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용 여정에 따른 UX 해결과제 제언 ㅣ 손혜진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되어 가며, 전기차 산업의 선두주자인 기업 테슬라는 2020년 한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뒤를 현대차와 애플이 빠른 속도로 따라가고 있으며, 대표적 내연기관차 기업인 GM, 기아자동차 또한 전기차 시대에 맞추어 브랜드 정체성을 재선언했습니다. 현재 국가적으로 전기차 이용에 대한 적극적인 보조금 지원 사업이 진행되며, 충전소 인프라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이용에 수반되는 사용자의 불편함은 그만큼 빨리 해결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전기차 이용 단계에 따른 사용자 행태를 살펴보며 해결해야 할 UX 과제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선 전기차 구매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큰 전기차 구매동기는 유지비를 줄이고자 하는 데에서 발생하며, 환경보호에 대한 개인가치관도 큰 영향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기차 이용에 따른 정부의 각종 혜택과 트렌드를 따르고자 하는 니즈도 전기차 소비를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잠재고객이 현역 사용자의 불편함을 간접경험 하며 구매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전기차량이 내연기관차량만큼 대중화되지 않아 사전정보를 얻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나 차량 구매처에서는 기술적이고 보편적인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발생하는 이용고민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주변에 이용자가 있더라도, 나와 거주지가 다르거나 주행패턴이 비슷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해답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고민 끝에 전기차를 구매한 후에는 많은 사용자가 기존 내연기관차량과 달리 변화된 환경에서 크고 작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시점 사용자들에게 통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어려움을 알아보기 위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이용 경험/행동 단계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as-is 경험/행동 단계를 통해 전기차 이용 환경에서는 운전(이동) 외의 모든 상황에서 충전경험의 터치포인트가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주유와 이용의 분리가 명확했다면, 전기차는 연료충전의 접점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동시에 제공자(주유소)로 한정되어 있던 연료충전의 주체가 사용자의 영역까지 확장되며 차주가 직접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시간, 공간, 사용자의 주행 데이터와 생활 패턴으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충전에 대한 불편을 겪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동 중 충전에 대한 불안감은 사용자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최초 구매동기는 점차 흐려지고, 기대에 못 미치는 이용환경에 타협하고 적응하게 됩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하지 못한 구매동기는 불만족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잠재적인 전기차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용 단계에 따른 사용자 유형 분석을 통해 브랜드, 가격처럼 단편적인 기준으로 구매했던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전기차는 사용자의 일상 이용맥락(거주지, 생활루틴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차량 구매의 기준을 제시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UX 디자이너는 구매 전 사용자의 걱정을 해소해주는 동시에, 구매 후 기대 효익을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최초 이용 동기를 극대화하고 사용자가 구매에 확신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구매 후에는 이용동기가 휘발되지 않도록 기대 효익의 지속적인 경험화를 통해 만족감을 제공해야합니다. 동시에 확장된 충전경험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불편함을 개선해야 합니다. 종합적으로 전기차 이용 여정은 실제 주행 이전 맞춤 구매 경험에서부터 시작되어 이후 쾌적한 주행 경험으로 연결되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01 어떻게 하면 현실적 이용 동기를 극대화하여 만족스러운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전기차 구매 시에는 사용자의 생활패턴/활동반경을 고려하여 차량 선택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해야 합니다. 사용자의 주거환경 데이터, 활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차량으로, 어떤 충전방식으로 하루일과 중 충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와 비슷한 사람들(회사, 거주지, 나이, 성별)이 어떤 전기차를 이용 중인지, 나의 거주지역에서 전기차 증가 비율은 어떻게 되며 가까운 이웃들은 어떤 방식으로 충전을 해결하는지 실제 선행 사례를 제공하여 일상적인 고민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잠재고객이 통상적으로 갖고 있는 구매동기들은 곧 구매 후 얻게 될 효익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현재 차량 유지비에 비해 얼마의 비용절감이 예상되는지 견적을 제공하여 금전적 효익을 체감시키고, 미래 이용 시간에 비례한 환경보호 기여도를 수치화하여 심리적 프라이드를 높이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효익을 체감하도록 도와 막연한 기대감을 구매 확신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02 어떻게 하면 인프라 한계를 넘어 충전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
