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소발의 감정과 말의 동기 (20:1–3)
소발은 욥의 발언에 대해 굴욕감과 분노를 느낍니다.
그는 “자기 밖의 영”에 의지해 말하려 합니다. 이는 엘리바스가 4장(욥 4:12–21)에서 환상 체험을 언급하며 신적 권위를 부여했던 방식과 유사합니다. 소발은 개인적 경험과 지혜를 통해 악인의 운명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욥의 개인적 경험(고난) 해석을 공격하려 합니다.
악인의 번영과 몰락: 본격적 전개 (20:4–11)
20:4–5: 악인의 즐거움은 순간적이며, 기쁨은 찰나에 불과하다.
20:6–7: 악인이 교만하여 하늘에 이를 듯 높아지려 하지만, 결국 자기 배설물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는 아담의 타락(창 3장)이나 바벨탑 사건(창 11장)과 연결되는 교만에 대한 경고를 연상시킨다.
20:8–9: 악인의 삶은 꿈이나 환상처럼 사라진다. 그는 실제 있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존재조차 부인되는 운명에 처한다.
20:10–11: 악인의 자녀들은 가난해지고, 부모의 재산을 잃게 된다. 또한 악인은 젊은 시절의 정력을 누리지 못한 채 요절한다.
죄의 쓴 열매: 악인의 파멸 (20:12–19)
20:12–14: 악인은 죄를 단 것처럼 즐기지만, 그것이 결국 뱀의 독이 되어 그를 죽인다.
20:15–16: 악인은 탐욕으로 삼킨 재물을 토해내야 하며, 독을 마신 것처럼 죽게 된다.
20:17–19: 악인은 풍요와 번영을 결코 누리지 못하고, 착취하고 억압한 대가로 파멸하게 된다.
탐욕의 형벌: 하나님의 심판 (20:20–23)
20:20: 악인은 결코 만족을 모른다. 그는 끊임없이 욕망하지만, 그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다.
20:21–22: 풍요와 번성 속에서도 곤궁과 파멸이 그를 덮칠 것이다.
20:23: 하나님은 악인의 배를 가득 채워 자기만족 속에서 죽게 하신다.
여기서 “먹이시는 하나님” 개념이 반전된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양육하시지만, 악인은 자신의 과도한 만족 속에서 심판을 받는다.
악인의 죽음과 철저한 파멸 (20:24–29)
20:24–25: 악인은 하나님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화살이 그의 몸을 꿰뚫고, 장기가 쏟아진다.
20:26: 완전한 어둠과 불이 그를 삼킨다.
20:27: 하늘과 땅이 악인의 죄를 증언한다. 그의 악행은 온 우주의 증언 대상이 된다.
20:28–29: 악인은 모든 것을 잃고, 하나님의 진노를 받는다.
신학적 평가
소발은 응보론적 정의(보상 교리)를 철저히 옹호합니다. (선한 자는 번영하고 악한 자는 반드시 멸망한다는 확신)
그러나 그는 현실의 복잡성과 의인의 고난이라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욥의 경우처럼, 죄 없는 고난의 가능성이나 신비를 수용할 여지가 없는 것이죠.
소발은 욥을 직접 지목하지 않지만, 악인의 운명에 대한 장황한 묘사를 통해 욥을 간접적으로 위협하고, 그가 회개하도록 강요하려 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