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존 재릭 John Jarick, 구약학자
문제 제기: 전도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전도서에서는 교사의 설명이 반복적으로 방향을 전환하거나 뒤틀림을 보입니다. 이에 따라 독자들은 정명제(삶의 무의미함, Thesis) 또는 반명제(삶의 즐거움, Antithesis)에 각각 초점을 맞추어 상반된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도서 해석에 두 가지 방법론이 생겨났습니다.
첫째, 전도서를 철저한 허무주의적 텍스트로 보는 견해
둘째, 전도서를 삶의 즐거움을 권면하는 지혜서로 이해하는 입장
해석 방법론의 한계와 편집자의 의도
이 양극단적 해석은 전도서의 전체 가르침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입장장입니다. 최종 편집자 역시 전도서 12:9-14에서 교사의 메시지를 정리하려 시도하지만, 그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결론에 이릅니다. 원문을 볼까요? 새번역입니다.
특히, 편집자는 경건하고 전통적인 결말을 지향하며, 교사의 가르침을 하나님의 명령(12:13-14)으로 마무리하고자 했습니다.
교사의 필체와 구조적 특징
전도서 12:1-7에서는 인간 삶의 노쇠와 붕괴를 시적으로 묘사하며, 12:8에서 “헛되다,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는 정명제(테제)가 다시금 반복됩니다.
이 구절은 전도서 1:2의 도입부와 연결되며, 교사의 마지막 말이 처음과 동일한 “헛됨”이라는 말로 종결된다는 점에서 문학적 절정을 이룬 것으로 해석됩니다.
(격자구조 형식입니다. '헛되다'는 말이 시작과 끝을 이루고, 나머지 정리가 그 안에 들어있는 형식)
종합적 독해의 필요성과 가능성
전도서 전체를 받아들이는 독자라면 염세적 주장과 낙관적 권면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필요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해석자들이 전도서의 일부 구절은 교사의 말이고, 다른 일부는 다른 사람의 주장으로 간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정명제(테제)와 반명제(안티테제)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는 통합된 사유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바른 해석이라는 생각입니다.
핵심 구절에서 드러나는 종합적 메시지
전도서 5:20은 사람이 하나님이 주신 시간을 즐기는 것이 삶의 허무함을 잊는 방법이라고 말하며, 8:15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기쁨을 긍정하는 감탄문으로서 이 통합적 사유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교사는 허무함을 인식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삶의 즐거움이 삶을 견디게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전도서 7장: 삶의 균형에 대한 교훈
전도서 7:15–18은 삶에서 지나친 의로움이나 지나친 악함을 피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는 교사의 현실 인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중용(中庸)의 지혜를 강조하는 전도서의 중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력은 완전하지 않으며, 삶의 최선은 양극단을 피하고 절제 있는 삶을 지향하는 것임을 교사는 암시하는 것이죠.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이중적 고찰
전도서 7:14에서 교사는 하나님께서 형통한 날도, 곤고한 날도 주신다고 말합니다. 이는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쪽 측면만이 아니라 양쪽 모두를 살펴야 함을 의미하며, 교사는 자신의 연구가 바로 그런 종합적 관찰에 근거한 것임을 밝힙니다(7:27).
전도서는 인생이 궁극적으로 불확실하고 측량할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먹고 마시고 친구들과 교제하는 단순한 삶의 기쁨이 인간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전도서는 물질 축적이나 명예 추구에 삶을 낭비하지 말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무해하고도 건강한 기쁨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고 가르칩니다. 결국, 삶을 철저한 쾌락이나 철저한 금욕으로 몰고 가지 말고, 고삐가 잡힌 중간의 길에서 균형 잡힌 만족을 추구하라는 것이 교사의 최종 권면인 것입니다.
삶에의 적용
전도서의 합(合, Synthesis) 부분에서는 아래와 같이 권유하는 느낌입니다.
“삶의 중간 길에서 지혜를 배우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우리의 삶은 때때로 너무 복잡하고 모순되며, 어떤 날은 하나님의 뜻이 너무도 명확하게 보이지만, 또 어떤 날은 깊은 안갯속을 걷는 듯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전도서의 교사 역시 그러한 인생의 여정을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그는 인생의 헛됨을 절규하며 시작했고, 또 그 고백으로 끝을 맺었지만, 그 사이 그는 단지 절망만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분명히 말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 수고 속에서 기쁨을 찾는 것, 단순한 즐거움 속에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임을 기억하라." (전 5:18-20; 8:15)
지나친 의로움도, 지나친 악함도 피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지혜입니다. 너무 완벽하려 애쓰며 스스로를 정죄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방종과 자포자기 속에 스스로를 내맡기지도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균형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루하루를 감사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교사(코헬렛)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형통한 날도, 곤고한 날도 주신다. 그러므로 너는 이것도, 저것도 모두 보라." (전 7:14)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인생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라는 초대이겠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삶의 무게 속에서 힘겹게 수고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은 기쁨을 누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오늘의 하루를 소중히 여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헛된 세상 속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은혜의 흔적이 아닐는지요.
부디 우리 모두의 하루하루가,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진 단순한 기쁨들을 소중히 여기는 삶이 되시기를, 그리고 무너짐 속에서도 주님을 신뢰하는 지혜를 품고 살아가시기를 서로 권면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