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아아! 그것은 ‘배’라고도 불리는 그것과 운명을 함께하는 뱃사람들의 오랜 질문이다.
선박! 인류가 물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래 인류와 운명을 함께한 동반자! 배에 타는 뱃사람들은 어느새 배와 한 몸이 된 자기 자신을 보며 선박에게 인격이 있는지, 선박에게도 영혼이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선박은 단순한 탈것이 아니다. 내 친구고 연인이고 가족이며 생명이나 다름없는 변하지 않는 동반자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해군에서 수병으로 복무했다. 그것도 기관실에서 일하는 기관병으로 말이다. 복무 당시 필자는 군함에서 근무하는 선원이었다. 필자가 하던 일은 배의 엔진을 관리하며 엔진에서 일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직책으로 한마디로 선박의 심장에서 일하며 선박의 심장을 관리한 것이다.
배의 심장에서 근무하며 필자는 배와 소통을 하였다. 배와 대화를 하였고 배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바다를 항해하며 조국과 국민을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사랑스러운 군함, 그 군함과 필자는 어느새 영혼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뱃사람으로서 필자는 바다를 사랑하고 해군을 사랑하고 배를 사랑하였다. 사랑! 뱃사람이 되어서야 느낄 수 있었던 뱃사람으로서 느끼는 사랑! 그것을 깨달은 필자는 너무 기뻐서 감정이 고무되었다. 만일 필자가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이런 뱃사람의 감정을 깨닫지 못했으리라.
태초에 생명의 근원이 되었던 지구의 온갖 유기물들에 영혼이 깃들었던 것처럼 인간들이 만든 선박에도 영혼이 깃들었다고 필자는 믿는다. 필자는 지금도 그 군함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고 사랑을 느낀다. 배는 필자에게 있어 단순한 부대가 아니라 집이고 친구이고 가족이고 생명과 영혼을 교감하는 동반자였다.
필자는 선박도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다. 선박도 인간처럼 자신에 대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하여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을 거라고 믿는다. 필자만이 아니라 뱃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믿을 것이다.
선박의 영혼, 뱃사람들을 태우고 오늘도 힘차게 항해하는 선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아직은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인간과 선박이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알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때는 인간과 선박이 진정으로 교감하며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