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 Love Wins All
머리가 무겁다.
운동을 해 보고
커피도 마셔보고
깊이 심호흡을 해봐도
무겁게 짓누르는 두통은
그다지 쉬이 타협하러 들지 않는다.
묘하지.
그때 문득 생각난 리듬.
"세상에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그래 그럴 땐
그냥 아무 생각 말고 듣자.
아이유도 듣고, 도경수도 듣고, 조정석도 들어보고 그리고
그리고, 소향도 들어보자.
물론 복면가왕의 숲속탐험가였던 이세준도 들어보자.
무거운 머리가
공감의 눈물에 씻길 수 있다면
무언들 괜찮지 않을까
그저 모든 걸 내려두고
음과 이야기에 그저 젖어보자.
그래도 되지 않을까?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저기 멀리 from Earth to Mars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어떤 실수로
이토록 우리는 함께일까?
세상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나쁜 결말일까?
길 잃은 우리 둘, mmm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히 내게 입 맞춰, lover
Love is all, love is all Love, love, love, love
결국 그럼에도 어째서 우리는 서로일까?
세상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나쁜 결말일까?
길 잃은 우리 둘, mmm
찬찬히 너를 두 눈에 담아 한 번 더 편안히 웃어주렴
유영하듯 떠오른 그날 그 밤처럼 나와 함께 겁 없이, 저물어줄래?
산산이 나를 더 망쳐, ruiner 너와 슬퍼지고 싶어, my lover
필연에게서 도망쳐, run on 나와 저 끝까지 가줘, my lover
일부러 나란히
길 잃은 우리 두 사람
부서지도록 나를 꼭 안아 더 사랑히 내게 입 맞춰, lover
Our love wins all, love wins all Love, love, love, love
'Love wins all'의 탄생, 대혐오의 시대에 던진 메시지
2024년 1월 24일 발매된 아이유의 미니 6집 『The Winning』의 선공개 곡 〈Love wins all〉은 단순한 신곡 발표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사건으로 기록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약 2년 만에 공개된 아이유의 신곡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발매 전부터 대중과 평단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었다. 당연하게도 이 곡의 탄생과정은 단순한 제작 비하인드에 머물지 않았다. 높은 음악적 완성도와 영화적 서사를 담아낸 뮤직비디오, 발매와 동시에 국내외 차트를 석권한 상업적 성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촉발된 사회적 논란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전례 없는 문화적 파급력을 만들어냈다.
〈Love wins all〉의 핵심 메시지는 아이유가 직접 작성한 신곡 소개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오늘의 시대를 “대혐오의 시대”라 규정하며, 사랑이 충만한 시대는 아니라고 솔직히 고백한다. 잿빛으로 메마른 세상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삼아 승리를 꿈꾸는 일은 때로 허황된 희망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움은 기세가 좋은 순간에도 늘 혼자”지만, “사랑은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끝내 함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곡은 바로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러한 기획 의도는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단순한 로맨스의 차원을 넘어, 혐오의 시대에 맞서는 저항의 언어로까지 확장시킨다. 나아가 아이유의 자필 편지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라 작품의 의도를 깊이 풀어내고, 대중과의 진정성 있는 교감을 시도하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되었다.
(사족, 아이유의 노트를 읽다가 들었던 생각이다. '정말이지 음악 한 곡을 만드는 사람도 이렇게나 열심히, 열과 성을 다해 만들고 있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매사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고...)
[음악적 완성] 서동환 작곡가와의 협업
〈Love wins all〉은 안테나 소속 작곡가 서동환의 손에서 탄생했다. 버클리 음대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한 그는, 특유의 깊고 온화한 스트링 사운드를 기반으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을 선보여 온 인물이다. 이번 곡 역시 영화 노트북의 서사에서 영감을 받아 불과 5~10분 만에 초고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서 잠깐...] 서동환 작곡가의 곡들을 살펴보자. 그의 작품 분위기를 확인도 할 겸...
정승환의,
- 스타트업 OST Part.2 (〈Day & Night〉)
- 하이에나 OST Part.6 (〈나는 너야〉)
권진아의,
- 우리의 방식 (〈여행가〉, 〈잘 가〉)
- 뭔가 잘못됐어 (〈뭔가 잘못됐어〉)
아이유, 옹성우, 준, 치즈 등등
영화음악 전공자로서의 배경은 곡의 음악적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듯하다. 총 4분 31초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 속에서 곡은 오케스트라의 장대한 울림과 기승전결이 뚜렷한 전개를 특징으로 했다. 이는 2~3분대의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트렌디한 곡들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의 음원 시장에서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만들었다.
작곡가 서동환은 “오랜만에 진짜 음악을 듣는 것 같다”는 청중의 반응에 기쁨으로 반응했다. 그 평가는 단순한 미학적 찬사에 그치지 않고, 서사가 결여된 가볍고 일회적인 (아이돌류의) 음악에 피로감을 느껴온 대중의 갈증을 충족시키는데 어필하였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곡의 본질과 내러티브에 집중한 창작 전략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이는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음악 자체가 하나의 영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서사 구조이다. 이는 뮤직비디오의 영화적 장치와 결합하며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그 결과 〈Love wins all〉은 단순한 음악 소비를 넘어, 하나의 완결된 감각적 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가이다.
[시각적 서사] 엄태화 감독과 배우 뷔의 참여
아이유는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위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연출자 엄태화 감독을 섭외했다. 엄 감독은 정체불명의 큐브 형태 존재를 ‘대혐오의 시대’를 상징하는 차별과 억압의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유와 한쪽 눈을 잃은 뷔가 폐허가 된 세상에서 끊임없이 쫓기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현했다.
