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2025년 PCMF" 4일 전회 관람자 초청 티켓으로 관람한 후기

by KEN
오랜만에 연극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이번 연극은 지난 6월, 2주간 4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2025년 평택 실내악 축제" 전 일정에 참여한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컬러플 이벤트'에 당첨되어 얻게 된 초대권으로 감상한 공연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한 이번 연극 관람은 평택문화재단의 배려로 ‘가장 좋은 좌석’에서 이루어졌고, 무대를 가장 이상적인 거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서 편안하고 몰입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고 감각적인 토요일 오후의 연극 감상은 오랜만에 문화예술이 주는 울림을 깊이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기억하고자, 그날의 인상을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국립극단 낭만활극


원작: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1897)
각색: 김태형
연출: 서충식
장르: 낭만활극 (청소년극)
2025년 공연: 2025년 4월 10일~27일(명동예술극장), 7월 4일~5일 (평택남부문예회관)
초연: 2015년 (2025년 10주년)
시라노: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검객. 거대한 코 때문에 록산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함
록산느: 발랄하고 주체적인 여성.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전쟁에 반대하는 신념을 지님
크리스티앙: 외모는 출중하지만 문학적 재능이 부족한 젊은 장교
드 기슈: 귀족 가문의 젊은 장교로 록산느에게 구애하지만 거절당함


작품의 줄거리부터 살펴봅니다.

국립극단의 낭만활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 인물인 에르퀼 사비니엥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각색한 작품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올해로 공연 10주년을 맞이했다는군요. 김태형 각색, 서충식 연출로 청소년극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는 전언입니다.


코가 유난히 큰 추남 시라노는 청순하고 아름다운 록산느를 남몰래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록산느는 잘생긴 크리스티앙을 사랑하게 됩니다. 시라노는 자신의 못생긴 외모 때문에 록산느에게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대신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사랑의 편지를 써주며 두 사람의 사랑을 돕게 됩니다.


록산느는 그녀의 진실한 사랑이 크리스티앙이라 믿게 되지만, 군대 장교 드 기슈의 구애를 거절한 대가로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는 전장으로 떠나게 됩니다. 시라노는 록산느를 위해 크리스티앙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하는데, 이러한 갈등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역시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전장에서의 편지를 록산느에게 꾸준히 전달하는 역할로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줍니다. 15년 후 록산느는 편지의 진짜 작성자가 시라노였음을 알게 되지만, 그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한 여인과 세 남자의 서로 간의 사랑과 우애를 가슴 아프게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단상

찾아보니 원작에서는 시라노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중심이라고 하더군요. 다만 청소년극으로 새롭게 각색된 이번 작품에서는 오히려 관계와 개별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네 사람의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 관객층에게 적합한 서사적 재구성을 시도한 것으로 읽히는 지점입니다. 원작의 비극적 색채를 완화하면서도 사랑의 다층적 의미를 탐구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연극은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 연주자가 무대에 앉으면서 시작됩니다. 연극이 진행동안 내내 연주자들의 직접적인 상황에 맞는 연주로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연극은 경쾌한 템포감과 리듬, 기발한 유머와 즉흥성으로 특히 어린 관객들과 상호 작용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멋지게 유도하는 연출 기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동선을 크게 가져가는 한편 청소년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대사와 유머코드를 삽입"하여 역동적인 무대를 창조했다는 중부일보의 평가가 적절해 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 청소년 관객을 위한 섬세한 각색, 그리고 역동적인 무대 연출이 조화를 이룬 성공적인 연극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사랑의 다양한 층위를 청소년의 시각에서 재조명함으로써 교육적 의미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달성한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근 20여 명의 제자들로 보이는 친구들을 대동하여 관람하는 어느 선생님은 연극 시작 전 제자들에게 "무대의 장식 하나하나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지 상상해 보는 것으로 연극 감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절로 미소 지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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