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아가 (1장)

by KEN

주석가 ㅣ 존 로저슨 John W. Rogerson, 성서학자, 성공회 사제


아가서 1장 (1–17절)



아가 1:1 – 편집자의 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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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절은 편집자의 표제로 이해됩니다. 아가는 솔로몬의 작품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시편에서 많은 시들이 다윗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표제는 아마도 성경의 최종 형태가 정립되는 후기 편집 단계에서 붙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문 내에는 솔로몬에 대한 언급이 여러 차례 나타납니다(1:5; 3:7, 9, 11; 8:12). 또한 열왕기상 4:32는 그가 1,005개의 노래를 지었다고 하며, 여기서도 동일한 히브리어 낱말 '쉬르'(shir, “노래”)가 사용됩니다.

18세기 이전까지는 유대교와 기독교 해석자들이 솔로몬 저작설을 수용했으나, 현대 주석가들은 솔로몬과 왕에 대한 언급을 환상적 표현의 일부로 간주하는 견해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가 1:2–4 – 여인의 독백과 왕의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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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은 연인의 입맞춤을 갈망하는 여인의 독백으로 보입니다. 즉, 그녀는 아직 연인을 직접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셈입니다.

1:4에서의 “왕” 언급은 단지 실제 왕을 뜻한다기보다는 여인의 연인을 높여 부르는 관용적 표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왕이 나를 그의 침실로 인도하게 하라”는 표현은 친밀함과 관능성의 상징적 표현이며, “너를 따르도록 나를 이끌라”는 요청과 병렬을 이룹니다.

“우리가 크게 기뻐하리라”는 말은 여인과 그녀의 연인이 함께 누릴 기쁨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가 1:5–6 – 여인의 자기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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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말하는 형식의 독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절에서 여인은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에 대해 해명하고 있으며, 이는 태양에 그을린 자연스러운 결과로 설명됩니다. 이는 고대의 미적 기준—밝은 피부를 미인의 조건으로 여기는 태도—에 대한 대조로 읽힐 수 있습니다.

“게달의 장막”은 사막 거주자의 검은 천막으로, 도시 문명과 시골 생활 간의 대립 구조를 시사합니다.

그녀는 가족의 포도원을 돌보는 일로 인해 자신의 “포도원”(은유적으로 자기 몸과 매력)을 돌보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아가 1:7–8 – 여인의 질문과 남자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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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절은 여인이 직접 자신의 연인에게 묻는 말로 해석됩니다.

8절은 그에 대한 남자의 응답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인의 상상 속 대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굴을 가린 자같이”라는 뜻의 ‘오티야’(ʿotiyyah)라는 표현은 해석이 다양합니다. 일부는 창기의 복장으로 간주하여 오해의 소지를 말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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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대 번역본에 의거해 “돌아다니는 자같이”[‘토이야’(toʿiyyah)]로 읽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여인이 왜 변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아가 1:9–17 – 남자와 여자의 대화 혹은 시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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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들은 남자(9–11절, 15절)와 여자(12–14절, 16–17절) 간의 상호 대화로 읽히거나, 여러 단편 시의 모음집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남자가 사용하는 히브리어 'raʿyati'는 “친구”에 가까운 표현이고, 여자가 사용하는 'dodi'는 “나의 사랑하는 자”라는 더 친밀하고 강한 의미를 지닙니다.

여인을 이집트의 왕실 암말에, 남자를 고벨화 송이에 비유하는 언어는 오늘날 독자에게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고대의 화려함과 매력을 묘사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눈이 비둘기 같다”는 표현은 비유 접속사 없이 감정이나 태도를 묘사하는 문체적 특징을 드러냅니다.

16c–17절에 등장하는 푸르고 향기로운 침상과 백향목의 집은 풍요와 성적 생산성을 상징하며, 호화롭고 항구적인 사랑의 공간으로 표현됩니다.



이와 같은 해석은 아가서가 단순한 연애시가 아니라 상징과 비유,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시적 구성을 지녔음을 보여주며, 특히 여인의 주체적인 발화와 감정 표현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성경의 다른 문서들과 비교해 독특한 면모를 드러냅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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