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점의 나라에서>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이제 일상을 찾아야한다. 의지적으로라도...
그림책을 좋아하나보다. 나도…
두 번째 도서관 정리,
들어설 때는 들쭉날쭉 했던 책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에 보는 서고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오전의 어린이자료실은, 분주하다.
많은 아이들이 다녀가고,
여기저기에 앉아 책을 고르고, 책을 읽는다.
대부분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책을 반납하고 또 다른 책들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그렇게
아이들과 엄마들의 손을 탄 책은
정갈하게 다시 위치를 찾아 정리해야 한다.
그 일을 때때로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정리하면서는
나도 모르게 염원이 담긴다.
“내가 정리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평안했으면 좋겠다.
많은 귀한 생각들을 가득 키워갔으면 좋겠다”
뭐 그 비슷한 그런…
책을 정리하다가 잠시 짬을 내어 커다란 그림책 하나를 펼쳐든다.
깜짝.
딱 내가 좋아할만한 책이다.
아주 오랫동안 들춰보지 못했던 그런, 그림책.
<구두점의 나라에서> 독일의 잘 모르는 시인이란다.
이름은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Christian Morgenstern)
그의 그림도 시도 참 좋다.
그래서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물론… 주문도 해야겠다. 이런 책은 꼭 갖고 싶으니까.
1905년 처음 출간된, 독일 시인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의 <구두점의 나라에서》는 언어의 흐름과 그 내부의 균열에 대한 회극적인 시이다. 구두점 부호들은 멈춤과 중단과 비킴과 정지들의 표시물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억양과 의도와 감정을 지시하기도 한다. 모르겐슈테른은 그 사실을 재치 있게 활용해, 불가피한 끝을 향해 위태롭게 달려가는 드라마 속에서 구두점 부호들을 저마다의 역할을 갖고 있는 인격체들로 바꿨다. 이 이야기는 우스운 놀이에 관한 것이지만, 위협적인 통제 체제를 암시하는 정치적인 함의 또한 분명 하다. (책 뒷면 설명문에서)
<구두점의 나라에서> _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평화로운 구두점의 나라는
밤새 긴장으로 가득하다.
나라의 마침표와 쉼표들이
세미콜론들을 '기생충들'이라 부르고
한 시간도 안 되어 반세미콜론 그룹인
자신들의 부대를 만든다.
물음표들은 곤경을 피해
(늘 그렇듯) 조용히 달아난다.
세미콜론들의 애절한 소음은
주위를 둘러싼 괄호들이 삼켜 버린다.
포로가 된 존재들은 몸이 얼어붙은 채,
괄호들에 의해 감금된다.
무서운 마이너스 기호들이 도착해
포로들의 삶을 -단칼에 베어- 끝내고
이제 고국으로 돌아오는 물음표들은
땅 위의 시체들을 가여워한다.
하지만 비통함은 계속된다! 새로운 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쉼표들에 맞선 대시들이 돌격해
쉼표들의 목을 베고 목이
잘린 자들은 쓰러진다.
(대시들은 피투성이 속에서 즐거워하고)
세미콜론들이 바닥에 부딪힌다.
온전한 모습을 갖추거나 그렇지 못한 세미콜론들은
조용히 공동묘지에 묻힌다.
여전히 남아 있는 대시들은
애도하는 열차 뒤에서 음울하게 기어간다.
바로 그 자리에서 느낌표는
콜론의 도움으로 설교를 한다.
그 후 쉼표 형태가 없어진 나라에서
모두가 집으로 행진한다, 대시와 점의 모습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