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시편 (개인 탄식시)

주석가 ㅣ 윌렘 프린슬루 Willem S. Prinsloo, 성서학자

by KEN

개인 탄식시

3, 4, 5, 6, 7, 13, 17, 22, 25, 26, 27, 28, 31, 35, 38, 39, 41, 42, 43, 51, 54, 55, 56, 57, 59, 61, 63, 64, 69, 70, 71, 77, 86, 88, 102, 109, 120, 130, 140, 141, 142, 143편


개인 탄식시란 무엇인가?


1. 정의

시편의 시들을 문학적 형식, 구조, 내용, 주제, 분위기, 의도, 기능 등 공통적인 특징에 따라 분류하는 도구

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학 유형 중 하나이며, 시편 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


2. 용어

'불평'과 '탄식': 명확히 정리되지 않음. 때로는 '탄식'을 회복 불가능한 절망에, '불평'을 희망이 남은 상황에 사용하기도 함.

'개인'과 '공동체': 이 둘의 경계선 또한 애매. 시편의 '나'는 한 개인이거나, 화자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공동체를 대표할 수 있다. 많은 탄식시가 개인과 회중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예: 시 14, 25, 51편), 개인시가 나중에 공동체시로 사용되기도 했음(예: 시 30편).


3. 본질과 목적

기도로서의 탄식: 탄식은 항상 하나님께 전달되므로, 본질적으로 기도의 성격을 지님.

고통의 극복을 위한 도구: 탄식의 목적은 단순히 고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통을 끝내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데 있음.

삶의 총체성 반영: 탄식시는 인생이 성공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고통, 슬픔, 어둠, 악을 포함한다는 현실을 인정. 하나님께 불평하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불신앙이 아님을 보여줌.

설득의 기능: 탄식시의 주요 기능은 설득.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태도를 바꿔 행동하시도록 설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간구자 자신이 야훼를 신뢰하도록 설득하는 것. 이를 위해 종종 과장되고 과도한 언어를 사용함.


4. 핵심 역학 관계: 간구자-원수-하나님

많은 탄식시는 '간구자-원수-하나님'이라는 역동적인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전개. 이 세 주체가 시의 중심점을 이룸.



개인 탄식시의 8가지 주요 특징

개인 탄식시는 다양한 요소들이 각기 다른 조합과 순서로 나타나며, 모든 요소가 한 시편에 다 나타나는 것은 아님.


1. 야훼를 향한 탄원

- 탄식시의 서두에서 자주 발견되며, 때로는 시의 중간이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함(예: 시 7:1; 86:6).

- "나의 하나님이여"(시 3:7), "오 야훼, 내 하나님이여"(시 7:1) 등의 표현을 통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반영.

- 절망 속에서 하나님이 유일한 피난처임을 고백하며 신뢰를 표현(예: 시 31:1-2).

- 하나님과의 소통을 재확립하고, 상황의 위중함을 강조하며, 하나님께서 들으실 것을 보증하는 역할을 함.


2. 실제적인 불평과 위기에 대한 묘사

- 하나님을 향한 직접적 불평:

.. 간구자는 자신의 위기가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직접적으로 비난. "주께서 이를 행하신 까닭이니이다"(시 39:9b-10), "자신을 향해 화살을 쏘셨다"(시 38:2).

.. "어느 때까지…?"(시 13:1-2)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하나님이 자신을 잊고(시 42:9), 버리셨으며(시 22:1), 얼굴을 숨기셨다(시 88:14)고 비난.

- 개인적 고통의 묘사:

.. 심리적 고통: 가난과 궁핍(시 86:1), 깊은 수렁에 빠진 듯한 절망(시 69:2)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

.. 육체적 고통(질병): 질병의 묘사는 의학적 의미뿐 아니라, 불행, 위기, 슬픔 등 심각한 궁핍을 묘사하는 은유로도 사용됨(예: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시 22:15).

.. 사회적 고립: 원수뿐 아니라 친구, 이웃, 심지어 부모와 같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도 버림받은 완전한 절망감을 표현(예: "내 영혼을 돌보는 이도 없나이다", 시 142:4).

- 원수들에 대한 묘사:

.. 원수들은 간구자가 겪는 위기의 핵심이며, 탄식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

.. 특정 개인을 지목하기보다, 의로운 간구자와 불경건한 원수 사이의 대립을 강조하여 간구자의 곤궁함을 부각시키는 목적을 가짐.

.. 다양한 은유:

.... 군사적: 전투 대형, 화살, 칼과 활 (예: 시 55:18, 64:4).

.... 사냥꾼: 그물, 올무, 함정 (예: 시 35:7, 57:6).

.... 들짐승: 사자, 소, 개 (예: 시 17:12, 22:12-13, 16).

.. 원수들의 죄악: 거짓 증언(시 27:12), 음모(시 38:12), 조롱(시 102:8), 위선(시 55:21) 등 간구자를 파멸시키려는 악행을 저지름.

.. 가장 중대한 범죄: 그들의 가장 큰 죄는 하나님을 거역하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심지어 "하나님이 없다"(시 14:1)고 말하는 불경건함에 있음.


3. 도움을 호소하는 기도

- 거의 모든 탄식시에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른 요소들은 이 호소의 근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함.

