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로널드 클레멘츠 Ronald E. Clements, 구약학자
잠언 11장은 거의 모든 구절에서 반의적 병행법, 즉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단, 11:7은 동의적 병행법을 드러내는 예외로 남습니다. 이 장은 의인의 행동과 그에 따르는 결과, 악인의 행동과 그에 따르는 결과를 계속해서 비교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주요 주제와 구조
11장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큰 줄기에서는 의인과 악인의 삶과 운명을 대조합니다. 이는 일상적인 지혜를 가르치기 위한 실용적 교훈으로, 특히 행동과 성품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저자들은 독자들이 단순히 이론적인 교훈이 아니라, 현실에서 부딪히는 삶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행동 지침을 배워나가길 기대했습니다.
- 시장과 사회에서의 정직
11장은 시장에서의 부정직한 행동(특히 거짓 저울 사용)을 강하게 비난합니다. 이는 당시 법과 규정으로도 해결되지 않던 사회 문제였으며, 하나님께서 그러한 부정을 미워하신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여기서 ‘미움’이라는 감정은 잠언 전반에서 하나님의 강한 분노를 표현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 겸손과 교만
잠언에서 장려하는 성격의 핵심은 ‘겸손’입니다. 이는 신중하고 조용하며 사려 깊은 태도로, 반대편에는 교만, 독단, 조롱 같은 무모함이 놓입니다. 교만은 결국 폭력과 파괴로 연결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말과 언어의 힘
11:9, 11–13에서는 험담, 비방, 수다스러움, 자화자찬 같은 언어적 행위를 강하게 경계합니다. 특히 사회적 관계를 파괴하는 험담과 비밀 누설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좋은 공동체는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초한다는 교훈입니다.
부자와 빈자의 대조
잠언은 부와 가난을 단순히 물질적 차이로 보지 않고,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적 요소로 봅니다. 특히 부자들은 자칫 자신들의 부를 권력의 수단으로 삼거나 삶의 불확실성을 막아주는 안전판으로 여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11:28).
그렇다고 잠언이 부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유한 자들에게는 관용과 자선을 베풀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합니다(11:24–25). 부는 하나님의 복이자 동시에 시험의 장입니다.
- 불확실한 보증의 위험
11:15에서는 보증(타인의 빚을 대신하는 것)이 가문의 재산을 불필요하게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계합니다.
- 부자와 빈자 모두 공동 운명을 나눈다
부자와 빈자 사이의 차이는 결국 하나님의 신비로운 뜻의 결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부자라고 해서 무책임하거나 착취적이어서는 안 되며, 빈자는 언제나 존중받아야 할 하나님의 피조물로 여겨져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에 관한 관찰
11:16과 22절은 여성의 품성과 결혼의 중요성을 다루며, 정숙한 여인을 칭찬하고 분별력 없는 아름다움의 유혹을 경계합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남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 남성 중심적 관점에서 기록된 교훈입니다. 남성의 행동은 합리적이고 명확하게 설명되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주로 가정과 공동체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나 유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참고: 12:4; 31:10–22).
(잠언 11장) 일상적 삶 속에서의 지혜 강조
잠언 11장은 농업, 상업, 가족, 공동체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규범들을 제공합니다. 저자들은 인격 형성을 교육의 기본 기초로 삼으며, 누구나 하나의 틀에 맞춰질 필요는 없다는 유연함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겸손, 정직, 언어 절제, 자선, 신중함 같은 덕목을 통해 지혜로운 삶을 살 것을 끊임없이 독려합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