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Today's Jazz] 재즈 음악인들에게 경의를..

한국재즈수비대 -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by KEN
"그대에게 명령하는 자가 누구인지 밝히자면, 나는 모욕과 불의를 쳐부수는 용맹스러운 돈키호테 데 라만차요." - 미델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중에서
풍차를 향해 달려나가는 돈키호테처럼
몰려오는 폭풍우를 맨몸으로 막아서고자
두팔 펼쳐들고 하늘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한국의 재즈 토양을 지키겠노라 분연히 일어선 젊은 뮤지션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feat.김민희,허성)" - 한국재즈수비대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는 단순한 음악 작품을 넘어서는 한국 재즈계의 위기의식과 연대 의식이 담긴 기념비적 작품이랄 수 있겠습니다. 이 곡은 피아니스트 이하림과 베이시스트 박한솔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한국재즈수비대'의 대표곡으로, 2021년 발매된 동명의 앨범 타이틀 트랙입니다.


스크린샷 2025-06-11 오후 11.56.58.png
스크린샷 2025-06-11 오후 11.57.16.png
스크린샷 2025-06-12 오전 12.00.15.png
한국재즈수비대는 젊은 연주자인 베이시스트 박한솔, 피아니스트 이하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원스 인어 블루문', '클럽 몽크', '올 댓 재즈' 등 한국 재즈의 성지들이 잇따라 문을 닫은 현실에서 출발했습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두 젊은 뮤지션은 "위기의 재즈계를 위해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당장 시작해 보자"는 의지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팀이 결성되고, 어떤 마음으로 작업을 하게 된 것인지 - 인터뷰 내용 (유튜브 영상)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이 곡은 김민희와 허성이 메인 보컬을 맡고, 이하림(피아노), 박한솔(베이스), 준 스미스(기타), 오종대(드럼)가 리듬 섹션을 구성했습니다. 특히 김명욱, 김영미, 모달, 박예슬, 오가람, 수니, 최희영이 참여한 코러스 부분이 곡의 웅장함과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곡은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현대적 재즈 팝 스타일로, 전통적인 재즈의 무거움보다는 대중적 접근성을 고려한 편곡으로 느껴집니다. 복잡한 하모니보다는 친숙한 멜로디 라인과 리듬감 있는 그루브를 통해 재즈 클럽의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음악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던 것 같은...


이 팀이 전달하고자 하는 곡의 핵심 메시지는 가사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6-11 오후 11.39.21.png


이는 재즈 클럽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뮤지션들의 출발점이자 정신적 고향임을 표현합니다.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작은 클럽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음악적 여정을 시작했다는 보편적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곡은 음악적 완성도를 넘어서 한국 재즈 문화 보존과 계승이라는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를 초월한 41명의 뮤지션이 참여한 것은 단순한 컬래버레이션이 아닌 한국 재즈계의 집단적 위기의식과 연대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젊은 뮤지션들이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중견 연주자나 평론가 중심의 재즈 프로젝트와는 차별화된 세대교체와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기대하게도 합니다.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는 음악적 완성도와 사회적 메시지가 조화롭게 결합된,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전통적인 재즈의 깊이보다는 대중적인 접근성을 택했지만, 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재즈 클럽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고자 한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늘 명암이 존재하겠지요.
특히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재즈 뮤지션들은 여전히 마이너리티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이돌이나 트로트 가수들처럼 팬덤을 기반으로 한 대중적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겠지요. 재즈는 소수의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장르라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기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장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더 자주, 더 많이 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한 곡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야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의 재즈 음악을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재즈수비대의 이 작품과 같이 위기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우리 예술가들의 의지와 연대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의 재즈 뮤지션들을 응원합니다.



앨범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스크린샷 2025-06-12 오전 12.56.26.png

음악 링크

1.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2. 천년의 섬 (feat. 양지)

3. All That Blues (feat. 박재준)

4. 에반스 잼데이에서 만난 우리가 만든 노래

5. Goodbye My Blue Moon (feat. 노동림)

6. 서교동 야자수 (feat. 고아라)

7. 야누스, 그곳은 처음의 나무 (feat. 말로) '말로'... 참 오랜만에 그이의 노랠 듣습니다.

8. Monks Dream (feat. 이주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Today's Jazz]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