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3등 하는 회사들끼리 합친다고 1등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런 짓 하지 마라. 그렇게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2009년 9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톰 피터스(Tom Peters)가 국내에서 공개 강연을 한 적 있다. 그때 국내 은행에 근무한다는 어느 분이 강연하는 톰 피터스에게 했던 질문에 대한 강연자의 응답 중 일부였다. 국내외 은행들의 다양한 인수합병 시도들과 관련하여 의견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의 요지였다. 정확한 워딩은 생각나지 않지만.
SK 그룹 발 이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그 어두웠던 객석에서의 질문과 강연자 쪽에만 켜져 있던 조명, 무엇보다도 강연자의 답변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번 합병 시도의 핵심이자 근원은 SK온 지원일 것이다. 계속되는 적자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어야 하는 상황을 타게 하기 위해서 택한 고육지책 아닌가 싶다. 경영 개선을 위해 정면 돌파를 하지 않고 거의 치킨게임하듯 투자에 몰두하는 그들의 행보를 보면서 얼핏 아마추어 냄새가 났던 건 오래되었다. (준비 안 된 선수가 무리하게 링에 올라간 느낌이랄까, 경영 실적을 보면...)
합병의 목적은 안정적 투자비 확보로 보임. 즉 다른 사업에서 돈 벌어 배터리에 투자하겠다는 것.
정작 문제는 낮은 생산성. 경쟁사의 거의 반밖에 안되는 수준 예상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즉 고정비가 매우 높은 원가구조일 듯. 고정비를 변동비화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결국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얘기.
품질이 관건. 그게 문제가 되니 결국 분당 생산량(ppm)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수율과 연동될 것이기에.
밑빠진 독은
빠진 밑을 수리하는 것이 우선, 투입 만 늘린다고 고쳐지지 않아.
결국 밑빠진 독에서 독을 먼저 고쳐야지 투입만 늘린다고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SK는 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이고 이건 극히 나의 주관적 해석에 따른 개인적 결론일 뿐이다.
아무튼, 이 모든 행위가 그룹의 자산 비중 조정(rebalancing)이라니 지켜보자. 그들이 의도한 바대로 잘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