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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Jazz] 시간을 관통하는 서정성

Cannonball Adderley의 "Autumn Leaves"

by KEN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역사상 가장 있기가 높은 재즈 스탠더드곡을 순위별로 10곡 선정해 달라는 주문에 따라, AI 엔진별 흥미로운 결과를 출력해 줬습니다.


그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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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plexity, Gemini 및 ChatGPT 등 주요 AI 엔진들은 매우 유사한 곡들을 선정해 줬습니다만, Felo만 유독 특이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합니다만, 검증할 방법이 마땅찮군요.


오늘은 추천곡 중에서, Gemini와 ChatGPT가 1위로 추천하고 Perplexity가 2위로 선정한 "Autumn Leaves"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을에 들어야 더 맛이 살아나겠습니다만, 풍성한 가을을 생각하면서 함께 들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Perplexity에서 1위로 선정한 "Take Five"는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Autumn Leaves" - Cannonball Adderley


1958년 앨범 Somethin' Else에 수록된 캐논볼 애덜리(Julian Cannonball Adderley)의 "Autumn Leaves"는 재즈 역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스탠더드 해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연주는 단순히 하나의 곡 해석을 넘어서, 1950년대 후반 하드밥 시대의 절정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작품이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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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해설] 하드밥(Hard Bop)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 미국 동해안, 특히 뉴욕에서 유행한 모던 재즈의 한 장르로, 비밥(Bebop)에서 파생되었습니다. 하드밥은 비밥의 즉흥성과 창의성을 유지하면서도, 리듬과 멜로디가 더 단순하고 강렬하며, 흑인 음악인 블루스와 가스펠의 감성을 깊이 반영한 것이 특징입니다.

비밥이 복잡하고 아슬아슬한 즉흥 연주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드밥은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또한 하드밥은 흑인 뮤지션들이 쿨재즈라는 서양 클래식 편곡 중심의 재즈에 반발하며, 자신들의 정서와 뿌리를 살리기 위해 발전시킨 장르입니다. 이 때문에 하드밥은 블루스의 그루브와 가스펠의 요소를 포함해 흑인 특유의 감성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대표적인 하드밥 뮤지션으로는 아트 블래키 & 재즈 메신저스(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 등이 있으며, 이들의 음악은 하드밥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Autumn Leaves'는 1945년 조제프 코스마(Joseph Kosma)가 작곡한 프랑스 샹송으로, AABC 형식의 구조를 가지며, ii-V-I와 ii-V 진행으로 구성되어 재즈 입문자들에게 화성 학습의 교과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애덜리의 해석은 이러한 교육적 단순함을 훨씬 넘어선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것이죠.

AABC 형식은 곡의 전체 구조를 네 개의 구간으로 나눕니다.
- A: 첫 번째 주제(멜로디와 코드 진행)
- A: 첫 번째 주제의 반복
- B: 새로운 주제(브리지, 콘트라스트 제공)
- C: 또 다른 새로운 주제(마무리 또는 클라이맥스 역할)
이 구조는 재즈 등에서 자주 사용되며, 대표적으로 태드 다머론의 "Lady Bird"가 AABC 형식의 예시입니다. 각 섹션은 독립적인 멜로디와 화성을 가질 수 있으며, 청자에게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제공합니다.
ii–V–I 진행은 재즈에서 가장 중요한 코드 진행 중 하나입니다.
- ii: 스케일의 두 번째 음(서브도미넌트)에서 시작하는 마이너 코드(예: Dm7 in C Major)
- V: 다섯 번째 음(도미넌트)에서 시작하는 세븐스 코드(예: G7 in C Major)
- I: 첫 번째 음(토닉)에서 시작하는 메이저 코드(예: Cmaj7 in C Major)
이 진행은 코드의 근음이 5도씩 하강하며, 자연스럽게 긴장과 해소(해결)를 만들어냅니다. 재즈, 팝, 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ii–V 진행은 위의 진행에서 마지막 I(토닉) 코드로 해결하지 않고, ii에서 V까지만 연주하는 패턴입니다. 이는 곡의 진행 중 긴장감을 유지하거나, 다른 키로 전조(모듈레이션)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 AABC 형식: A(주제)-A(반복)-B(대조)-C(새로운 주제)로 구성된 곡의 구조.
- ii–V–I 진행: 두 번째, 다섯 번째, 첫 번째 음을 바탕으로 한 코드 진행(주로 재즈에서 사용).
- ii–V 진행: ii에서 V까지만 진행하여 긴장감을 유지하는 코드 진행.


