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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Jazz] 그 아무것도 아닌 작은 것들

〈Ces petits riens〉 - Stacey Kent

by KEN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덥네요.
이젠 여름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뜨거운 여름을 어찌 지낼지 벌써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건 건강하게 지내야겠죠.

그래설까요. 음악은 시원한 곡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느낌이 시원하면 되겠죠. 일전에 Stacy Kent의 보컬을 들었기에
피하려 했습니다만, 왠지 오늘은 이 곡이 끌립니다.
맑은 그이의 음색과 연주가 더운 날을 나기에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으시는 분들도 같은 느낌일지는... 장담키 어렵군요.
아무튼 끈적하지 않는 명료하고 시크한 음악으로 골랐습니다.
함께하시죠.


Ces petits riens〉 - Stacey Kent의 섬세한 재즈 해석

(from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 2007)

연주: Stacey Kent (보컬), Matt Skelton (드럼), John Parricelli (기타), Dave Chamberlain (베이스)

작곡/작사: Serge Gainsbourg


YouTube에서 연주 듣기 - Live 링크
(참고로 공유드리는 것으로, 듣기에는 녹음된 위의 원곡 감상을 추천합니다)


〈Ces petits riens〉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가 1964년에 발표한 곡으로, 불어 특유의 냉소와 절제를 담고 있다는 평입니다. 이 곡을 Stacey Kent가 2007년 그녀의 앨범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에 수록하면서, 원곡의 미묘한 쓸쓸함과 세련된 감성을 부드럽게 재해석했습니다. 이 앨범은 2009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음악적 특징

"Ces petits riens"은 프랑스어로 "작은 것들"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켄트의 버전에서는 원곡의 프랑스 샹송 감성을 재즈적 해석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곡의 가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요. 정말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흠.. 그것만으로 이미 너무 많은 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삶의 작은 순간들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연주면에서는 Matt Skelton의 드럼과 퍼커션, John Parricelli의 기타, Dave Chamberlain의 베이스가 함께 어우러져 섬세한 리듬 섹션을 형성합니다. 특히 이 곡의 편곡은 타악기와 뮤트 된 기타 음, 그리고 Matt Skelton의 브러시 워크가 돋보이는 퍼커시브 한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켄트는 간간이 트럼펫을 모방한 보컬 액센트를 더해 곡의 질감을 풍부하게 만든 느낌입니다. (그 느낌이 무척 청량하게 들리는 묘한 음악입니다.^^)


보컬

스테이시 켄트는 우아한 패션 감각과 절제된 보컬 스타일로 마치 다른 시대에서 온 듯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청명하고 아름다우며, 특유의 절제된 표현력으로 "Ces petits riens"의 프랑스어 가사를 능숙하게 소화해 냅니다. 켄트는 미국 출신이지만 프랑스 여행 후 재즈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으며, 이러한 배경이 프랑스 샹송을 해석하는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을 형성했습니다.

특히 반복되는 구절 “Ces petits riens…”를 노래할 때, 단어마다 색을 달리하며 감정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방식은, 단순한 샹송의 재해석을 넘어서 재즈의 즉흥적 감성과 맞닿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앨범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

이 곡이 수록된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 앨범은 켄트의 남편이자 음악 감독인 색소폰 연주자 Jim Tomlinson이 프로듀싱했습니다. 앨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주1)가 작사한 네 곡을 포함하여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Ces petits riens" 외에도 "The Ice Hotel", "Landslide", "So Many Stars", "Samba saravah", "Never Let Me Go", "I Wish I Could Go Traveling Again" 등 원곡처럼 들리는 오리지널 곡들과 "What a Wonderful World" 같은 스탠더드 재즈의 재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멋진 곡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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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Breakfast on the Morning Tram" - Stacey Kent


연주

John Parricelli (기타):

이 곡의 핵심은 단연 기타다라는 생각입니다. 파리의 카페에서 흘러나올 법한 라운지풍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는, 곡의 정서적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Parricelli는 일관되게 섬세하면서도 리드미컬한 터치로 Stacey Kent의 보컬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Dave Chamberlain (베이스):

