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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May 16. 2018

속도의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해법

'사용자를 비즈니스 동반자 레벨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CX이다.'

BTS, 일곱 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는 아닐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핫한 K-POP 가수임에는 틀림없다.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추이는 음반 판매량와 더불어 K-POP 내에서 최강으로 2018년 첫 1억 뷰를 달성한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자 K-POP 내 조회수 1억 뷰 돌파 뮤직비디오를 최다 보유한 가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그들의 성장스토리가 유튜브 레드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다. 2017년에 아시아 뮤지션 최초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 올랐고 빌보드 뮤직 어워즈 탑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들의 성공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의례의 아이돌과는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팬들이 그들에게 붙인 별명 중 하나는 ‘혜자소년단’이다.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하지 않는 기간에도 다양한 자체제작 콘텐츠로 ‘혜자스러운’(‘인심이 좋다 또는 가성비가 좋다’를 의미하는 유행어)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방대한 양의 미디어 콘텐츠를 SNS를 통해 제공한다. 소속사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100만명에 이르고 트위터 팔로워 수는 1,500만명에 육박한다. 데뷔 전부터 트위터로 멤버들을 공개했다. 공중파에서 갖춰진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SNS를 이용해 사소한 일상을 공유했으며 가까운 소통을 통해 굳건한 팬덤을 형성했다. BTS 관련 제품을 출시했을 때 팔로워 10명 중 1명만 구매해도 150만개가 팔린다. 그들은 뮤지션이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훨씬 더 가깝다. 그들의 핵심 성공 요소는 팬들과의 연결이다.


애플은 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각각 1984년, 2001년, 2007년, 2010년 출시했다. 이들은 모두 성공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혁신적인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 아이팟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출시 5년 후 시장 점유율은 매킨토시가 10%,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약 30%를 기록한 반면 아이팟은 70%를 넘어섰다. 아이팟의 성공은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으나 핵심은 아이튠즈를 활용한 연결이다. 맥은 뛰어난 제품이지만 MS를 넘지 못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에 이르러 성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발견하였다. 아이팟 시대에 아이튠즈는 음악을 연결했고 아이폰 시대에 이르러서는 포토, 팟캐스트, 영상, 전자책, 온라인 스토어를 겸하며 앱스토어도 포함하는 등 iOS 생태계와 사용자의 일상을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가 되었다.  


오늘날 모든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연결관계이다. 연결고리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며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다. 연결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콘텐츠의 확산이며 비즈니스 경계의 확장이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건의 도화선 보다는 확산 원인과 경계 너머에 있는 기회에 집중해야 한다. 디지털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성공과 실패는 콘텐츠의 질 보다는 개인들 간의 밀접한 관계에서 더 많이 좌우된다. 성공 전략은 내가 만든 콘텐츠가 아니라 내가 활동하는 상황 또는 맥락을 인식하는 데서 온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제품이 아니라 확산에 있다.  


연결과 확산 그리고 확장, 이에 대한 핵심 주체는 누구일까? 바로 사용자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자사 서비스를 분석,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적으로 그 실행을 뒷받침하여 급격한 성장을 노리는 통합적인 마케팅 활동을 했고 이를 위해 내부 자원을 활용했다. 속도의 시대에 성공한 지금의 기업들은 마케팅과 엔지니어링 사이에 존재하던 벽을 허물어 고객기반 매출확대에 중점을 둔다. 지금 시대의 전략가들은 사용자와 함께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며 그들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를 유인하는 고객 반응형 성공 알고리즘을 만든다. 경쟁자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해 변화하는 사용자 요구에 민첩하게 반응함으로써 사용자들을 수익원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상품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을 내 줄 수 있는 동력으로 만든다. 사용자를 비즈니스 동반자 레벨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사용자 경험을 넘어 동반자 경험 즉, Companion Experience(CX)를 만들어 낸다.  


소비자의 인식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실존하는 잘 정의된 사용자 집단이 갖고 있는 현실적이고 강력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며 아울러 끊임없는 관찰과 분석을 통해 사용자를 비즈니스 도구의 중요하고 거대한 한 축으로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이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할 최고의 전략이다. 




CX Lab. Insightist - 안종혁 이사


※ 이 글은 18년 5월 15일 전자신문 지면에  "속도의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해법"이라는 제목으로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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