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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Jazz] 여름날의 '불멸의 재즈'

"Summertime" - Ella & Louis

by KEN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지난 회에 이어 AI를 통해 추천받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재즈 스탠더드곡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감상할 곡은 "Summertim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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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인기 있었던 스탠더드 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입니다만
여러분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Summertime" - Ella & Louis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Summertime"은 1935년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에서 탄생한 이후 수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에 의해 재해석되어 온 스탠더드 넘버의 대표작입니다. 그중에서도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듀엣 버전은 재즈 보컬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페라 ⟪포기와 베스(위 링크 참조)⟫를 함께 감상해 보실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이번 작업을 위해 찾아서 들어보니 너무 멋진 음악들이 가득합니다.
가사가 함께 제공되는 영상 클립이 있더군요. 가사는 이 버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ummertime(한글자막) / Ella Fitzgerald and Louis Armstrong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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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참 단순하죠? 그런데 거기에 여러 은유가 담겨 있다고 하네요.

"Summertime"의 가사는 자장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자가 아이에게 부르는 위로의 노래로, 미국 남부의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가사는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평온함과 희망을 전달합니다.
이 곡이 탄생한 1935년은 대공황 시대였지요.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공동체는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가사 속 "living is easy"라는 표현은 현실과 대조되는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가사에 등장하는 자연 이미지들(면화, 물고기 점프 등)은 미국 남부의 농촌 생활을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자유와 풍요에 대한 은유로 해석됩니다. 특히 "your daddy's rich and your ma is good-looking"이라는 구절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려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이 가사는 미국 대중문화에서 '여름'과 '평온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텍스트가 되었다는군요. 이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해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슈윈의 "Summertime"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블루스 스케일을 기반으로 한 A-A-B-A 형식의 32마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곡은 D단조로 작곡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재즈 연주자들은 종종 다양한 조성으로 연주됩니다. 이 곡은 펜타토닉 스케일과 블루스 노트의 효과적인 활용에 있다는 평입니다. 미국 남부의 나른한 여름 정취를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걸작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습니다.

[용어해설]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은 ’penta(다섯)’와 ’tonic(음)’이 합쳐진 말로, 다섯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음계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민속음악과 현대 음악에서 널리 쓰이며, 단순한 구조 덕분에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폭넓게 활용합니다.
• 메이저 펜타토닉: 장음계(메이저 스케일)에서 4도와 7도를 뺀 1, 2, 3, 5, 6도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C 메이저 펜타토닉은 C, D, E, G, A입니다.
• 마이너 펜타토닉: 단음계(마이너 스케일)에서 2도와 6도를 뺀 1, b3, 4, 5, b7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A 마이너 펜타토닉은 A, C, D, E, G입니다.
펜타토닉 스케일은 음들 사이에 반음 간격이 없어 조화로우며, 즉흥 연주나 멜로디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블루스 노트(blues note)는 블루스 음악에서 독특한 감성과 깊이를 만들어내는, 기존 서양 음악 이론에서는 예외적인 음입니다. 주로 메이저나 마이너 스케일의 3도, 5도, 7도를 반음(플랫) 내린 음을 가리킵니다.
• 블루스 스케일: 마이너 펜타토닉 스케일에 감5도(플랫 5도, b5)를 추가한 6음계(hexatonic scale)로, 대표적으로 A 블루스 스케일은 A, C, D, D#, E, G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D#(감5도)이 블루 노트입니다.
• 블루스 노트의 역할: 블루스의 우울하고 애절한 정서를 표현하며, 연주에서는 미묘하게 음을 흔들거나(벤딩 등) 불안정하게 처리해 감정을 극대화합니다.
블루스 노트는 단순히 음을 반음 내리는 것뿐 아니라, 장3도와 단3도, 완전5도와 감5도 사이의 미묘한 음정도 포함합니다. 기타 등 악기에서는 벤딩, 슬라이드 등으로 이 미묘한 음을 표현합니다.