전기차 이용 시나리오를 통해 확장된 충전경험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UX 개선의 핵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충전소 발전에 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늘어나는 전기차의 수요를 충전소 인프라 발전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충전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속 충전소가 생겨나고 있지만, 해당 구역에서 충전이 가능한 차량의 종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당장에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불어 이미 10년 전부터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과도기에서 인프라의 공급과 수요 유형의 간극, 지원가능한 충전기술과 차량 종류의 간극을 경험적으로 좁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존하는 충전소 맵 서비스들은 대체적으로 충전소 정보(위치, 지원 충전방식)와 실시간 충전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사용자가 선택한 충전소로 경로안내를 연결합니다. 원하는 충전방식을 검색할 수 있는 필터링 기능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단순 충전소 검색(Searching) 서비스만으로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전국에 있는 모든 충전소의 모든 세부정보를 사용자에게 노출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궁극적으로 ‘내가 소유 중인 차량’이 ‘원하는 시간’ 안에 충전이 가능한지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초 진입 시점에 차량 정보를 입력하고 해당 차종을 지원하는 솔루션만 선별하는(Curation) 맞춤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바쁜 일상 속 계획적으로 충전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사용자는 이동 시간을 포함하여 충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입력합니다. (ex.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는 곳 알려줘) 서비스를 통해 자리를 예약하고 예상 충전금액(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전기 요금 반영)을 선결제하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연동하여 충전 중 실시간 진행상태를 조회하는 기능과, 완료를 알려주는 푸시알림으로 사용성을 증대합니다. 일상루틴을 고려하여 충전 필요성을 알려주는 푸시알림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 내일 출근을 위해 오늘 밤에 20% 더 충전하세요!) 또한 배터리 교체, 혹은 찾아오는 충전 서비스처럼 적재적소로 가장 효과적인 충전 솔루션을 연결하여 유동성을 높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사용자들은 장거리 주행 시 동선에 걸쳐 충전소를 미리 탐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적지까지의 이동 시간 및 하루 일정을 고려하여 경유 가능한 충전소를 포함하는 경로 안내 기능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처럼 수집, 예측 가능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화 충전플랜을 선제안하고(Concierge) 이동의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앞으로 차량 내부 내비게이션에 탑재되어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차량 외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디바이스 자동연동이 지원되어야 합니다.
03 어떻게 하면 전기차 이용 일상환경의 마찰을 줄일 수 있을까?
‘전기차 충전 방해 금지법’처럼 보호 정책도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 이용자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전기차 이용 문화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이로부터 사용자는 물리적, 감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미 초기건설 단계부터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마련된 건축 형태가 발전하고 있으며, 점점 그 범위도 확대될 것입니다. 이러한 과도기에서 충전소와 주차장에 대한 공간 UX를 고민해봄으로써 사용자 간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일상적으로 전기차 충전구역에 내연기관차가 주차된 경우나, 충전이 완료된 전기차를 그대로 방치하여 다음 사용자가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충전기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식으로 설계하여 충전기의 유동성을 높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태양광 에너지, 풍력 에너지를 활용하여 지정된 주차구역이 아니더라도 야외에서 자유롭게 무선/무료로 충전할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차도에 충전선을 깔아 주행과 동시에 충전이 되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실험적인 기술/설비적 도전을 통해 사용자 간 마찰을 줄여주는 솔루션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1월 말 테슬라가 모델 S 개선형을 공개했습니다. 디스플레이 리뉴얼을 통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사용자들에게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뿐만 아니라 UX 경험 개선을 통해 이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고, 이후에도 적재적소의 충전방법을 연결하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이용 일상의 불편함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미래 전기차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 https://www.kia.com/kr/main.html
- 기아차, 2027년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개 출시
- https://www.consumerinsight.co.kr/voc_view.aspx?no=3141&id=pr4_list&PageNo=1&schFlag=0
- https://auto.v.daum.net/v/20210118150137525
- https://www.nio.com/nio-power
- Renewableenergyworld.com
- https://www.carsifu.my/news/bmw-rolls-out-wireless-induction-charging-mat
- https://www.tesla.com/ko_kr/models