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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Mar 19. 2018

신한은행의 통합 뱅킹앱 SOL(쏠)

이희주 선임

2015년 11월 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7년 드디어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기존 금융권이 갖고 있는 딱딱한 이미지와 금융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의 은행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달성한 가입자 수를 보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써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등장 이전부터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역량에 주력하며 다양한 앱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로서 기존 은행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앱을 보며 혼란스러웠다. 뱅킹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어서 앱을 설치하면 또 다른 앱을 설치하게 만들거나, 앱이 너무 다양해서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이렇게 많은 앱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신한은행에서 '쏠(SOL)'이라는 모바일 통합 뱅킹 앱을 출시했다. ‘스피디(Speedy)’, ‘옵티마이즈드(Optimized)’, ‘리딩(Leading)’의 첫 글자의 약어로 ‘고객의 모든 금융 활동을 알아서 해결하는 솔루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기존 신한S뱅크/써니뱅크/스마트 실명확인/온라인 등기/S통장지갑/써니 계산기/M-Folio로 약 6~7개의 앱을 하나로 통합하여 각각의 앱을 깔지 않고 쏠(SOL)만 설치하면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앱 실행(가입 전)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앱 설치 후 실행하면 집중도가 높은 상단은 '쏠(SOL) 시작하기'로 사용자가 가장 먼저해야 할일인 회원가입을 안내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주요 서비스 바로가기인 추천 메뉴와 마케팅 영역을 함께 배치하는 구성은 변함이 없다. 모바일이라는 한정된 화면 안에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보다는 사용자에게 필요할 것 같은 정보 구성이 아닌가 생각된다.


앱 실행(가입 후 진입)

진입은 메인 화면이 아닌 로그인 먼저      

사실 은행 앱들은 로그인을 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기존 은행들의 진입 방법은 앱 실행->메인->로그인을 선택하거나 프로세스 중 필요에 의한 로그인이 대부분이었다. 쏠은 앱 실행->로그인->메인으로 플로우의 변화를 주었다. 앱을 실행했을 때 메인화면 진입이 아닌 로그인을 먼저 제공해 이체/조회 등의 프로세스가 단계가 적어지는 효과가 있고 또한 메인에서 보유계좌의 잔액을 바로 보여주고 있다.


로그인 후 메인

같은 듯 다른 듯, 기존의 익숙함과 새로운 개인화의 중간쯤

상단은 대표 계좌정보를 먼저 보여주고 조회/이체/ATM 출금 등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배치하고 아래 맞춤 메뉴를 설정하여 바로가기 기능을 우선으로 보여준다. 하단은 워너원 존이 따로 존재하여 광고 풀 영상과 티저 영상 등이 담겨 있고 개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추천상품 영역으로 구성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더 개인화되고 확장된 서비스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아직은 기존의 익숙한 방식으로 메인이 구성되어 있다.


상품몰

한 화면에 최대한 많은 상품을 나열하여 보여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상품을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혜택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보다는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



제공자 관점의 네이밍 또는 명확하지 않은 레이블

비대면 실명 인증, 고객 신규 등은 철저히 제공자 관점의 네이밍이다. 사용자는 '비대면'이란 단어를 잘 모를뿐더러 '고객 신규'도 제공자의 입장에서 신규 고객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쏠(SOL) 시작하기', '가입하기'도 가입과 계좌 개설이 목적인 만큼 '가입하기', '계좌 만들기' 등 좀 더 명확하고 쉬운 레이블이 필요해 보인다.




어느 정도 달라졌다.


쏠편한 이체 flow

더욱 간결해진 이체

금액/받는사람/계좌비밀번호 세가지만 입력하면 이체가 끝난다. 팝업 및 Modal View를 통해 화면 전환 없이 진행되면서 프로세스가 더 빠르고 간결해지며 사용성이 높아졌다.

      


모션뱅킹/ 쏠메이트/ 맞춤메뉴 설정/쏠편한 저금통

편의 기능 및 서비스   

모션뱅킹은 스마트폰을 흔들면 바로가기로 등록한 화면이 열리는 기능이다. 이체 화면을 띄우는 등 자주 사용하는 화면을 등록하여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챗봇 ‘쏠메이트’는 뱅킹 업무와 상담업무를 음성과 텍스트 두 가지 방법을 지원한다. 맞춤 메뉴 설정은 25개의 서비스 중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설정하여 메인에서 바로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단기자금을 쉽게 보관할 수 있는 쏠편한 저금통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용자의 액션을 줄여주는 요소들

이체 시 첫 화면을 보면 금액 입력을 위한 커서가 자동으로 설정되고 키패드가 선택하지 않아도 하단에 자동으로 보인다. 또는 이전 입력한 정보를 자동을 가져와 입력된 상태로 보여 줌으로 사용자가 재입력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음 행위를 바로 할 수 있도록 직관성 강화

액션 버튼은 하단 동일한 위치에 배치하여 사용자 행위에 혼란을 줄여주고, 주기능 버튼은 항상 오른쪽에 배치하고 색상으로 강조해 쉬운 인지를 돕고 있다. 또한 버튼의 활성화/비활성화를 통해 다음 해야 할 행위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다.



단순하고 쉬운 메뉴 구성

전체 메뉴 또는 고객지원 등 메뉴 규성을 살펴보면 정보의 연관성에 따라 그룹핑이 되어 있고, 하위 메뉴로 진입 시 관련된 메뉴들이 연결되어 있어 쉽게 메뉴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홈버튼이 우측 상단에 항상 노출되어 있어 사용자는 언제든지 홈으로 돌아갈 수 있어 편안하게 탐색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신이 만든 제품이나 당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자기들의 욕구가 채워지느냐 하는 것뿐이다.

고객에게 SOL이란?

기존 시중은행들의 앱과 비교해보면 사용성 측면에서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전문은행 보다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과 다양한 기능들이 있기 때문에 쉽고 간단한 앱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물론, 다양한 이해관계도 있을 것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기 위해 통합 앱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신한은행 쏠이 다음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쉽고 편한 사용성을 경험했다. 즉 높은 사용성은 이제 '기본사항'이 된 것이다. 이제 좋은 서비스가 되려면 다양한 기능 또는 높은 사용성만으론 부족하다. 이 기능들이 사용자 또는 고객의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스토리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또는 다양한 기능들이 어떻게 고객이 필요한 상황에 맞게 제공될 수 있을지 더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이 가진 강점은 분명히 다를 것인데 시중은행이 보여주고 싶은 강점은 무엇인지, 그래서 SOL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은행들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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