- 명령형: "나를 건져 주소서"(시 6:4), "나를 구원하소서"(시 31:16) 등 하나님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명령형이 자주 사용됨.

- 구체적: 병을 치유해달라(시 6:2)거나 원수들로부터 구해달라는(시 31:15) 등 불평의 원인이 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

- 원수를 향한 저주: 원수들에게 진노를 쏟아달라(시 69:24)거나 그들을 끊어달라(시 143:12)는 거친 표현이 나타남. 이는 개인적 복수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가 위태로움을 알리고, 시의 설득적 목적을 위해 사용된 과장된 언어로 이해해야 함.

- 용서와 회복: 죄가 인간의 가장 큰 위기임을 인식하고, 죄의 고백과 함께 용서를 구함(예: 시 51:1-2).

- 무죄 주장: 자신의 의로움과 성실함을 근거로 하나님께 심판과 구원을 요구하기도 함(예: 시 7:8, 26:1).


4. 하나님의 개입을 요청하는 근거

- 하나님의 성품에 호소: 하나님의 의(시 35:24), 변함없는 사랑(시 6:4), 자비(시 25:6) 등 그분의 본성에 근거하여 구원을 요청.

- 하나님의 명성에 호소: "주의 이름"을 위해 행동해달라고 요청. 만약 하나님이 자신의 종을 돕지 않으시면 그분의 명성이 손상될 것이기 때문(예: 시 109:21).

- 원수들의 교만: 원수들이 승리하여 "내가 그를 이겼다"고 자랑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시 13:3-4).

- 간구자의 상황: 자신의 비참한 상황("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시 86:1)이나 자신의 의로움을 개입의 이유로 제시.

- 하나님과의 흥정: 죽으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으니, 죽음에서 건져달라고 요청하는 논리를 펼치기도(예: 시 6:5, 30:9).


5. 하나님에 대한 신뢰 표현

-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친밀한 관계가 도움을 호소하는 전제가 됨. 신뢰의 표현과 호소는 번갈아 나타나기도 함(예: 시 31:2-3).

- 신뢰에 대한 다양한 표현:

.. 직접적 고백: "내가 주께 의지하였사오니"(시 25:2).

.. 은유적 표현: "주는 나의 방패시요"(시 3:3), "나의 반석", "나의 요새" 등 하나님을 보호자로 묘사하는 은유를 사용.

.. 역사 회상: 조상들을 도우셨던 하나님이 자신도 도우실 것을 믿습니다(시 22:4-5).

- 과장된 신뢰: "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시 3:6)와 같은 표현으로 열정적 신뢰를 드러냄.


6. 응답에 대한 확신

- 분위기의 전환: 탄식이 확신으로 변하는 지점을 반영하며, 찬양으로 나아가는 준비 단계 역할을 함.

- 미래에 대한 확신: 하나님이 개입하실 것이며(시 130:8), 구원을 경험하게 될 것(시 27:13)이라는 믿음을 표현

- 예언적 완료 시제: 마치 이미 응답이 이루어진 것처럼 과거형으로 표현하여 확신을 극대화(예: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시 3:7).

- 수사학적 효과: 탄식(시 6:3-7)에서 확신(시 6:8-9)으로 급격히 전환됨으로써, 오직 야훼만이 절망을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하고 독자에게 신뢰를 설득하는 기능을 함.


7. 찬양의 서원과 그 이행

- 응답에 대한 확신 뒤에 나타나며, 간구와 찬양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함.

- 구원받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께 찬양으로 빚을 갚아야 한다는 신실함을 보여줌. 이는 하나님을 조종하는 수단은 아님.

- 회중 앞에서(시 22:22), 만민 중에서(시 57:9) 하나님을 찬양하겠다고 서원.

- 황소를 드리는 것보다 노래로 찬양하는 것이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하며(시 69:30-31), 하나님은 형식적인 예물이 아닌 깨지고 상한 마음을 받으신다고 강조(시 51:15-17).


8. 찬양과 감사

- 서원을 넘어 실제적인 찬양과 감사를 포함.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너희여 그를 찬송할지어다!"(시 22:23)와 같이 다른 이들을 찬양에 초대.

- "견고한 성에서 그의 놀라운 사랑을 내게 보이셨음이로다"(시 31:21)처럼 찬양해야 하는 이유를 명시.

- 찬양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온 우주가 참여하도록 요청받는 행위로 확장됨 (시 69:34).



결론: 개인 탄식시의 진정한 의미

탄식을 넘어선 기도: 개인 탄식시는 단순히 불평이나 탄식만 담고 있지 않음. 오히려 응답된 기도와 찬양으로의 전환을 포함하는 역동적인 기도.

삶의 양극성 반영: 불평과 찬양 사이의 양극성은 성공과 실패,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는 실제 삶의 상황을 반영.

현대 신앙인을 위한 모델: 찬양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외부 상황의 기적적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음. 이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으셨고, 신뢰할 수 있다는 내적인 확신을 뜻함. 따라서 개인 탄식시는 비현실적인 종교가 아니라, 모든 시대의 신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하나님께 가져가고, 그 속에서 신뢰와 찬양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제적인 모델이 됨.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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