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시편(65편): 하나님의 찬양과 보살핌

주석가 ㅣ 윌렘 프린슬루 Willem S. Prinsloo, 성서학자

by KEN

참고: 시편 63, 64편은 앞에 포스팅한 "개인 탄식시"를 참고하세요.

[시65:1-13]
1 하나님이여 찬송이 시온에서 주를 기다리오며 사람이 서원을 주께 이행하리이다
2 기도를 들으시는 주여 모든 육체가 주께 나아오리이다
3 죄악이 나를 이겼사오니 우리의 허물을 주께서 사하시리이다
4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살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
5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땅의 모든 끝과 먼 바다에 있는 자가 의지할 주께서 의를 따라 엄위하신 일로 우리에게 응답하시리이다
6 주는 주의 힘으로 산을 세우시며 권능으로 띠를 띠시며
7 바다의 설렘과 물결의 흔들림과 만민의 소요까지 진정하시나이다
8 땅 끝에 사는 자가 주의 징조를 두려워하나이다 주께서 아침 되는 것과 저녁 되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시며
9 땅을 돌보사 물을 대어 심히 윤택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이같이 땅을 예비하신 후에 그들에게 곡식을 주시나이다
10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
11 주의 은택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시니 주의 길에는 기름 방울이 떨어지며
12 들의 초장에도 떨어지니 작은 산들이 기쁨으로 띠를 띠었나이다
13 초장은 양 떼로 옷 입었고 골짜기는 곡식으로 덮였으매 그들이 다 즐거이 외치고 또 노래하나이다


시편 65편은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본질을 담고 있는 찬송시입니다.

이 시는 신학적으로 정교하게 구성된 세 개의 스트로피(연)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하나님의 속성을 노래합니다.

첫 번째 스트로피는 예루살렘 성전, 즉 '시온'이라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경험되는 하나님의 임재와 용서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어서 두 번째 스트로피는 시선을 우주 전체로 돌려, 온 땅을 다스리시는 구원자이자 창조주로서의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스트로피는 다시 땅으로 시선을 가져와, 자연 만물을 풍성하게 돌보시는 하나님의 세심한 섭리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이처럼 시편 65편은 성전에서의 예배로부터 시작하여 우주적 창조, 그리고 구체적인 자연의 풍요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통치와 은혜가 미치는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찬양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입니다.


첫 번째 스트로피 (1-4절) _ 시온에서 찬양받으시는 하나님

이 연은 하나님의 '시온 임재'를 핵심 주제로 다룹니다.

이곳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만나시고,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며, 죄를 용서하시는 거룩한 공간입니다.

이는 시편 전체의 신학적 출발점이자 기초로서, 하나님의 은혜가 시작되는 구심점인 성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후에 전개될 우주적 찬양의 근거를 마련합니다.


시인은 의도적으로 수미쌍관 구조를 채택하여 이 스트로피의 신학적 프레임을 구축합니다.

1절은 찬양의 장소로 "시온"을 명시하며 시작하고,

4절은 그 찬양이 드려지는 구체적인 공간인 "주의 성전"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성전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장소임을 부각합니다. 4절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주의 뜰"과 "주의 집"이라는 표현은 성전 공간의 각 부분이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와 은혜로 가득 차 있음을 암시하며, 이 공간의 신학적 중요성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본문에서 "주께"라는 표현이 세 번 반복되는 것은 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반복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세 가지 측면에서 조명합니다.

찬양의 대상 (1절): 하나님은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한 유일한 분.

기도의 응답자 (2절): 하나님은 모든 육체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

가까이 나아가게 하시는 분 (4절): 원문에 따르면 세 번째 용례는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라는 4절의 구절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은 죄를 용서하심으로써 당신의 백성을 자신에게로 가까이 이끄시는 주체이십니다.

이처럼 "주께"라는 표현의 반복은, 시온의 하나님이 찬양과 기도, 그리고 용서를 통해 이루어지는 거룩한 교제의 중심에 계심을 강력하게 선포합니다.


이 스트로피의 모든 내용은 4절의 "주의 집…의 아름다움"이라는 표현 속에 신학적으로 집약됩니다.

여기서 '아름다움'(혹은 '좋은 것', '복')은 하나님의 용서와 그분과의 교제에서 오는 충만함과 만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스트로피의 주체는 단순히 시인 개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함께 경험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예배 공동체, 즉 '회중'입니다.


이처럼 첫 번째 스트로피가 시온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노래했다면, 이어지는 두 번째 스트로피는 그 하나님의 권능과 구원의 역사가 어떻게 시온을 넘어 우주 전체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 스트로피 (5-8절) _ 우주의 구속주이자 창조주이신 하나님

이 스트로피는 찬양의 무대를 시온 성전에서 우주 전체로 확장시킵니다.

이제 시인은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온 땅이 목도하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행동과 창조 권능을 노래합니다.

이러한 주제의 전환은 시온의 하나님이 단지 한 민족의 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권자이심을 선포하는 중요한 신학적 확장입니다.