곡 전체를 부드럽게 지탱하며 미세한 텐션을 유지하는 저음부. 그는 베이스의 기능을 단순히 박자 유지가 아닌, 곡의 '감정적 중력'으로 사용하는 느낌입니다. 스테이시 캔트의 보컬과 함께 곡을 실질적으로 끌고 가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Matt Skelton (드럼):

드럼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절제되어 있습니다. 브러시를 사용해 공기 중에 리듬을 흩뿌리는 듯한 접근이 인상적이죠. 감정의 ‘소음’이 되지 않으면서도 재즈적 공간감을 확보한다고나 할까요? 매력적인 연주와 믹싱입니다.



곡의 구조와 해석

〈Ces petits riens〉는 문자 그대로 “그 작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노래입니다. 제목처럼,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지닌 정서적 무게를 읊조리듯 풀어내고 있죠. 곡의 핵심은 바로 그 ‘무의미함의 의미’입니다. Gainsbourg는 이 곡에서 사랑과 상실, 일상의 허무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냉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Stacey Kent의 해석은 보다 애틋하고 서정적입니다.


가사를 살펴볼까요? 이렇게 노래합니다.

Ces petits riens / Qui me viennent de vous…
그 아무것도 아닌 / 당신에게서 내게 온 그 '작은 것들'…

연인의 흔적처럼, 아주 사소한 일상적 요소들—기억, 버릇, 냄새—이 남긴 정서의 궤적을 이야기합니다. Kent는 이 가사의 정서적 깊이를 단어 하나하나에 녹여내며, 결코 과장되지 않게, 그러나 깊게 침잠하게 합니다.

스크린샷 2025-05-21 오후 5.39.46.png 〈Ces petits riens〉가사 및 번역


〈Ces petits riens〉은 스테이시 켄트가 프랑스 샹송의 정서를 자신만의 재즈 감성으로 재해석한 뛰어난 곡입니다. 그녀의 맑고 세련된 목소리와 뮤지션들의 섬세한 연주가 어우러져 원곡의 감성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시합니다. 노래는 단순히 사랑 노래를 넘어서 인생의 작은 순간들과 기억들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상실 후에 남는 공허함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낮의 더위, 편안한 늦봄의 저녁 등 그 어떤 시점에도 어울릴만한 멋진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은 참 축복된 일인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서치: Felo, Perplexity, Genspark, Liner, ChatGPT, Claude


(주 1)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 Perplexity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1954년 11월 8일 ~ )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5살 때인 1960년 해양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한 영국의 소설가입니다. 그는 켄트 대학교에서 철학을,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주요 경력 및 수상


- 1982년,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으로 데뷔하여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습니다.

- 1986년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 1989년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로 맨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 2005년 《나를 보내지 마(Never Let Me Go)》는 복제 인간을 주제로 인간의 존엄성을 다루며,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 2017년, "소설의 위대한 정서적 힘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고, 그 환상적 감각 아래 묻힌 심연을 발굴해 온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 2021년에는 《클라라와 태양(Klara and the Sun)》을 발표했습니다.


문학적 특징


- 이시구로의 작품은 절제된 문체와 평범해 보이는 서술로, 인간 본질과 기억, 정체성, 실패와 허무함 등 보편적인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 국적이나 특정 문화적 배경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그의 소설은 종종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미시적인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거시적인 인간 사회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주요 작품 목록


- 《창백한 언덕 풍경》(1982)

-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1986)

- 《남아 있는 나날》(1989)

-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1995)

-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 《나를 보내지 마》(2005)

- 《녹턴》(2009)

- 《파묻힌 거인》(2015)

- 《클라라와 태양》(2021)[3][5]


평가와 영향


가즈오 이시구로는 현대 영미권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독특한 문체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1995년 대영제국 훈장,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 등을 받았으며, 《타임스》가 선정한 ‘1945년 이후 영국의 가장 위대한 작가 5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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