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ablanca"의 "As Time Goes By"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출장으로 중동의 여러 나라를 거쳐 도착한 북아프리카 모로코, 카사블랑카.
2002년 당시 묵었던 오래된 호텔 1층에는,
영화 카사블랑카 속 험프리 보가트가 운영하던 나이트클럽
“릭스 카페 아메리칸(Rick’s Café Américain)”을 모방한 바가 있었습니다.
가볍게 한 잔 하려 들른 그곳에는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피아노에선 영화의 OST가 실제로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피곤한 출장길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낯선 도시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누릴 수 있었던,
소중하고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의 음악을 골랐습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OST 가운데 한 곡입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음악보다 영화 얘기를 더 많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억을 쫓다 보면 말입니다.
“As Time Goes By”는 1931년, 허먼 헙펠드(Herman Hupfeld)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Everybody's Welcome을 위해 작사·작곡한 재즈 스탠더드로 알려졌습니다. 뉴저지 몽클레어 출신의 헙펠드는 생애 동안 100곡 이상의 노래를 남겼지만, 이 곡이 단연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는군요.
흥미롭게도, 원곡 가사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암시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You must remember this, a kiss is still a kiss…”로 시작하는 구절만 사용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영화 Casablanca 속 음악의 역할
영화 속에서의 음악이 연주되는 장면 - 영화 카사블랑카
영화 Casablanca
- 제작: 1942년 (미국의 2차 대전 참전 직후)
- 주제: 사랑, 희생, 정의라는 보편적 테마를 전쟁이라는 배경 속에 녹여낸 작품으로 고전 할리우드의 대표작이자 전쟁과 로맨스를 절묘하게 결합한 걸작이라는 평가입니다.
- 영화 줄거리는 이 클립을 통해 확인해 보시죠 - 영화 <카사블랑카> 줄거리
영화 음악감독인 맥스 스타이너(Max Steiner)는 처음엔 이 곡을 탐탁지 않아 했고, 자신이 새로 작곡한 곡으로 교체하려 했답니다. 그러나 이미 해당 장면이 촬영된 후였고, 주연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은 다음 영화에 들어가며 헤어스타일을 바꾼 상태였기에 재촬영은 불가능했다고 전해집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잉그리드 버그먼이 이발소를 가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 곡을 들을 수 없게 되었을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국 스타이너는 이 곡을 수용했고, 오히려 영화 전반에 걸쳐 라이트모티프로 활용하게 됩니다. 아니 오히려 그는 “As Time Goes By”를 영화의 다양한 장면에서 변주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 릭과 일자의 재회 장면 (오늘 소개되는 장면)
- 파리 회상 장면 (현악기로 따뜻하고 낭만적으로 편곡)
- 기차역 이별 장면 (단조로 조성을 전환해 비극성 강조)
- 마지막 작별 (느린 템포의 현악 연주로 가장 로맨틱한 분위기 형성)
여기서 잠깐, 영화 속 주인공들을 살펴봅니다.
릭 블레인 (Rick Blaine, 험프리 보가트):
과거 파리에서 일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녀가 이유 없이 떠나며 깊은 상처를 입은 냉소적인 카페 주인. "As Time Goes By"는 그에게 아련하고도 고통스러운 추억을 되살리는 곡입니다.
일자 룬드 (Ilsa Lund, 잉그리드 버그먼):
남편이 죽은 줄 알고 릭과 사랑에 빠졌지만, 남편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운명의 여성으로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전쟁을 사랑의 갈등을 표현하는 모티브로 활용하는 듯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개인의 사랑과 공동체를 위한 희생 사이에서의 선택을 다룬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As Time Goes By”는 그런 불가능한 사랑을 상징하는 음악적 장치로 활용된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샘 역을 맡았던 둘리 윌슨(Dooley Wilson)의 연주 비하인드가 있더군요.
릭의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샘(Sam) 역의 둘리 윌슨(Dooley Wilson)은 사실 드러머 출신이었답니다. 따라서 피아노는 연주를 못했는데, 영화 속 피아노 연주는 스튜디오 피아니스트 진 빈센트 플러머(Jean Vincent Plummer)의 연주를 더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음악 “As Time Goes By”는 음악적으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둡니다. 가령
- AFI(미국 영화연구소) 선정 1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노래 2위 (1위는 “Over the Rainbow”)
- NPR(미국 공영라디오)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노래 100곡에 포함
- 워너브라더스 로고 음악(1999년 이후)으로도 사용 등의 실적을 보면 말입니다. 충분히 그 성공을 가늠해 볼 수 있죠.^^
더불어 이 곡은 이후 수많은 아티스트—Frank Sinatra, Billie Holiday, Louis Armstrong, Bob Dylan, Jimmy Durante, Tony Bennett 등—가 커버했습니다. Beegie Adair 또한 멋진 연주로 함께 했죠. Rod Stewart · Queen Latifah 또한 The Great American Songbook: Volume II를 통해 그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휴... 언제적 로드 스튜어트입니까. 아무튼 이 곡은 향수와 로맨스를 상징하는 대표적 재즈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던 것은 확실합니다.
이번 음악 역시, 결국은 추억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음악 자체보다는 오히려 2002년 당시의 정황이 더 먼저 떠올랐습니다. 출장지였던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그리고 그곳에서 묵었던 오래된 호텔. 공교롭게도 호텔 1층 바는 영화 카사블랑카를 테마로 꾸며져 있었고, 덕분에 기억 속 그곳의 분위기와 함께 영화 속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졌습니다. 그 모든 정황이 결국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문득, 오래전 추억이 생생하게 기억으로 되살아나고, 그로 인해 슬며시 미소 짓게 되는 그 기쁨도 생각보다 늘 크더군요. 비록 오늘의 소개가 결국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 여행으로 흘러가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을 통해 잠시나마 함께 즐기실 수 있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참고]
자료 서치: Felo, Perplexity, Genspark, Liner, ChatGPT, Cla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