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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 욥기 (나아마 사람 소발의 첫 번째 발언)

by KEN

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나아마 사람 소발: 친구 중 세 번째 발언자


소발의 출신과 계보

소발은 “나아마 사람”으로 소개되는데, 나아마는 유다 경내의 지명으로 알려져 있어 에돔계 인물로 보이는 엘리바스(데만 사람)나 빌닷(수아 사람)과는 지리적으로 구별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소발”(צֹופַר, Ṣōphar)이라는 이름은 창세기 36장에 나오는 에서의 족보 중 하나인 ‘스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창 36:11). 70인역과 역대상 1장에는 “소발”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성격적 특징

소발은 세 친구 중 가장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사용하며, 욥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는 욥의 고통이 오히려 하나님의 자비에 의한 결과라고 판단하고, 욥이 회개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합니다. 특히, 악인의 운명에 대한 소발의 묘사는 세 친구 중 가장 두려운 어조를 띠며, 욥을 위협하여 회개로 이끌려는 의도가 강합니다.



소발의 첫 번째 발언 (욥기 11:1–20)


욥의 언행에 대한 비판 (11:1–6)


11:1–2: 욥의 말이 너무 많아 진리를 왜곡하고, 듣는 자를 침묵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수다스러운 말의 폐해를 지적하며(잠 13:3, 29:20), 욥의 발언이 근거 없는 조롱이라고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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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4: 욥이 스스로를 의롭다고 주장하고 하나님 앞에 깨끗하다고 말한 것을 꼬집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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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6: 소발은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 욥의 교만을 꺾어 주시기를 원합니다. 이는 후반부(욥기 38–41장)의 하나님의 현현을 예견하는 듯하지만, 소발은 그 일이 일어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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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이 말로 자기를 정당화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그는 실제로는 자신이 받은 것보다 더 큰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초월성에 대한 묘사 (11:7–12)


11:7–9: 하나님의 지혜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합니다. 하늘보다 높고, 스올보다 깊고, 땅과 바다보다 넓다는 표현은 전통적인 지혜 문학의 양식을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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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1: 하나님은 세상을 완전하게 통찰하시며, 어떤 것도 그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심판을 측량할 수 없고, 그 이유를 모두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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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들나귀 새끼가 사람으로 태어날 수 없는 것처럼” 어리석은 자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이는 욥에 대한 조롱이 담긴 고대 지혜적 경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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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지혜는 인간의 이해 밖에 있으며, 그러므로 욥의 항변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의 의로움 주장도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회개의 권고과 결과에 대한 약속 (11:13–20)


11:13–15: 소발은 욥에게 마음을 준비하고 하나님을 향해 손을 들고 기도하며, 죄악을 버릴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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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19: 그렇게 한다면, 욥의 삶은 회복되고 평안과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통은 잊히고, 미래는 밝아질 것이며, 안정과 존경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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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그러나 악인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눈이 멀고 피할 길이 없으며, 죽음만이 그들의 몫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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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하면 희망이 있고 평안이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악인의 운명과 같은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분법적 결론입니다.



소발의 신학과 문학적 특징


보상 교리 강조: 욥의 고난을 하나님의 공의와 연결 지으며, 인간의 고난은 그가 저지른 죄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는 고전적인 지혜 문학 관점을 유지합니다.


전통 지혜의 언어 사용: 시와 잠언류의 언어로 하나님의 속성과 인간의 한계를 대조적으로 묘사합니다.


욥에 대한 이중적 태도: 노골적인 비난과 함께 회개의 길을 제시함으로써, 경고와 권면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리


소발의 첫 번째 발언(욥기 11장)은 직설적인 논박, 하나님의 절대지에 대한 찬양, 그리고 조건적 회복과 무서운 심판에 대한 양극적 경고로 구성됩니다. 그는 하나님의 보상-응보 체계를 확신하며, 욥에게 겸손히 회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욥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가 결여되어 있으며, 하나님의 신비와 인간 현실 사이의 괴리를 무시하는 단편적 신학으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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