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 전도서 (부록, 두 개의 본문)

'시간' 및 '노년에 관한 알레고리'

by KEN

주석가 ㅣ 존 재릭 John Jarick, 구약학자


전도서: 잘 알려진 두 본문 3:1-15 (‘시간 목록’)과 12:1-7 (‘노년에 관한 알레고리’)


Ⅰ. 전도서 3:1–15: ‘시간 목록’과 그 신학적 의미


전도서 3:1–8은 서로 반대되는 활동들이 짝을 이루며 나열되는 이른바 ‘시간 목록(Catalogue of Times)’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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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3:9–15는 이 목록에 대한 교사의 신학적 해석과 주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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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구조와 짝 구성의 의미


목록은 출생과 죽음으로 시작하여, 전쟁과 평화로 끝납니다. 목록의 한쪽에는 태어남, 심음, 웃음, 보존, 사랑 등 생명과 평화의 행동들이, 다른 쪽에는 죽음, 뽑음, 울음, 파괴, 미움 등 소멸과 갈등의 행동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일부 구절은 고대 애도 관습(옷 찢기, 침묵 후 수선 등)을 반영하여 해석됩니다(예: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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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적 난점과 고대 해석


3:5은 고대 랍비들에 의해 성적 행위(‘돌을 흩다’)와 금욕(‘돌을 모으다’)의 상징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이 해석에 따르면 해당 절 또한 다른 구절들과 유사한 내적 균형 구조를 갖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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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메시지


이 목록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상징합니다. 시간은 순환적으로 반복되며, 인간은 그 안에서 제한된 방식으로 살아갑니다(3:15; cf.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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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모든 일을 "때에 따라 적합하게" 지으셨습니다(3:11a).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뜻 전체를 파악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3:1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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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영원"에 대한 갈망을 품었지만, 하나님은 인간이 그 전체적 이치를 다 깨닫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3:11; cf. 7:27–28;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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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때를 받아들이고, 주어진 순간을 누리는 것이 전도서의 실천적 권면인 것입니다.




Ⅱ. 전도서 12:1–7: ‘노년에 관한 알레고리’


본문은 젊은 날에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권면(12:1)으로 시작하여, 노년과 죽음의 서사적 묘사로 이어집니다. ‘곤고한 날’(days of trouble)은 늙음과 임박한 죽음을 암시한 것이죠. 본문 전체는 상징과 알레고리를 통해 인간 존재의 쇠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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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전통과 대표적 알레고리


고대 유대 문헌(전도서 탈굼)은 각 구절을 인간 신체 기관의 노쇠 현상으로 해석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12:2: 해(얼굴), 달(뺨), 별(눈동자) → 얼굴의 윤기와 시력의 상실

12:3: 집을 지키는 자들(무릎), 힘 있는 자들(팔), 맷돌(치아), 창(눈)

12:4: 문(외출 불가), 맷돌 소리(음식 씹기), 노래하는 딸들(입술과 노래 능력)

12:5: 살구나무(야윈 엉덩이), 메뚜기(움직임의 둔화), 케이퍼베리(성욕의 소멸)

12:6: 은줄(혀), 금그릇(머리), 항아리(담낭), 바퀴(몸 전체의 기능) → 죽음의 임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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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결론과 신학적 의미


12:7은 죽음을 창조의 역전으로 표현한다. "흙은 땅으로, 영은 하나님께로 돌아가리라." (cf. 창 2:7; 3:19)

이 본문은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죽음을 불가피한 실제로 제시하며, 그 안에서 삶을 조속히 기뻐하고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교훈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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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은 전도서 1:2의 반복으로, “헛되다,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는 교사의 마지막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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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두 본문의 공통 메시지: ‘시간’과 ‘유한성’ 속에서의 삶의 지혜


두 본문 모두 시간의 흐름(때, seasons)과 인생의 유한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1–15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의 변동성’과 ‘순환성’을,

12:1–7은 누구에게나 도래하는 ‘삶의 종말’을 정직하게 묘사한 것이죠.

전도서의 교사는 이러한 한계를 받아들이되 그 속에서 삶을 누리고 하나님을 기억하는 길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영원의 갈망을 품고 있지만, 그 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책임 있게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전도서는 강하게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삶에의 적용
“때를 분별하고, 날이 가기 전에 창조주를 기억하라.”

우리의 인생은 순간순간의 '때'로 짜인 하나의 직조물입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습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모을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습니다. 전도서 기자는 이 모든 ‘때’가 하나님의 손안에 있으며, 우리는 그 흐름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전 3:1–8).

그럼에도 하나님은 우리 마음 안에 ‘영원’을 심어주셨습니다(전 3:11). 우리가 지금 이 짧은 시간 속에서 살고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이것이 전부가 아님’을 느끼게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 속에 있으면서도 시간 너머를 바라보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자기의 때를 알아서, 하나님이 주신 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수고한 후에 누리는 한 끼의 식사, 가족과의 조용한 대화, 홀로 들리는 찬양 한 곡조, 이 모든 것이 헛되지 않음을 믿고 누리는 것입니다(전 3:12–13).

하지만 우리가 그 '때'를 끝까지 붙들 수는 없습니다.
전도서 12장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 줍니다.
창조주를 기억해야 할 "곤고한 날"이 오기 전에, 즉 우리의 육신이 서서히 쇠약해지고, 외출이 줄고, 웃음이 멀어지고, 침묵과 고독이 찾아오는 날이 오기 전에 말입니다.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주님을 향한 믿음의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그날이 오면, “흙은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 돌아간다”라고 전도서는 냉철하게 선언합니다(전 12:7).

시간은 우리 손에 쥘 수 없지만, 시간 속에서 하나님을 붙들 수는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되,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때를 분별하고, 지금 이때에 주어진 삶의 순간들을 감사히 누리며, 그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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