침에 눈 때문에 미끄러졌지만 눈이 온 것은 이런 아름다움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고 불어를 몰라 주차를 하루 온종일 선결제 한 것은 어차피 하루 종일 여기 묶여 있을 거란 하늘의 계시였나보다.
정말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고 그래서 재미있다.
결국 우리는 오후 몬트리올을 포기하고 밤 늦게 몬트리올로 출발하고 말았다.
대신에 재민이는 뉴욕보다 더 좋은 곳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