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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수 Aug 01. 2024

[연계듣기]꿈속의 고향, Home 그리고 교향곡 신세계

    이른 새벽, 잠결에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음악이 유난히 잘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를 들으면서 설친 잠을 더 잘 요량으로 켰던 음악이었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음악에 빠져버렸습니다. 


    듣고자 했던 건 조용한 minor의 솔로 연주였습니다만, 의도치 않게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으로 알려진 '신세계로부터'(Dvorak,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의 2악장 라르고(Largo)로 이어졌습니다. 금관악기로부터 시작된 주제음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선율입니다. 번안곡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의 노래로 어릴 적 배웠던 노래죠. 


클라라 주미 강, 카라얀의 드보르작 교향곡 <신세계> No.9


    시작은 강주미의 솔로였습니다. 


    솔로이지만, 눈 감고 듣다 보면 낮은 음을 연주하는 또 한 사람과 합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강주미의 연주에서 자주 듣게 되는 느낌입니다. 슈베르트의 '마왕(Der Erlkonig)' 연주 등에서도 말이죠. 

오늘은 그녀의 연주 중 슬픔을 잔뜩 머금은 아일랜드 민요 <여름날의 마지막 장미(The Last Rose of Summer)>였습니다. https://youtu.be/-Vw-CqLvbR8



    실황 연주도 있습니다. 이 연주에는 여러 말들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감정처리와 관객과의 호흡은 높이 살 만합니다.

 저는 그이의 실황 연주를 좋아합니다.  https://youtu.be/2rq5hctXUt0 





    클라라 주미 강의 곡이 마쳐졌습니다만, 연계된 음악으로 알고리즘이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 9번, 라르고>를 재생하더군요. 문제는 듣다가 그 선율에 빠졌다는 겁니다. 어린 시절 배우고 불렀던 노래까지 소환하면서 말이죠.

 전문 음악 앱과는 달리 유튜브에는 제가 감상했던 악단의 연주곡이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국내 연주자들의 연주를 공유합니다.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전곡을 연주합니다만 오늘의 주제는 2악장 'Largo'인 만큼 12분 30초부터 들으시면 2악장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11SEk87juA0



    2악장의 주제는 <Going Home>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번안곡을 오래전에 배웠드랬죠.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옛 터전 그대로 향기도 높아
지금은 사라진 친구들 모여
옥 같은 시냇물 개천을 넘어
반딧불 좇아서 즐거웠건만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그래서 또 찾아봤습니다. 가수들이 이 곡을 어떻게 노래하는지 듣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going home'으로 서치(search)하니 시셀(Sissel)이라는 노르웨이 출신의 가수가 있더군요. 맑은 음색이 새벽의 조금은 서늘한 공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https://youtu.be/okoTtzIPgpM


    언제나 그렇듯 저의 '음악 듣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입니다. 마치 고구마 줄기를 잡아 끌 듯 연계된 음악을 지속적으로 찾아듣는 방식이죠. 저는 이러한 듣기 방식이 좋습니다. 익숙하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 오히려 다양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아합니다. 




     사실 <Going Home>하면, 언뜻 먼저 떠오르는 음악이 있긴 합니다. Kenny G의 그것입니다. 

https://youtu.be/z4codSS50eQ 한때는 동내의 카페에서나 심지어 서점에서도 이 곡이 연주되곤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소프라노 색소폰 소리가 아련하게 고향의 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 듣습니다. 




    김윤아의 노래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음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정성 들이는 발성을 좋아합니다. 더구나 그이의 가사는 가끔은 감상에 젖게 만들기에 충분해서 좋아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Going Home(이라는 제목의 노래)을 김윤아도 불렀습니다. 특히 이 곡의 가사는 처음 듣던 제 마음을 쿵 하니 울렸었습니다. 그 기억이 생생하네요.

https://youtu.be/HR39pSODfo4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 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이 가사가 노래될 때쯤에는 언제나 난 마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무방비가 되어버립니다. 오늘 다시 들어도 그렇네요. 아무든 좋은 노래입니다. 




    새벽잠을 설친 여파였겠습니다만,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된 음악 듣기가 드보르작으로 가곡으로 그리고 연주로 노래로 이어졌습니다. 아침을 음악으로 풍성하게 채웠으니 오늘 하루는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모든 분들도 한껏 좋은 일이 많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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