이 녹음의 편성은 마일스 데이비스(트럼펫), 캐논볼 애덜리(알토 색소폰), 행크 존스(피아노), 샘 존스(베이스), 아트 블레이키(드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퀸텟을 넘어서 각자의 개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앙상블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참여는 이 녹음을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인 것 같습니다. 애덜리는 당시 데이비스 섹스텟의 멤버로 알려졌는데, 이듬해 'Kind of Blue'에 참여하는 것으로 기록에 나타납니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발라드의 대가로서 'Autumn Leaves'의 테마를 미디엄 템포로 제시하며, 이는 그 시기 그가 선호했던 템포였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Player 들의 연주


타이틀 트랙에서 볼 수 있듯이, 데이비스와 애덜리 간의 Call & Response가 전개되며, 리듬 섹션 역시 이러한 상호작용에 참여합니다. 재즈의 중요 특징 중의 하나인 대화적 음악 만들기의 전형이랄 수 있겠습니다.


캐논볼 애덜리의 알토 색소폰 솔로 연주는 이 녹음의 백미입니다. 따뜻하면서도 명료한 톤에 서정성을 잘 표현해 준 느낌입니다. 기을이었으면 더 좋았을 쓸쓸함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듯한 그의 프레이징은 곡의 정서적 깊이를 더욱 드러내는 듯 느껴집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가 이어집니다. 특유의 하몬 뮤트 사운드로 곡에 독특한 색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의 연주는 애덜리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간결함과 공간감을 만듭니다. 알토 색소폰과 트럼펫 두 관악기 간의 대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몬 뮤트(Harmon mute)는 트럼펫 등 금관악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음기(mute, 금속성 재질로 만들어져 악기에 접속하여 금속성 음질을 만들어내는 장치) 중 하나로, 주로 재즈에서 많이 쓰이며 독특하고 개성 강한 음색을 만들어냅니다. 하몬(Harmon)이라는 이름은 이 뮤트를 최초로 상품화한 회사에서 유래했으며, 와와 뮤트(wah-wah mute)라고도 불립니다.


이어서 연주되는 행크 존스의 피아노는 이 연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하겠습니다. 명쾌하고 완벽하게 배치된 코드 보이싱은 마스터 재즈 대화주의자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샘 존스의 베이스는 견고한 기반을 제공하면서도 멜로딕 한 워킹 베이스 라인으로 음악적 흐름을 이끌어줍니다.


아트 블레이키의 드러밍은 이 연주에서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그의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플레이는 하드밥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물론 솔로이스트들에게 완벽한 받침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앨범(Somethin' Else)은 펭귄 재즈 가이드(The Penguin Guide to Jazz Recordings)의 "코어 컬렉션"에 선정되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정을 넘어서, 재즈 교육과 감상의 필수 교재로써의 지위를 가진 것이라는 해석이 덧붙더군요.


'Autumn Leaves'의 이 버전은 이후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에게 해석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특히 스탠더드 곡을 개인적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론에서 중요한 선례를 제시했다는 평가입니다.




캐논볼 애덜리의 "Autumn Leaves" 이외에도 많은 뮤지션들의 연주가 뒤따랐습니다. 그중 몇 곡만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Autumn Leaves"의 원곡인 프랑스 샹송은 "Les Feuilles Mortes" 입니다.

이 곡은 1945년에 조셉 코스마(Joseph Kosma)가 곡을 쓰고,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évert)가 가사를 썼습니다. 이듬해인 1946년 이브 몽탕(Yves Montand)이 처음 불렀으며, 그 후 줄리엣 그레코(Juliette Gréco)를 비롯한 많은 프랑스 가수들이 불렀습니다. "Les Feuilles Mortes"는 영어 가사로 번역되면서 "Autumn Leaves"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재즈 스탠더드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함께 들어야겠다고 아껴둔 버전이 있습니다. 바로 Eva Cassidy(에바 캐시디) 버전입니다. 33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간 그녀의 이야기는 이전의 포스팅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Autumn Leaves"라고 하면 가장 많이 Play 되는 곡은 아마도 에디 히긴스(Eddie Higgins) Trio의 곡이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 많은 곳에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 연주팀의 곡 또한 한 곡 공유해 드립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그리고 드럼으로 구성된 Breeze라는 연주팀의 "Autumn Leaves" 도 감상해 보시죠.


근래들어 어쩌면 가장 선호하는 연주팀 중의 하나가 비지 어데어(Beegie Adair)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의 팀 또한 "Autumn Leaves"를 연주했죠. 사실 이들의 연주가 정말 다양한 곳에서 BGM으로 재생 되더군요.


찾다 보니 재미있는 영상이 있어 같이 공유드립니다.

베이스의 최준혁이라는 청년이 이태리 여행 중 거리의 악사들과 즉흥으로 연주하는 영상이 있더군요. 그들이 "Autumn Leaves"를 연주합니다. 이렇듯 수 없이 많은 뮤지션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재즈 스탠더드 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스탠더드 곡에 대한 소개는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멋진 나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한 음악 감상 되시기를 더불어 기원합니다.



[참고]

자료 서치: Felo, Perplexity, Genspark, Liner, ChatGPT, Cla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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