남자 주인공 캐스팅은 아이유의 직접적인 제안으로 성사되었다고 전해진다. 아이유는 소년미와 듬직함을 동시에 지닌 배우를 찾던 중 뷔와 연락이 닿았고, 먼저 곡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뷔는 음악과 엄 감독의 연출 방향에 매료되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는 것. 촬영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는데, 두 주인공은 무려 7시간 동안이나 달리는 장면을 반복 소화하는 등 강도 높은 촬영에 임했다는 전언이다. 아이유는 촬영 직후 독감에 걸릴 정도로 고생했고, 더불어 뷔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감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은 뒤에 공개된 레코딩 비하인드 스토리에 간접적으로 담긴 듯 하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핵심 시각적 장치 즉, ‘네모’와 ‘캠코더’는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 듯 하다. 특히 캠코더는 ‘사랑의 필터’를 상징하는 장치로, 이를 통해 서로를 바라볼 때만 폐허 이전의 아름다운 세계와 ‘장애 없는 정상적인 모습’이 화면에 투영되도록 연출되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해당 장면이 장애를 ‘극복해야 할 결핍’으로 묘사하는 낡은 관념을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작품이 ‘혐오에 대한 저항’을 표방하면서도 동시에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도와 모순되는 결과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단순히 아이유 개인의 문제로 축소될 수 없으며, 케이팝 산업이 사회적 감수성에 대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참여한 작품에서 인권 감수성 논란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산업 전반의 숙제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뮤직비디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룩한 상업적 성공과 음원 시장의 지표
〈Love wins all〉은 발매 직후부터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아이유의 독보적인 ‘음원 퀸’ 지위를 다시금 입증했다. 발매 한 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 100’ 차트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는 2021년 8월 멜론 차트 개편 이후 방탄소년단에 이어 남녀 아티스트를 통틀어 두 번째 성과이며, 여성 가수로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특히 개편된 차트는 팬덤의 ‘스밍 총공’(스트리밍 총 공격의 줄임말, 팬덤이 특정 시간대에 집단적으로 아티스트의 곡을 집중적으로 스트리밍하는 활동을 의미)과 같은 인위적 순위 올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간 이용량뿐 아니라 최근 이용량까지 반영하는 구조다. 이런 환경에서 발매 직후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팬덤의 집중적인 화력과 더불어 일반 대중의 폭발적 반응이 동시에 작용했음을 입증한다.
흥미로운 점은, 발매 전부터 불거졌던 ‘제목 논란’이 오히려 곡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증폭시키며 인지도를 끌어올린 역설적 효과를 낳았을 가능성이다.
['제목 논란'이란...]
이 곡은 처음에 〈Love wins〉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Love wins’는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이후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대표적 구호로 자리 잡은 표현이었다. 이에 일부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누리꾼들은, 이성애적 사랑을 다룬 곡에 해당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소수자 집단의 정체성과 투쟁의 역사가 담긴 상징을 본래 맥락과 무관하게 차용한 것이라며 ‘문화 전유’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이유는 자필 노트(앞선 이미지 참조)를 통해 곡의 메시지를 재차 강조하며 해명에 나섰으나,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소속사 측은 “본래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한다”며 제목을 〈Love wins all〉로 변경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명으로 수습될 수 없는, 오늘날 사회가 지닌 첨예한 감수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Love wins all〉은 음원 성적뿐만 아니라 음악 방송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이어갔다. SBS 인기가요와 쇼! 음악중심에서 각각 3회씩 1위를 차지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으며, 총 8관왕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객관적 지표들은 〈Love wins all〉이 2024년 초를 대표하는 메가 히트곡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아,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무려 23개 지역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 반향을 입증했다.
[심층적 함의] 'Love wins all'이 남긴 것
아이유의 〈Love wins all〉은 상업적 지표와 예술적 완성도 양면에서 압도적인 성취를 거두었다. 발매 직후 차트 올킬과 음악 방송 8관왕 기록은 이 곡이 대중으로부터 얼마나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제목 변경 논란과 뮤직비디오 논쟁은 현대 예술가와 대중매체가 소수자를 재현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곡의 탄생 서사는 성공과 논란이라는 이중적 유산을 남겼다. 아이유는 ‘대혐오의 시대’에 저항하며 사랑을 노래하고자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작품은 인권 감수성 측면에서 비판받는 모순을 드러냈다. 이는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가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 단순한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해당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섬세한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예술은 창작자의 의도를 넘어, 그것이 발표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덧붙이자면,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거나 문학작품을 해석할 때에도 그 시대의 사회적·역사적·문화적 맥락을 함께 살펴보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결국 〈Love wins all〉의 진정한 가치는 창작자의 의도와 대중의 비판적 반응이 대립하는 데 있지 않고, 예술 작품의 의미가 공동의 해석 과정을 통해 완성되어 간다는 사실에 있다. 이 곡은 아이유가 던진 ‘사랑’이라는 화두를 대중이 ‘어떤 사랑이 승리해야 하는가’, ‘사랑은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시키며 토론을 촉발한 촉매제였다. 따라서 이 곡의 ‘탄생 스토리’는 창작자의 손을 떠나,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 살아 있는 문화적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예술가들이 펼쳐놓은 무대 위에서, 감상자인 나는 과연 어떤 시선과 태도로 사랑을 바라보아야 할까?
자료 서치 : Perplexity, Gemini, Naver, Google, SBS, Instagram, Youtube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