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Mer ("Beyond The Sea" in FRENCH)
바다너머 저 어딘가로
언제나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워했었습니다.
분명 서울은 서쪽인데
동쪽의 바다를 보면서 그 너머로 가고자 했습니다.
음악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영내 환경에서
폭풍우 치는 바다를 보며 마음 저렸던 곡은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La Mer(Beyond The Sea)"입니다.
비를 잔뜩 품은 서쪽 하늘을 보며
그 동해 바다가 그리워지는 건 또 어찌 된 걸까요?
이젠 편히 들을 수 있는 오디오에선
프랑스 어느 여가수의 "La Mer"가 경쾌합니다.
바다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바다,
맑은 만을 따라 출렁이며
은빛 반짝임을 띠는
바다,
변덕스러운 빛깔을 품은
비 오는 날의 바다.
여름 하늘 아래의 바다,
그 흰 양 떼 같은 물결은
맑고 순수한 천사들과 뒤섞인다.
바다,
푸른 하늘빛을 품은 양치기,
무한한 존재.
연못가 근처를 보라,
물에 젖은 커다란 갈대들,
흰 새들과
녹슬어버린 집들을 보라.
바다는 그들을 자장가처럼 흔들었고
맑은 만을 따라
사랑의 노래로,
바다는
내 마음도 흔들어 주었네,
영원히.
샤를 트레네 (Charles Trenet, 1913–2001)
샤를 트레네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으로, ‘프랑스 샹송의 시인’이라 불릴 만큼 감성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노랫말과 독특한 음유시적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입니다. 그는 밝고 낭만적인 선율, 그리고 인생과 자연에 대한 유쾌한 시적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La Mer〉(바다)는 그가 16세 무렵에 쓴 시를 바탕으로 훗날 곡으로 작곡한 작품입니다. 이후 이 곡은 영미권에서 "Beyond the Sea"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널리 알려졌고, 아마 그런 이유로 저에게까지 닿게 된 것일 겁니다.
새벽비
새벽에 비가 오더군요.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 때문이었는지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작업실에 앉아 그 이른 새벽에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샤를 트레네 (Charles Trenet)가 부른 "La Mer"입니다.
마침 그가 라이브로 부른 곡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군요.
자료를 뒤지다 보니, 이 곡에 대해서는 바비 다린(Bobby Darin)이라는 가수가 재즈 버전으로 부른 노래가 가장 많이 들려진 노래라고 나오더군요. 저는 이이를 잘 모릅니다. 역시 찾다 보니 그이의 1973년 라이브 공연 자료도 올라 있기에 들어봤습니다. 흥미롭더군요.
사실 제가 근래에 많이 들었던 것은 젊은 연주팀의 곡이었습니다.
타타아나 에바 마리 & 아바론 재즈 밴드(Tatiana Eva-Marie & Avalon Jazz Band)의 노래입니다.
젊음과 발랄함이 한껏 묻어나는 그들의 음악이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장마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주기 때문입니다. 그 젊은 기운이 좋더라고요.
아참,
서두에 적었던 '영내에서 자주 들었던'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La Mer(Beyond The Sea)" 또한 나름 괜찮습니다. 물론, 이지 리스닝 음악은 선호도 폭이 크긴 합니다만...
비는 생각보다 많은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수십 년 전, 동해 바닷가의 어느 레이더 기지에서 들었던 피아노 곡이 이른 새벽, 문득 떠오른 것도 비 때문이었습니다.
비는 때로, 의식 저 깊숙한 곳에 남아 있던 아주 작은 생채기까지도 끌어올리는 듯합니다.
그 생채기들은 빗방울들과 그 비가 그려내는 풍경, 그리고 귓가에 울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져 다시금 살아나기도 합니다.
장마가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큰 피해 없이, 이 계절이 조용히 잘 지나가기를 기도합니다.
표지 사진 출처: 야사모 웹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