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대가 되어 정리하는 평범한 20대의 연애기록

소년만화 공돌이

by 외노자O
어린 시절 공부는 안 하지만 하이테크 볼펜은 모으는 것처럼..



처음 접하는 교대근무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잠과의 싸움은 항상 치열했으며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명확하게 알지 못했고 처음 접하는 일에 발생되는 실수에서 오는 자괴감은 나를 집어삼켰다. 내 분야라고 자신 있게 얘기했던 일들은 과거의 영광처럼 느껴졌으며 이제는 과거완료가 돼버렸다는 우울감과 하나의 감정 없는 부품이 되어 간다는 생각에 침수되었다.


그렇게 내 삶이 저열하다 느껴지고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함이 찾아올 때면 이 가위 같은 것들을 이겨내고자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었고 필사를 했다. 그리고 활력을 찾기 위해 항상 내가 먹을 식사를 만들어 먹었다.

원래 요리를 즐겨하기도 했지만 단발성으로 하는 이벤트 요리가 아닌 일상요리를 많이 하게 되었고 이제야 어머님들의 그 요리할 때 적당히라는 개념을 깨우쳐갔다. 이제는 나 또한 요리 레시피를 설명할 때 간장 적당히, 설탕 적당히라는 표현을 남발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때 당시
25년 현재


그렇게 멘탈을 잡아가며 버텼다.


다행히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어 점차 노련해졌다.

안되면 될 때까지 원리를 찾고 거기에 대해 개선점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물로 이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쉽지 않았으며, 매번 많은 벽에 부딪히고 질타를 받으며 견뎠다.

그렇게 소년만화의 서사 같은 시간이 지나 일 년 후

인사고과에서 B를 받으며 점점 이 집단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그 해 늦여름 반년만에 A에게서 잘 지내냐는 연락이 왔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그냥 별건 아니고 궁금해서 연락해 봤어. “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안달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


반년 만에 온 A의 잘 지내냐는 연락에 주변 공장 소음은 올뮤트가 되었고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과 밥 한번 먹자는 문장은 나를 고장 난 바보로 만들기 충분하였다.

한 번의 식사 약속은 만나기 전 주부터 들뜸을 감출 수 없었고 D-day가 다가올수록 들뜸은 부풀어갔다.


그렇게 오랜만에 A와 재회를 한다.

나의 자취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