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윌렘 프린슬루 Willem S. Prinsloo, 성서학자
혹시 부조리한 권력이나 불의한 상황 앞에서 답답함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시편 58편은 바로 그런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대변하는 시입니다. 이 시편은 정의를 실현해야 할 통치자들이 오히려 폭력과 불의를 행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시인은 그들을 ‘독사’에 비유하며 그들의 위협적인 본성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결코 절망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시인은 강해 보이는 악인들조차 결국에는 ‘급히 흐르는 물’이나 ‘사라지는 달팽이’처럼 허망하게 소멸할 존재임을 노래합니다. 그렇기에 이 시편은 단순한 탄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혹시 지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면, 시편 58편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불의는 반드시 심판을 받고, “진실로 땅에서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믿음 안에서 의인은 끝내 보상받을 것이라는 위로와 희망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참고: 시편 54, 55, 56, 57편은 앞에 포스팅한 "개인 탄식시"를 참고하세요.
[시58:1-11, 새번역]
1 너희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말 정의를 말하느냐? 너희가 공정하게 사람을 재판하느냐?
2 그렇지 않구나. 너희가 마음으로는 불의를 꾸미고, 손으로는 이 땅에서 폭력을 일삼고 있구나.
3 악한 사람은 모태에서부터 곁길로 나아갔으며, 거짓말을 하는 자는 제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빗나갔구나.
4 그들은 독사처럼 독기가 서려, 귀를 틀어막은 귀머거리 살무사처럼,
5 마술사의 홀리는 소리도 듣지 않고, 능숙한 술객의 요술도 따르지 않는구나.
6 하나님, 그들의 이빨을 그 입 안에서 부러뜨려 주십시오. 주님, 젊은 사자들의 송곳니를 부수어 주십시오.
7 그들을 급류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해주십시오. 겨누는 화살이 꺾인 화살이 되게 해주십시오.
8 움직일 때 녹아내리는 달팽이같이 되게 해주십시오. 달을 채우지 못한 미숙아가 죽어서 나와 햇빛을 못 보는 것같이 되게 해주십시오.
9 가시나무 불이 가마를 뜨겁게 하기 전에 생것과 불붙은 것이, 강한 바람에 휩쓸려 가게 해주십시오.
10 의로운 사람이 악인이 당하는 보복을 목격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
11 그래서 사람들이 "과연, 의인이 열매를 맺는구나! 과연, 이 땅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구나!" 하고 말하게 해주십시오.
시편 58편은 사법 권력을 가진 통치자들이 정의를 행하지 않고 폭력을 일삼는 현실을 고발하고, 궁극적인 심판자이신 하나님께 의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1. 불의한 통치자들에 대한 고발 (1-5절)
[질문] 시는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1절)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며, 지상의 통치자들(“신들”로 표현)이 재판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시인은 이 강력한 군주들을 “악인들”이라고 부르며, 그들의 불의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묘사합니다.
그들의 반역적이고 해로운 행동은 다양한 직유를 통해 구체화됩니다.
특히, 그들은 "뱀의 독 같으며 귀를 막은 귀머거리 독사 같다"(4절)고 묘사되어 위험한 성격이 강조됩니다.
2. 악인들의 멸망을 위한 기도 (6-9절)
[간구] 시인은 하나님께 “악인들”을 멸망시켜 달라고 직접 기도합니다. 이때 "젊은 사자"(6절)라는 은유를 사용하여 그들의 폭력적인 성격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시인은 악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네 가지 직유를 통해 묘사하며, 그들의 일시적이고 연약한 본질을 강조합니다.
급히 흐르는 물같이 사라지게 하소서.
겨누는 화살이 꺾임 같게 하소서.
소멸하여 가는 달팽이 같게 하소서.
만삭되지 못하여 출생한 아이 같게 하소서.
이러한 직유들은 악인들이 위험한 ‘독사’가 아니라, 결국에는 하나님에 의해 파멸될 연약하고 단명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며 4절의 직유와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3. 의인의 승리와 하나님의 최종 심판 (10-11절)
[의인]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처음으로 “의인”이 직접 언급됩니다.
사법적이고 징벌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의인과 악인의 운명을 대비시킵니다.
의인: 투쟁 끝에 즐거운 승리자가 될 것이며, 하나님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것.
악인: 피를 흘리게 될 것(벌을 받을 것).
[답변] 이 부분은 시의 시작(1절)에서 제기된 질문에 대한 답변 역할을 합니다.
즉, 지상의 통치자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하나님께서 직접 재판관으로 개입하여 불경건한 강자들에게 원수를 갚으신다는 것입니다. 시는 "진실로 땅에서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11절)라는 간결한 신앙고백으로 마무리됩니다.
결론적으로, 시편 58편은 권력을 정의롭게 사용해야 할 자들의 폭력과 권력 남용을 강하게 정죄하며, 불의한 세상 속에서도 결국 하나님께서 의로운 심판을 내리실 것이라는 신뢰를 표현하는 시입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