엘라 피츠제럴드는 이 곡에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완벽한 음정과 스윙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녀의 스캣 창법(scat singing)이 되겠죠. 원곡의 멜로디 라인을 존중하면서도 즉흥적인 변주를 통해 곡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느낌입니다. 목소리가 마치 악기처럼 자유롭게 선율을 그려내며, 특히 고음역에서의 깨끗하고 투명한 음색을 들려줘 여름날의 따스함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루이 암스트롱은 이 곡에서 트럼펫 연주와 보컬을 모두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트럼펫 연주는 거친 음색과 함께 깊은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암스트롱 특유의 긁는 듯(raspy)한 보컬은 곡의 블루지한 감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줍니다. 더불어 그의 트럼펫 연주는 기교보다는 감정의 진정성에 중점을 두면서 마치 재즈의 본질적 정신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두 거장의 듀엣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서로의 음악적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점일 것입니다. 피츠제럴드의 우아하고 정제된 스타일과 암스트롱의 거칠고 토속적인 느낌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마치 오랜 시간 함께 연주해 온 듯한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고 있죠. 이들의 상호작용은 즉흥연주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재즈 듀엣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알려주려는 듯 한 느낌까지 받습니다. 오버일까요? ^^;


반주는 전형적인 스윙 시대의 편곡을 따르는 느낌이죠?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리듬 섹션이 안정적인 기반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베이스 라인의 워킹 베이스는 곡 전체에 추진력을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브러시 주법의 드럼은 부드러운 텍스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러한 편곡은 두 보컬리스트의 목소리가 돋보이도록 하는데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Summertime"의 피츠제럴드-암스트롱 버전은 재즈 스탠더드의 재해석이 어떻게 원곡을 뛰어넘는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거슈윈의 탁월한 작곡, 두 거장의 완벽한 연주,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음악적 메시지가 결합되어 탄생한 이 작품은, 여전히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여름날의 나른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곡을 불렀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몇몇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새라 본 (Sarah Vaughan) "Divine One"이라는 별명답게 새라 본은 탁월한 성량과 넓은 음역대, 그리고 복잡한 화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Summertime"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보컬 테크닉이 돋보입니다.


니나 시몬 (Nina Simone) "High Priestess of Soul"이라는 별명을 가진 니나 시몬은 재즈, 소울,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녀의 "Summertime"은 강렬한 개성과 독특한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줍니다.


마할리아 잭슨 (Mahalia Jackson) "가스펠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할리아 잭슨은 "Summertime"에 가스펠 특유의 영적인 깊이와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녀의 파워풀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보컬은 곡에 새로운 차원을 더합니다.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Summertime"은 2016년 앨범 "Summertime: Willie Nelson Sings Gershwin"에 수록된 곡으로, 그의 독특한 '아웃로 컨트리(Outlaw Country)' 감성과 재즈적인 프레이징이 잘 어우러집니다. 그의 버전은 원곡의 서정적이고 애잔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윌리 넬슨 특유의 나른하고 꾸밈없는 보컬과 그의 기타 연주가 더해져 색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특이하게 해석한 곡 한곡을 함께 감상합니다. (Rock 버전입니다)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의 "Summertime"은 조지 거슈윈의 원곡과는 완전히 다른, 그녀만의 강렬한 에너지와 블루스-록 감성이 폭발하는 버전입니다. 1968년 밴드 빅 브라더 앤 더 홀딩 컴퍼니(Big Brother and the Holding Company)와 함께 발표한 앨범 "Cheap Thrills"에 수록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죠.

그녀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토해내는 듯한 퍼포먼스를 들려줍니다. 그녀의 거칠고 탁월한 목소리는 곡의 원래 자장가 같은 분위기를 완전히 뒤엎고, 고통과 열정, 갈망이 뒤섞인 절규로 변모시킵니다. 밴드의 사이키델릭 한 기타 리프와 강력한 리듬 섹션은 이러한 조플린의 보컬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듭니다.


록 버전 한곡 더 갈까요?

조앤 쇼 테일러(Joanne Shaw Taylor)의 "Summertime" 또한 그녀의 시그니처인 파워풀한 블루스 록 기타 연주와 소울 풀한 보컬이 돋보이는 버전입니다. 특히 그녀의 "Summertime"은 종종 라이브 공연에서 조 보나마사(Joe Bonamassa)와 같은 저명한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연주되며 그 폭발적인 시너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링크된 연주에서도 조 보나마사가 연주합니다...^^)

그녀의 해석은 원곡의 멜로디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강점인 공격적인 기타 솔로와 블루스 리프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재니스 조플린처럼 감정을 폭발시키는 방식과는 또 다르게, 조앤은 기타 연주를 통해 강렬한 감정의 깊이와 기술적인 숙련도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그녀의 보컬 또한 블루스 디바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힘과 섬세함을 오가는 다채로운 표현력을 선사합니다.




이렇듯,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불려지고 있는 "Summertime"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스탠더드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해석이 더해진 음악이 계속 연주되길 기대해 봅니다.



[참고]

자료 서치: Felo, Perplexity, Genspark, Liner, ChatGPT, Cla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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