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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수 Jul 31. 2024

다시 촛불로 맞설 일 없기를...

폭거와 무도의 시계탑은 멈추어야 한다. (학습용 정리글 중 일부)

    2024년 7월 26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 캡처 이미지

    개막식은 프랑스의 문화유산을 충분히 보여주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프랑스의 '자유' 정신을 소개하는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 →비참한 사람들) 뮤지컬의 한 장면을 통해서입니다. 



    1830년 7월 27일, 7월 혁명이 일어난 첫날밤. 

파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시계탑을 향해 총을 쏘아 댔습니다. 


    얼핏 보면 흥분과 광란이 불러온 미친 짓 같았지만, 아니었습니다.      


누가 믿을 것인가! 사람들 말로는 시간에 격분하여 
새 여호수아들이 모든 시계탑 밑에서 
그날을 정지시키기 위해 
시계판에 총을 쏘아 댔다고 한다.

                     <반란, 파리 시민들에게 헌정된 시>_발터 벤야민(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발췌


☛ 프랑스 혁명군은 왜 갑자기 시계판을 향해 총을 쏘아 댔을까요?
☛ 시인(벤야민)은 왜 뜬금없이 그들을 <새 여호수아>라고 일컬었을까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리 없이) 성서를 인용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림 참조)

<여호수아가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라고 명령하다(여호수아 10:12)>_ 존 마틴, 1816년작

    Joshua Commanding the Sun to Stand Still upon Gibeon (1816). Oil on canvas, 150 x 231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많은 분들이 잘 알다시피, 여호수아Joshua는 프랑스 7월 혁명으로부터 적어도 3,000 년 전에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이끈 지도자였습니다. 플라톤보다 900년쯤이나 일찍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가 기브온에서 아모리족 다섯 왕과 싸울 때 승리를 위해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서 그리할지어다"(여호수아 10:12)라고 하늘을 향해 외쳤지요. 구약성서에는 그날 태양이 종일 중천에 머물렀고 달이 종일 골짜기에 멈추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부터 구약성서를 믿는 사람들은 이 시간, 태양과 달이 사는 (시간의 흐름으로서의) 크로노스를 파괴하고 인간의 삶과 민족의 역사를 새로이 여는 이 신비로운 시간의 존재를 믿어 왔습니다. 바로 <카이로스>지요. 


    7월 혁명이 시작된 그날 프랑스 사람들은 그 옛날 여호수아가 태양과 달의 시간을 멈추었듯이, 새로운 삶과 승리의 역사를 열고자 크로노스의 상징인 시계판을 향해 총을 쏜 겁니다.



'카이로스'


    이 시간에 의해서만 현재 및 미래에 관련된 우리의 모든 태도가 가능하게 되며, 우리는  그 힘의 도움이 있어야 자기 자신과 역사를 반성적으로 의식하고 구성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매 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책임을 부여하고, 역사도 매 시대가 결코 사멸하지 않고 그 전체에 이바지하고 있기에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역사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책임을 부여한다고도 했습니다.


    먼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 스스로가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의식하에 바른 태도를 가져야 하겠으며, 아울러 정치권을 포함한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 또한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책임>을 생각하여 그 역사가 주는 소명을 바르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어진 <나의 시간>을, 그래야 <반성적으로 의식하며 살아>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며, 반성적 성찰이 없는 개인이나 정권이나 국가는, 퇴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급기야 퇴보의 길을 지속한다면, 폭거와 무도의 행동을 성찰하지 않는다면, 행동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마침내는 그들의 잔여 시간이 수록된 시계탑을 향해 우리는 돌을 들고 촛불을 들 것입니다. 그런 맞섬의 과정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들 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회심' 메타노이아(metanoia)가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지나온 과거와 다가올 미래가 현재 안에 모두 들어와 있는 이 시간, 그 새로운 삶과 역사의 시간을 우리는 잘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역사와 민족과 나와 당신의 앞에서.





    2024년 7월 31일. 시민 다수가 반대하는 방통위원장의 임명을 용산은 단행했습니다. 이틀 전 저는,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서 제 페이스북 포스팅으로 이렇게 예상했었습니다. 

  

2024. 7. 29일 포스팅 캡처

    요지부동 두 조직에 대한 것입니다. 

수사 기관은 청문회에서 밝혀진 수많은 불법 탈법 사항에 대해서 수사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임명권자는 뒤돌아보지 않고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오늘 그 예상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유산 등재에 이 정권은 일본 측에 아무런 조건적 조치나 혹은 약속 없이 용인해 준 것으로 뉴스는 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도하고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반민족적인 정권입니다. 




   프랑스혁명과 벤야민이 소환한 여호수아와 2016년 겨울부터 이어진 촛불혁명의 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 불꽃이 이 땅에 자유와 평등, 평화의 염원으로 영원히 타오를 것입니다. 이미 역사의 수레바퀴는 구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혹여라도 다시 촛불을 드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 역사와 민족 앞에 부끄러운 일을 더 이상 벌이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그들에게는 부질없는 희망을 걸어보는 것인 듯하여 속상합니다. 그럴지라도 기대하는 것은 역사와 시민의식입니다. 우리가, 내가 바로 서야 할 것입니다.




유의) 활용된 내용은 <신>_김용규의 내용이 포함되어 편집된 내용들이 있습니다. 저자는 그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편찬자(일정한 의도 아래 일련의 기존 자료들을 결합한 자)이자 편집자(확보한 자료에 창조적 변형을 가하는 편찬자) 역할을 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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