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만화 공돌이
처음 접하는 교대근무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잠과의 싸움은 항상 치열했으며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명확하게 알지 못했고 처음 접하는 일에 발생되는 실수에서 오는 자괴감은 나를 집어삼켰다. 내 분야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던 일들은 과거의 영광처럼 느껴졌으며 이제는 과거완료가 돼버렸다는 우울감과 하나의 감정 없는 부품이 되어 간다는 생각에 침수되었다.
그렇게 내 삶이 저열하다 느껴지고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함이 찾아올 때면 이 가위 같은 것들을 이겨내고자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었고 필사를 했다. 그리고 활력을 찾기 위해 항상 내가 먹을 식사를 만들어 먹었다.
원래 요리를 즐겨하기도 했지만 단발성으로 하는 이벤트 요리가 아닌 일상요리를 많이 하게 되었고 이제야 어머님들의 그 요리할 때 적당히라는 개념을 깨우쳐갔다. 이제는 나 또한 요리 레시피를 설명할 때 간장 적당히, 설탕 적당히라는 표현을 남발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렇게 멘탈을 잡아가며 버텼다.
다행히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어 점차 노련해졌다.
안되면 될 때까지 원리를 찾고 거기에 대해 개선점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물로 이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쉽지 않았으며, 매번 많은 벽에 부딪히고 질타를 받으며 견뎠다.
그렇게 소년만화의 서사 같은 시간이 지나 일 년 후
인사고과에서 B를 받으며 점점 이 집단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그 해 늦여름 반년만에 A에게서 잘 지내냐는 연락이 왔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그냥 별건 아니고 궁금해서 연락해 봤어. “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안달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
반년 만에 온 A의 잘 지내냐는 연락에 주변 공장 소음은 올뮤트가 되었고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과 밥 한번 먹자는 문장은 나를 고장 난 바보로 만들기 충분하였다.
한 번의 식사 약속은 만나기 전 주부터 들뜸을 감출 수 없었고 D-day가 다가올수록 들뜸은 부풀어갔다.
그렇게 오랜만에 A와 재회를 한다.
나의 자취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