시인은 이 스트로피에서 역시 수미쌍관 구조를 통해 하나님의 보편적 통치라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5절의 "땅의 모든 끝"과 8절의 "땅끝에 사는 자"라는 표현이 단락의 시작과 끝을 감싸며, 하나님의 구원과 창조 사역이 지리적, 민족적 경계를 초월하는 '보편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의 통치는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세상 가장 먼 곳까지 미칩니다.


이 스트로피는 이전 단락과의 긴밀한 연결성을 보여줍니다.

5절의 "주께서…우리에게 응답하시리이다"라는 구절은 첫 번째 스트로피 2절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여!"라는 고백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성전에서 드려진 기도가 땅끝까지 미치는 하나님의 구원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신학적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즉, 시온에서의 하나님의 임재는 자기 백성을 향한 구체적인 구원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 단락은 질서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에 특별한 강조점을 둡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바다의 설렘…까지 진정하시나이다"라고 노래하며, 고대 근동에서 혼돈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바다의 세력마저도 잠잠하게 하시는 창조주를 찬양합니다. (이사야 51:10, 시 89:9, <고대근동의 신화와 성경의 믿음> 주원준, 68-77쪽)

이처럼 혼돈을 다스리고 질서를 세우시는 하나님의 압도적인 창조 권능은 온 땅으로 하여금 경외심을 갖게 하며, 해가 뜨는 동쪽에서부터 해가 지는 서쪽에 이르기까지 모든 피조물이 기쁨의 노래를 부르게 만드는 근원적인 힘이 됩니다.

하나님의 우주적 창조 권능에 대한 장엄한 찬양은 이제 그분의 손길이 만물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세심하게 돌보시는지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세 번째 스트로피 (9-13절) _ 만물을 돌보시는 풍요의 하나님

마지막 세 번째 연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향한 구체적이고 자비로운 돌보심을 노래합니다.

시인은 풍부한 비유와 생동감 넘치는 과장법을 사용하여, 하나님께서 자연과 모든 생명에게 베푸시는 풍요와 은혜를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냅니다.

이러한 생태학적 찬양은 하나님이 멀리 계신 추상적인 창조주가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시는 사랑과 풍요의 근원이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 스트로피는 체계적인 구조를 통해 주제를 심화시킵니다.

먼저 9절에서 "하나님께서 땅을 돌보시고 윤택하게 하신다"는 일반적인 진술로 주제를 제시합니다.

이어서 10-13절에서는 이 진술을 구체적으로 상세화합니다. 땅을 흠뻑 적시는 비, 밭고랑을 적셔 부드럽게 하는 단비, 인간에게 공급되는 밀, 그리고 푸른 초장과 기름진 가축 떼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돌보심이 미치는 구체적인 모습들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본문에는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이미지들이 가득합니다.

땅을 흠뻑 적시는 비: 생명의 근원인 물을 풍족하게 공급하심

사람들을 위한 밀의 공급: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양식을 마련하심

비옥함과 풍부함: 하나님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넘치는 생명력

푸른 광야와 기름진 가축 떼: 척박한 땅조차 생명으로 채우시는 능력

이러한 이미지들은 하나님을 모든 '비옥함과 풍부함의 근원'으로 명확하게 묘사하며, 그분의 선하심과 능력이 온 땅에 가득함을 증언합니다.


이 스트로피는 모든 자연 만물이 하나님을 향해 찬양하는 모습으로 절정을 이룹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은택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신다"(11절)고 표현하며, 한 해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노래합니다.

그 결과, 언덕과 초원, 골짜기와 밭에 이르기까지 온 자연이 의인화되어 "즐거움"으로 환호하고 노래합니다.

주목할 점은, 우주적 창조를 노래한 두 번째 스트로피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풍요를 묘사한 세 번째 스트로피 역시 '즐거움'이라는 환호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가 모든 피조 세계에 기쁨의 찬양을 불러일으키는 근원임을 구조적으로 강조합니다.

이 스트로피에 생생하게 묘사된 풍성한 수확의 이미지는 이 시편이 기록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시편 전체의 신학을 종합하는 결론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시편 65편의 정확한 역사적, 제의적 상황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마지막 스트로피에 나타난 풍성한 강우와 수확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이 시가 추수 감사와 관련된 예배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궁극적으로 시편 65편은 하나님의 다양한 속성을 하나의 통일된 찬양으로 엮어내는 찬송시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가 찬양하는 하나님의 핵심적인 속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성전에서의 강한 임재와 죄의 용서

자기 백성을 향한 놀라운 구원 행동

우주적 창조 권능

모든 피조물을 향한 애정 깊고 풍성한 보살핌

결론적으로 시편 65편은, 시온의 거룩한 공간에서 시작된 구체적인 찬양이 온 우주를 아우르는 장엄한 창조의 노래로 확장되고, 다시금 우리 발 딛고 선 땅의 풍요로운 결실에 대한 생생한 감사로 되돌아오는 신학적 파노라마를 제시합니다.

이는 성전과 우주, 그리고 일상이 분리되지 않고 한 분 하나님의 주권과 자비로운 은혜 아래 통합되어 있음을 선포하는 위대한 신앙고백이 되겠습니다.



참고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매거진의 이전글[152] 시편(62편): 하나님 신뢰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